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어디로../이문주

鶴山 徐 仁 2006. 2. 17. 14:08
  

    어디로... 글/ 이 문 주 어디로 가면 눈처럼 쌓인 그대 그리움을 만날 수 있을까 어디로 가면 바람으로 전해진 그대 그리움을 만날 수 있을까 바람도 잠들었고 눈도 그쳐버려 그대 그리움을 찾을 수가 없구나 강가를 맴도는 바람 따라 후미진 언덕 손 끝으로 느껴지던 갈대들이 죽어 있다 일부러 열어두지 않았는데 바람은 길을 열고 떠나가고 그려 낼 수 없는 추억은 죽어 있는가 포근했던 어느 봄날의 추억 향기로운 들풀의 마음으로 서로를 기대면서 마주보며 웃어주던 그 미소가 그립다 그리움에 지쳐가는 가슴은 허기짐으로 가득 차 있고 머물지 못하는 고독한 내 영혼은 달빛 그림자로 시들어 가는 구나 바람 따라 흐르는 싸늘함이 내 몸을 어루만지고 흩어지면 행복했던 그 날의 여운이 왜이리 내 가슴을 왜곡하게 하는가 내 가슴을 파고드는 눈물이 사라진 노을에 묻힌 채 알아 볼 수 없는데 어둠이 땅위에 피어나고 다정하게 노래했던 언덕에는 다시 바람의 노래가 넘쳐 난다 그리움이여! 정녕 나를 버리고 떠나간 그리움인가 어느 한적한 강 후미진 언덕에 눈처럼 쌓여 잠들어 있을 그리움이여! 당신이 나를 찾기도 전에 어둠이 나를 데리고 떠나가려 하는데 어둠속에 당신 버려두고 가야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