鶴山의 草幕舍廊房

精神修養 마당

바로 앞의 목표

鶴山 徐 仁 2007. 10. 5.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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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로 앞의 목표     

       

    사람은 마음에 따라 움직인다. 하지만 마음에 따라 살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짓을 하기도 한다. 먼 곳에 있는 목표를 위해 바로 앞의 목표를 수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난, 바로 앞의 목표에 관심이 많다. 한순간 한순간이 더 즐거웠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저 앞의 목표 때문에, 바로 앞의 순간을 ‘소비’하지 않고 ‘투자’하는 것이 현명한가?

    얼마 전, 극단 배우들과 술을 겸한 회의를 했다.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자리였다. 듣다 보니 결론은, 극단을 살찌우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열심히 해서 성공한 배우가 되자는 것이었다.

    너무나 당연한 목표였지만, 이런 생각도 들었다. ‘난 극단이 커지면 귀찮고 짐만 될 거 같은데…. 극단을 위해 희생하라고 강요한 적도 없는데…. 난 저 배우가 성공이 아니라 연기 자체에 더 욕심을 가지면 좋겠는데….’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한숨이 나왔다. 그래, 너무나 당연한 목표들을 듣다 보니, 재미없고 답답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그에 비해 그 목표를 위한, 바로 앞의 순간들을 즐기는 태도는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연기로 성공하려면 연기를 잘해야 한다. 하지만 연기를 잘하기 위해선, 정말 연기를 즐겨야 한다. 연기를 하는 것, 연기를 공부하는 것, 사람을 관찰하는 것이 즐거워진 배우에게 무엇이 두려울까? 나 또한 ‘공연을 연출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투자가 아니라 즐거움이라면,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을 텐데….

    현명한 방법은 지금 해야 할 것 또는 영원히 해야 할 것을 제대로 즐기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어느새 ‘좋은’ 배우, ‘훌륭한’ 연출가가 되려는 ‘재미없는 꿈’을 버린 나를 발견했다. 솔직히 난, 즐기는 나 자신을 이기지 못할 것 같다. 

    민준호·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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