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한미간 대북한 정책의 차이

鶴山 徐 仁 2006. 7. 26. 11:13
김태완(계명대 교수; 전 사범대 학장)

2005/8/29(월)
한미간 대북한 정책의 차이  

6월 10일에 백악관에서 있었던 노 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국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이 끝난 후, 뉴욕 타임즈는 양국 정상간에 점증하고 있는 핵문제에 대한 북한과의 회담재개에 있어, 다음 단계에 대해 서로 동의하지 않은 것같다고 보도하였다. 뉴욕 타임즈는 노 무현 대통령이 몇몇 차이에 대한 종결을 가져 왔다고  이야기했지만, 부시 대통령의 공식 논평은 상당한 불일치가 남아 있음을 시사했다고 보도했다(뉴욕 타임즈 11일자 1면과 5면).  

한국과 미국의 대북한정책에는 기본 입장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먼저, 한국의 대북한정책은 김 대중대통령이 도입한 햇볕정책으로 대변된다. 햇볕정책의 뿌리는 1970년대 키신저 미국무장관이 도입한 데탕트(detente)정책이다. 데탕트정책은 국제간의 긴장완화를 위해 공산체제를 인정하고 상호 평화공존을 추구하는 유화정책이다. 키신저는 쏘련과 데탕트를 모색하여 전략무기제한협정을 맺고,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였으며, 베트남 휴전협정을 성공시켰다.

다음으로, 미국의 대북한정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부시 미국대통령과 라이스 국무장관의 외교정책의 기본 철학인 샤란스키의 민주주의론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나탄 샤란스키는 독재정권의 자기 국민에 대한 인권침해를 가장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는 1975년 쏘련 모스크바의 한 아파트에서 반체제인사들이 모인 가운데 데탕트정책을 도입한 키신저에 대한 모의재판을 열었다.

샤란스키는 피고 키신저에게 "당신은 당신의 데탕트정책이 자유를 갈망하는 사람들을 얼마나 실망시켰는지 아는가? 당신도 공포사회에서 사는 고통을 체험해 보라"고 하면서 미국시민권을 박탈하고 쏘련으로 추방하는 형벌을 내렸다.

샤란스키는 그의 저서 "민주주의론"에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미국은 소위 데탕트라는 미명아래 다른 나라의 독재자를 지지함으로써 그 국민들이 고통속에 사는 것을 방치하였으며, 현재에도 독재자들은 미국의 위협을 내세워 국민을 두려움과 미움 속에 살도록 하고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그는 독재정권아래 고통받는 사람들이 반미감정을 키우고 조직화하여 미국에 대한 테러를 감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이 9.11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독재체제 특히, 반미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독재정권을 인정해서는 안 되며, 독재국가들이 국민의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는 민주국가가 될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1980년대 미국은 레이건 대통령을 통해 데탕트정책과 전혀 다른 차원에서 Star Wars 등 강력한 대쏘련압박정책으로 쏘련을 붕괴시키는 데 성공하는 경험을 하였다. 미국은 더이상 데탕트정책을 써야 할 상대국가가 없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테러와의 전쟁시대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테러세력의 후견역할 내지 그 터전을 마련해 주고 있는 독재국가의 지도자를 평화공존을 위해 지지하거나 방관하기 보다는 무력화(無力化)시킴으로써, 그 국민을 독재로부터 벗어나게 하여 진정한 자유와 인권을 향유하도록 하는 개입정책이다.

최근 유엔을 위시한 국제기구에서는 국민의 인권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의회는 지난 해 "북한인권법"을 제정(3월 하원, 9월 상원 통과, 10월 대통령 서명)하여 연방정부로 하여금 북한주민의 인권과 자유를 신장하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매년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므로 예를 들어, 최근 탈북자 강 철환씨를 백악관에 초청하여 북한의 인권상황을 청취하는 것은 바로 미국정부가 북한주민의 생존 차원의 인권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북한체제를 인정하고 평화공존을 추구하는 한국의 햇볕 데탕트정책은 좋은 이념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냉전시대로부터 평화공존시대를 거쳐 다시 인권을 존중하는 시대로 발전하고 있는 국제정치의 흐름에서 보면 7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한국의 햇볕정책과 주민의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는 민주국가 건설을 위한 미국의 독재정권 불인정정책(북한 등에 대해 악의 축, 폭정의 거점 발언 등)은 서로 다른 시대사회적 요청을 반영하려는 것임을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과제는 7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반도의 분단체제를 2000년대 시대에 맞게 어떻게 풀어 나갈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고, 수시로 변하는 국제정세에 현명하게 대처해 나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