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사랑이여 ~~~

鶴山 徐 仁 2006. 4. 9. 19:33
  



      사랑이여


      천일만 / 고은영



      깊은 밤

      여명이 오기 전에

      나비는 허물을 벗고

      진실을 갖기 위해 애쓰고 있다

      설움 떨쳐내고 새벽 향기 취하여

      나도 깊은 어둠을 부러 골라 걸었느니


      삼나무 숲길에서

      향기 쓸어 가슴에 안고

      널 향해

      밝음에 부끄럽지 않으려고

      이제 동트는 하늘을

      두려워 않으려고

      긴 시간 날개를 말리는 수고로움

      강도 건너고 산도 넘었거든


      하물며

      그 산에 그 강에

      사람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

      두 눈이 있으나

      한 눈보다 더 어둡고

      두 귀가 있으나

      들을 수 없었던 절실한 것들


      은 비늘 가진

      어여쁜 물고기가 되어

      흐르는 강을

      거슬러 올라보고 싶었다


      쓸모없는 폐기물처럼

      보이는 눈은 가졌으되

      버려진 진실을 주우려고

      허리 구 부러 안간힘써도

      진실의 소중함은 보이지 않고


      바로 앞에 숨죽여

      음흉한 웃음으로 날 염탐하는

      혀 내민 욕망의 부스러기

      화려한 미소 머금고

      천사같이 가장된 나팔을 분다

      살아 퍼덕이며

      내게로 오는 그것의 정체에

      나는 알고도 두 눈이 멀어 가느니


      피폐한 내 새벽에

      네가 날 위해 목마름 위에

      한 방울의 이슬이 되어주고

      천 일 동안만이래도

      날 사랑해 줄 수 있다면

      내 눈이 밝아지고

      내 귀는 멀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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