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낭비하는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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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빠삐용'
목하 평생교육의 열기가 뜨겁다.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면서, 자아성취 쪽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가 보다. 이런 시대적 흐름에 편승하여, 각 기관단체들이 앞 다퉈 문화강좌를 열어두고 회원들을 모집하고 있다. 연령대도 다양하거니와 하는 일도 각양각색이다. 내일 모레면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배움에의 의욕을 불태우는 모습을 만나면, 그 뜨거운 열정에 고개가 숙여진다.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논어의 첫 구절을 음미하며 성현의 말씀에 새삼 귀 기울이게도 된다. 지금 이 시간에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이 시간에 공부를 하면 꿈을 이룬다고 했다. 사람살이란, 생을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 배움을 향한 끈을 놓지 말고 쉼 없이 자신을 채찍질하고 단련해야 한다는 것과 같은 뜻일 것이다.
영화 ‘빠삐용’의 한 대목이 떠오른다. 살인의 누명을 쓰고 지옥의 감옥으로 보내진 빠삐용이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하자, 재판관은 이렇게 언도를 내린다. “네게는 인생을 낭비한 죄가 가장 큰 죄이니라.” 참으로 새겨들을 만한 명판결문이 아닌가. 누구든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태도는 분명 죄가 되리라. 그것은 단 한 번 주어진 인생을 허비하는 짓이기 때문이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고 한 스피노자의 말을 생각하며, 인생을 낭비하는 죄를 짓지 않으려면 무슨 일이든 부지런히 배우고 익히는 삶을 살아가야 하겠다. 이것이 생의 끝자락을 보다 의미 깊게 마무를 수 있는 참 멋진 방도가 되지 않을까 한다.
곽흥렬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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