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바라본시가지-중앙에보이는것이자이나교사원
우다이푸르의 아침거리는 쓰레기와 소똥천지였다. 소들이 새벽에 눈 똥이 거리에 늘려있어서 잘못보고 걸으면 밟기 십상이다. 소들이 어슬렁거리고 있는 거리에는 사람들이 소꼴을 팔고 있고 그 곁에는 소들의 물통이 마련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너도나도 소꼴을 조금씩 사가지고 소에게 주고 있다. 나도 꼴을 사서 소에게 주면서 이런 것이 보시인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도의 소는 그래서 도시의 길거리에서도 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인도 제일의 호반도시이자 관광도시인 우다이푸르(Udaipur)는 라자스탄주 남부의 중심도시이다. 메와르번왕국의 우다이 싱 2세는 수도인 치토르가르가 무굴제국의 침략으로 폐허되자 1568년에 아라발리 산맥으로 둘러싸여 방어가 유리한 이곳을 두 번째 수도로 정하고 우다이의 푸르(도읍)라고 이름 했다.
이곳은 원래 인도사람들의 신혼 여행지였으나 피촐라 호수가 007시리즈의 무대가 된 후부터 세계적인 관광지로 발전했다. 호수가 많은 이 도시는 피촐라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씨티 팰리스 궁전을 중심으로, 역사적인 건조물도 많아서 ‘꿈의 거리’ ‘동양의 베니스’ ‘물의 도시’ 등으로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사람과 소와 자전거, 릭샤, 우차, 자동차가 밀려가는 우다이푸르 거리는 참으로 복잡했다. 거기에는 10여대의 소달구지가 짐을 싣고 기다랗게 줄을 서서 가고 있는가 하면 벽돌을 잔뜩 지고 주인을 따라가는 순박한 당나귀들의 행렬도 있다. 길가에 마주서서 서로를 핥아주며 정을 나누는 소들도 있고 쓰레기를 뒤지며 먹이를 찾는 묏돼지 무리도 있다. 그래도 바쁜 엄마대신 채소를 판다는 11살의 앳된 소녀는 미소를 잃지 않고, 사리로 성장을 한 인도 여인은 배꼽이 보일 듯 말 듯 하다.
오토릭샤를 타고 교외에 있는 민속촌인 쉴프그람(Silpgram) 으로 구경을 나섰다. 이곳은 라자스탄을 비롯한 인도 서부지방의 가옥과 문화 풍습 등을 재현해 놓아서 볼거리가 많다고 하기에 찾아갔더니 예상보다 못했다.
우리가 입장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남녀 원주민들의 전통 노래와 춤이 시작되었다. 전통 악기의 장단에 따라 추는 춤은 동작이 비교적 단순하면서도 역동적이어서 볼만했다.
그리고 몇 개의 기념품 상점만 겨우 유지되고 있을 뿐 그들이 지어놓은 옛날 집도 시장도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는 것은 없다. 단지 한 여인이 소똥을 이겨서 연료를 만들고 집을 짓는 작업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인상적일 뿐이다. 그러고 보면 이 민속촌은 세우기는 했지만 관광객들이 오지 않아서 고전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래도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이 있기는 했다. 초벌구이 도자기로 만든 풍경이다. 흙을 빚어 종을 만들고 그 안에 동그란 흙구슬을 철사로 매달아 놓은 것이 어설프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소리가 났다. 하지만 크고 어설퍼서 집에까지 가지고 올 자신이 없어서 그냥 두고 말았다.
황혼 무렵에는 이곳의 명물이라는 아름다운 석양을 보려고 어느 높은 옥상에 있는 레스토랑을 찾았다. 동쪽으로는 우다이푸르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서쪽으로는 피촐라 호수 속에 있는 그 유명한 레이크 팰리스가 꿈결처럼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친구들과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석양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참으로 즐겁다.
커다란 호수 속에 하얀 건물이 서있고 그 너머 산으로 해가 늬엿늬엿 넘어가면서 하늘과 호수에다 분홍빛 꽃그림을 그리는 이 장관, 그것은 산과 호수와 레이크 팰리스가 한데 어우러져 더 멋이 있었다. 하늘이 분홍빛으로 물들어가면서 꽃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그대로 호수속에 비춰서 하늘도 호수도 온통 분홍빛 꽃그림이었으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래서 이곳은 황혼이 아름답기로 이름이 나있는가 보다.
황혼이 얼마나 좋던지 해가 서산으로 넘어간 후에도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우다이푸르의 아름다운 석양을 마음속에 그려보고 있다. 넓은 피촐라 호수와 거기에 떠있는 호텔 레이크 팰리스는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그림처럼 아름다워 젊은 연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고 하더니, 이곳의 경치는 황혼 무렵에도 참으로 좋다.
밤에는 라자스탄의 민속춤을 보았다. 울긋불긋한 민속의상을 입은 남녀들이 추는 민속춤은 팔의 율동을 최대로 발휘하는 것이 특이하고 재미가 있었지만 불항아리랑 크고 작은 항아리를 포개 이고 칼 위에서 추는 춤은 행여 다칠까봐 겁이 났다. 인형극은 연출자의 인형조종 솜씨가 뛰어나서 인형이 실제로 살아서 춤을 추는 것 같았으며 그 능숙한 인형조종 솜씨에 탄복을 했다.
그리고 어느 호텔에서 결혼식을 한다는 소문을 들고 오토릭샤를 타고 달려갔더니 결혼식은 이미 끝나고 피로연이 열리고 있었다. 널따란 호텔 후원에는 수백 명의 손님들이 끼리끼리 모여서 음식을 먹으면서 환담을 하고 있는데 주인공인 신랑신부는 단상에 앉아서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람들이 우리에게 어디서 왔느냐고 묻더니 결혼 음식을 먹으라고 했다. 하지만 저녁식사를 한 후여서 그대로 구경만 하고 있는데 인도의 밤 날씨가 얼마나 춥던지, 오돌오돌 떨다가 더 견디지 못하고 아쉽지만 그대로 호텔로 돌아오고 말았다.
인도에는 가난한 사람과 거지도 많지만 부자도 많은가, 수백 명이 모인 성대한 결혼식 피로연을 보니 엄청나게 돈이 들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 거리의 코끼리
* 결혼식 피로연장의 신랑 신부
* 민속춤을 추는 무희
* 우다이푸르의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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