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미워 할 수 없는 당신 / 이종근

鶴山 徐 仁 2006. 7. 9. 07:51

          미워 할 수 없는 당신 / 이종근


          인연이 아니어서
          세상이 허락하지 않았을지라도
          당신은 소중합니다

          온 몸 비에 젖어
          한기가 감싸고
          천둥소리에 뒤지지 않는 울부짖음,

          세상 앞에 부족하고
          모자란 나에게

          때로는 시련으로 힘들어하면
          말 없이 어깨를
          또닥여주던 당신

          병약한
          내 되신 아파 줄 수 없어서
          안타까워하던 당신

          그런 당신이
          어떻게 매정하게 떠날 수 있었는지
          믿어지지 않습니다

          긴 밤 뒤척이다
          햇살이 부산을 떠는 아침
          당신의 한영이 창밖에 서 있어

          잡으려 창을 열고 손을 내밀면
          손사래치며
          멀어져 갑니다

          오래도록
          내 기억에 그리움으로 남아있을
          사람아

          미워 할 수 없어서
          더 미운
          사람아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이 되어있을 당신,
          행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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