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유럽 아프리카

아드리아해의 검은 진주

鶴山 徐 仁 2006. 12. 3. 01:38

 

[오마이뉴스 정인고 기자]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이렇게 말했다.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자는 그 책의 단지 한 폐이지 만을 읽을 뿐이다."

지금 여행은 어느 때보다도 수월해졌다. 하루면 우리는 세계의 어느 곳에 다가갈 수가 있다.

필자는 매혹적인 먼 곳, 새롭게 낯선 경험과 충격을 접하고자 유럽 발칸의 몬테네그로'를 택했다. 크로아티아의 고도시 두브로브니크를 뒤로 하고 미니 버스에 올라타 몬테네그로의 해안도시 코토르로 향했다.

국내 인터넷과 각종 여행정보카페에서 필자는 몬테네그로에 대해 유용하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치안이 불안하고, 몬테네그로- 세르비아 국경 통과시 비자가 필요하며 세르비아로 향하는 교통수단이 없다는 등등).

▲ 크로아티아 '아드리아의 진주' 두브로브니크를 떠나며.
ⓒ2006 정인고
그런데 우연히 드브로브니크 올드타운에서 만난 한 독일 부부의 살아숨쉬는 몬테네그로 예찬과 여행담은 필자를 고민의 짐에서 벗어나 어딘가 숨어있는 비밀스런 종착역으로 향하게 해 주웠다. 때로는 우연한 만남과 발견, 그리고 변덕이 좋은 여행의 길잡이가 되어준다.

"몬테네그로-세르비아 해변도로는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아드리아 해안과 해안선을 따라 우뚝 솟은 검은 산(몬테네그로어- Crna Gora 쯔르나고라, 몬테네그로로의 자국어국명)의 절경을 함께 볼 수 있는 행운과 기쁨이 깃든 길이다." (독일 노부부의 찬사)

▲ 몬테네그로 해안길을 따라 보이는 풍경(성당).
ⓒ2006 정인고
▲ 투명한 해안가 절경의 파노라마.
ⓒ2006 정인고
출발한 버스는 해안도로를 따라 성벽처럼 서 있는 산들을 굽이굽이 돌며 절경과 스릴을 함께 가져다 주었다. 멀어지는 두브로브니크 고성의 예술적 아름다움과 해안가 경치는 창문 넘어 펼쳐지는 살아 움직이는 파노라마였다.

국경지대를 아주 간단한 절차로만 통과한 후 국경 근처 헤르첵 노비(Herceg Novi) 도시에 도착했다. 작은 버스 정거장에는 호객행위를 하는 운전사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은 손가락으로 하나, 둘(1, 2유로)을 가리키며 관광객들을 자기 버스로 데려갔고, 필자도 엉겁결에 버스에 올라탔다.

단 2유로에 1시간 반 이상의 '해안 절경' 투어는 시작되었다. 해안가를 따라 줄지어 서 있는 암석의 검은 산들은 투명하고 파란 바닷가에 투영되어 절경을 아낌없이 보여줬고, 그 아름다움을 더 간직하고자 필자는 카메라를 손에서 놓았다.

2시간 가까이 구불구불한 길을 달린 버스는 코토르만 올드타운에 도착했다. 해안가에는 초호화 유람선들이 정박해 있었고, 건너편 성벽을 따라 들어선 재래시장이 눈에 띄었다. 성벽 중앙 문 옆 관광안내소 직원에게 지도를 받고, 유로가 이곳의 화폐라는 놀라운(?) 정보와 함께 광장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검은 산 성벽 위에서 내려다본 아드리아 해안가.
ⓒ2006 정인고
▲ 코도르 성벽 밖에서 바라다본 모습(몬테네그로의 깃발이 보인다).
ⓒ2006 정인고
아주 친절한 직원의 모습과 잘 정비된 여행 정보지들, 그리고 노천카페의 많은 여행객 인파를 보고 이곳이 낯선 나라, 낯선 도시가 아닌 유명 휴양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 노부부가 말했던 유럽인들이 최근 즐겨 찾는 관광지로 아주 저렴하게 음식과 휴양을 즐길 수 있는 곳, 몬테네그로가 머리에 다시 떠올랐다.

고성 내부의 미로처럼 연결된 좁은 길들을 이리저리 거닐고 나서, 산길을 따라 쭉 뻗은 성벽 길을 타고 올라갔다. 한 20분쯤 성벽을 타고 올라가 내려 단 코토르의 고성의 모습과 푸른 해안가, 그리고 검은 산들의 모습은 넋을 잃고 자연의 절경에 동화되었던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아름답고 색다른 풍경이 아니라 어디에서도 배울 수 없는 인생을 진정 다르게 만드는 방법의 발견이 아닌가 싶다.

거리를 거니는 낯선 동양인의 모습에 신기함과 부끄러움으로 웃음 짓는 동네 아이들과 아주머니들, 세르비아를 약 10∼20% 정도(슬라브어 계통이라 러시아에서 유학하고 있는 필자에게 생소한 언어는 아님) 이해하는 필자와 1시간 넘게 정치와 역사이야기를 나눴던 터미널에서 만난 한 노신사, 그들과의 만남과 추억을 간직하며….

이어서 필자는 몬테네그로의 휴양도시 부드바와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를 여행하였다.

▲ 몬테네그로 번호판과 국기.
ⓒ2006 정인고
▲ 몬테네그로 코토르의 절경, 아름답죠?
ⓒ2006 정인고


/정인고 기자


덧붙이는 글
몬테네그로

- 1992년 이후 세르비아와 신유고연방을 결성하다, 올해 6월 연방이 해체되며 신생독립국이 되었다.

- 몬테네그로 공식관광홍보 사이트 (영어) : 모든 관광정보, 사진, 지도가 자세히 설명.http://www.visit-montenegro.com/

- 몬테네그로 포토갤러리 사이트 : 몬테네그로의 절경을 만끽하세요.

http://www.photo-montenegro.com

몬테네그로 기본 정보

수도 - 포드고리차(Podgorica)

면적 - 1만3812km²

인구 - 약 65만명

화폐 - 유로(EUR)

해안가 길이 - 294km

117개의 해수욕장 - 약 73km

* 출처 : http://www.visit-montenegro.com

* 가는 방법

(몬테네그로는 세르비아나 크로아티아에서 보통 오시는 경우가 많아서 다음 2가지를 말씀 드릴께요)

1. 크로아티아 드브로브니크 -> 몬테네그로 헤르첵노비 : 매일 2회 버스 운행

가격 : 약 6-8유로

시간 : 약 2시간

국경통과시 비자필요 없고, 아주 간단합니다.

* 크로아티아 스플리트에서도 1회 운행됩니다.

2.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 몬테네그로 (도시 : 부드바, 바르, 코토르)

버스가 이곳으로 매일 2-5회 운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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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다녀온 발칸 여행기 입니다.


기자소개 : 정인고 기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학교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있습니다. 키로프
(마린스키)극장의 발레에 푹 빠져 150여편 이상의 발레를 감상했고, 키로프 발레단의 유일한 외국인인 발레리나 유지연양의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민신문에 발레칼럼을 연재하여 러시아의 문화예술을 널리 알리고자 노력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