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로 입문했고, 평생 아마추어지만 오랜 경력 덕분인지 그의 실력은 동년배 중 최고 수준이다. 서브는 지금도 프로 선수들처럼 '오버'로 날린다. 가볍게 공을 톡톡 주고 받는 '사모님 테니스'는 사양한다. 그는 "젊은 사람도 내 강타를 잘 받아내지 못한다"며 "이 나이에 라켓 들고 테니스장에 가는 것만 해도 대단하지 않느냐"며 자신감을 보인다. 경기도 분당의 최씨 집엔 환갑 이후에 받은 우승 트로피 수십 개가 가보처럼 진열돼 있다. 70세 이후 지금까지 12차례나 참가한 베이징 국제 시니어 테니스대회에서도 그는 두 차례 우승, 한 차례 준우승을 일궈냈다. 지난해에도 시니어대회의 일종인 이순대회에서 우승했다. 한국시니어테니스연맹 3대 회장을 역임한 그는 "시니어 경기는 복식 1세트(6게임, 국제 경기는 8게임)로 한 경기가 끝나는데 우승하려면 하루에 5~6 경기는 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여섯 시간 뛸 수 있는 체력이 돼야 우승할 수 있다는 것. 수십 년간 테니스를 하는 도중 그를 가장 괴롭힌 것은 테니스 엘보. 그는 "10년 전 숟가락도 들지 못한 적도 있지만, 물리치료만으로 통증을 이겨낸 뒤 바로 다음날 코트에 나갔다"고 자랑했다. 그래서 그는 "운동을 하다 보면 젊었을 때 생각이 나서 무리할 수 있는데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60대 이상은 20분가량 준비운동을 하고, 본 운동은 2시간 이내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 특히 승부에 집착하지 말고 경기 자체와 다른 사람과의 교류를 즐기라고 권한다. 그는 테니스를 '건강의 동반자'로 여긴다. 운동을 하면 밤에 잠이 잘 오고, 소화가 잘되며 '만병의 원인'인 근심.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최씨는 1m55㎝의 신장에 58㎏의 체중을 수십 년째 유지하고 있다. 당뇨병이나 다른 잔병도 없다. 다만 나이가 들면서 혈압이 조금 높아 매일 혈압약 한 알씩을 복용한다. "올해도 시니어대회에 한두 번 참가할 계획이다. 대회에서 나처럼 잘하는 사람은 먼저 시드를 배정받는다. 그리고 추첨을 통해 구력이 짧은 사람과 복식조를 이룬다. 파트너를 잘 만나야 할 텐데…." 그는 의욕이 넘치지만 경기는 90세까지만 나갈 계획이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tkpark@joongang.co.kr> |
2006.01.17 21:54 입력 / 2006.01.17 21:55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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