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歷史. 文化參考

[스크랩] 왕릉 산책 6곳

鶴山 徐 仁 2006. 1. 14. 21:17
아이들 손잡고 왕릉으로 피서 간다
울창한 숲길 따라 산책 즐기며 도란도란 역사 이야기

▲ 남양주의 광릉은 세조의 무덤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 통치자가 잠들어 있는 왕릉은 굵직굵직한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공간이다. 나라를 세우기 위해 노심초사했던 고뇌, 권력을 빼앗기 위해 골육상잔도 마다하지 않던 잔인함, 그리고 기울어가는 나라를 지켜보며 흘리던 피눈물이 서로 뒤엉켜 역사의 한 획을 긋고 있다. 물론 때로는 백성을 자식처럼 사랑했던 자애로운 마음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왕릉의 큰 미덕 중에 하나는 아름드리 나무들 빼곡하게 들어찬 숲이 아닐까. 내일은 아이들 손을 잡고 집 근처의 왕릉을 찾아가 맑은 공기를 실컷 마셔보자.

남양주 광릉
세조 잠든 곳… 국립수목원과 연계하면 좋아

포천의 국립수목원 가까이에 자리한 광릉(光陵)은 조카의 왕위를 빼앗은 세조와 부인인 정희왕후 윤씨를 모신 능이다. 정희왕후는 조선시대 최초로 수렴청정을 한 인물. 세조가 세상을 뜬 뒤 예종과 성종이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르자 손수 정사를 돌보았다.

매표소를 지나 아름드리 전나무 빼곡한 길을 300~400m 정도 오르면 Y자로 갈라진 중간에 정자각(丁字閣)이 있고 양쪽 언덕에 각각 자리잡은 능이 보인다. 왼쪽이 세조의 능이다. 이처럼 같은 언덕에 왕과 왕비를 각각 따로 봉안하는 형식을 동원이강(同原異岡)이라 하는데, 이를 처음 시도한 광릉은 후세의 능제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광릉의 산책 코스는 그다지 길지 않으나 주변 숲이 수백 년간 엄격히 보호되고 관리되어왔던 덕에 워낙 울창해 왕릉 앞의 벤치 등에서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기에 좋다. 관람객은 흔히 광릉과 500~600m 정도 떨어진 국립수목원과 연계하여 즐긴다. 차량은 국립수목원에 주차를 하고, 수목원을 둘러본 다음에 도보로 광릉을 다녀오면 된다. 국립수목원(031-540-2000 www.koreaplants.go.kr)은 관람 5일 전에 예약해야 한다.

관람정보 입장시간=하절기(3~10월) 09:00~17:30(관람시간 18:00), 동절기(11~2월) 09:30~16:30(관람시간 17:30) | 소요시간=40분 | 정기휴일=매주 월요일 | 요금=대인(19~64세) 1000원, 소인(7~18세) 500원 | 주차비 2000원 | 031-527-7105

교통 서울(미아리)→3번국도→의정부→43번국도(포천 방면)→축석령 삼거리(우회전)→광릉수목원→광릉 | 서울(청량리)→6번국도→구리→43번국도→퇴계원→47번국도→진접→광릉내입구→광릉 | 서울(석계역)→태릉→퇴계원→광릉내입구→광릉

먹거리 봉선사 입구에 산채비빔밥, 보리밥 등을 차리는 식당이 여럿 있다. 43번국도가 지나는 축석령과 수목원 사이의 도로변에 식당이 많다.

구리 동구릉
태조 이성계 등 왕릉 6기… 조선 최대의 능역

구리의 동구릉(東九陵)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조선시대 능역(陵域)으로 능에서 능으로 이어진 숲길의 곡선이 아름다워 산책 코스로도 아주 제격이다. 1408년에 태조의 무덤인 건원릉(建元陵)이 들어온 뒤 ‘고려사’를 편찬한 5대 문종, 임진왜란 당시 의주까지 피란가는 수모를 겪었던 14대 선조, 병자호란 후 아버지 봉림대군(효종)이 볼모로 가있던 중국 선양에서 태어나는 슬픔을 당한 18대 현종, 조선왕 중 가장 긴 재위기간(52년) 동안 탕평책을 쓰고 균역법 등을 시행한 21대 영조, 글씨에 능했으나 23세의 젊은 나이로 승하한 24대 헌종 등이 차례로 자리잡았다.

동구릉 최고의 명당인 건원릉 자리는 태조가 세상을 떠난 뒤 ‘검암산 자락에 길지가 있다’는 추천을 받은 하륜이 둘러보고 정한 것이라 한다. 그런데 백성들은 무학대사가 검암산 기슭에서 찾아낸 자신의 음택을 둘러본 태조가 아주 맘에 들어하며 “이제야 모든 근심을 잊을 수 있겠노라”고 했다는 말을 더 믿었다. ‘근심을 잊는 고개’라는 뜻의 망우리(忘憂里) 고개의 지명 유래다. 둘러보면 건원릉 봉분에 가득 핀 억새가 눈길을 끄는데, 이는 고향인 함경도 영흥의 억새를 그리워한 태조의 유언을 따라 영흥에서 옮겨와 심은 것이라 한다.

▲ 태조 이성계가 잠들어 있는 동구릉의 건원릉.

관람정보 입장시간=하절기(3~10월) 06:00~17:30(관람시간 18:00), 동절기(11~2월) 06:30~16:30(관람시간 17:30) | 소요시간=60분 | 문화재 정기해설(무료)=매일 3회(10:00, 13:00, 15:00) 운영 | 정기휴일=매주 월요일 | 요금=대인(19~64세) 1000원, 소인(7~18세) 500원 | 주차비 2000원 | 031-563-2909

교통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구리 나들목→300m→동구릉 | 서울→6번 국도→망우로→망우리고개→구리 교문사거리(좌회전)→2㎞→동구릉

먹거리 동구릉 입구에 고향가든(031-565-8635) 등의 식당이 있다.

여주 영릉
세종대왕과 소헌왕후 합장릉 천하의 대명당

여주 왕대리에 있는 영릉(英陵)은 조선 최고의 성군으로 꼽히는 세종대왕과 소헌왕후의 합장릉이다. 영릉은 본래 내곡동 소재의 헌인릉에 있다가 1469년(예종 1년)에 현재의 자리로 옮겼는데, 풍수가들은 누구나 천하의 대명당이라 감탄한다.

세종의 묘자리를 이곳으로 옮긴 이유는 명확지 않으나 민간에선 풍수지리 때문이라 여기고 있다. 세종의 왕위를 이어받은 문종이 2년 만에 세상을 뜨고, 그 아들인 단종은 숙부인 수양대군에 의해 영월로 유배되었다가 목숨을 잃는 등 변고가 잇따르자 조정의 일부 대신은 헌인릉과 함께 있는 영릉의 부실한 묘자리 탓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세조 때는 여러 반대에 부딪혀 실행에 옮기지 못하다가 예종이 즉위하자 현재의 자리로 옮겼다.

영릉 앞에 있는 세종전은 세종의 치적을 살필 수 있는 유물전시관이다. 내부에는 편경, 편종 같은 악기가 전시되어 있고 그 앞 잔디밭엔 측우기, 해시계, 혼천의 등 세종의 노력으로 탄생했던 과학기구를 재현해 놓아 아이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영릉에서 승용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영릉(寧陵)은 조선 17대 임금인 효종의 묘소. 세종의 묘와는 달리 깊숙한 곳에 위치해 호젓한 산책을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승용차로 10여분 거리에 있는 신륵사는 대리석으로 우아하게 다듬은 조선 전기의 다층석탑(보물 제225호) 등 나라의 보물이 일곱 점이나 있는 천년고찰.

▲ 조선시대 최고의 성군인 세종대왕이 묻혀있는 여주 영릉. 천하에 둘도 없는 대명당이라 한다.

관람정보 입장시간=하절기(3~10월) 06:00~17:30(관람시간 18:00), 동절기(11~2월) 06:30~16:30(관람시간 17:30) | 소요시간=60분 | 문화재 정기해설(무료)=매일 4회(10:00, 11:00, 14:00, 16:00) 운영 | 정기휴일=매주 월요일 | 요금=대인(19~64세) 500원, 소인(7~18세) 300원 | 주차비 무료 | 031-885-3123~4

교통 영동고속도로 여주나들목→37번국도→6㎞→여주→왕대리→영릉

먹거리 이포대교 근처에는 봉진막국수(031-882-8300) 등 유명한 이포나루 막국수를 즐길 수 있는 집이 많다.

고양 서오릉
구중궁궐 여인들의 암투를 엿본다

▲ 장희빈이 묻힌 대빈묘는 인현왕후가 잠든 명릉과 함께 서오릉에서 가장 눈길을 끈다.

수도권 서쪽 주민에게 가장 사랑 받는 산책 코스 중 하나인 서오릉(西五陵)은 구리의 동구릉 다음으로 큰 면적을 가진 능역이다. 휴일에도 많은 사람이 찾기는 하지만 워낙 능역이 넓어 비교적 번잡하지 않게 산책할 수 있다. 대부분의 능이 그러하듯 숲이 우거져 있어 산책하기 좋다. 능역을 한 바퀴 도는 산책 코스 중 일부 구간은 약간 경사가 있는 언덕이다.

서오릉 중에 군보안상의 이유로 34년 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명릉(明陵)이 7월 초에 개방되었다. 숙종과 그 계비들이 묻혀있는 명릉은 우리나라의 여러 능역 중에서 크기가 가장 작은 석물(石物)이 배치되어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다른 능의 경우 무인석의 크기가 대개 3m에 이르는 명릉은 1.7m를 넘지 않는다. 그러나 무인석의 귀면이나 옷의 무늬, 얼굴 등이 세밀하게 조각되는 등 전체적으로 수준 높은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왕릉 배치 방법도 숙종이 제1왕비가 아닌 계비 인현왕후 민씨, 제2계비 인원왕후 김씨와 함께 능역을 이루었고, 인원왕후의 경우 숙종의 뒤편에서 서향으로 자리한 특이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 서오릉 솔밭에서 쉬고 있는 관람객.

한편 서오릉 홍릉 가는 길목엔 숙종의 후궁인 장희빈의 묘도 있으니, 고양의 서오릉은 사극의 단골 주인공인 숙종과 그를 둘러싼 인현왕후, 인원왕후, 그리고 장희빈 사이에 벌어졌던 여인들의 흥미진진한 역사의 흔적을 더듬어 볼 수 있는 공간인 셈이다.

관람정보 입장시간=하절기(3~10월) 06:00~17:30(관람시간 18:00), 동절기(11~2월) 06:30~16:30(관람시간 17:30) | 소요시간=60분 | 정기휴일=매주 월요일 | 요금=대인(19~64세) 1000원, 소인(7~18세) 500원 | 주차비 무료 | 02-359-0090

교통 서대문→녹번역 삼거리(좌회전)→700m→은평구청 사거리(우회전)→서오릉로(일산 방면)→구산역→구산사거리→서오릉

먹거리 서오릉 입구에 식당이 아주 많다. 명릉 앞에 있는 왕릉일가(02-386-8600)는 오장동냉면 전문집.

화성 융건릉
정조의 개혁정신과 효심을 배운다

화성의 화산(華山, 108m) 기슭에 있는 융건릉(隆健陵)은 조선 르네상스기인 영·정조시대의 명암을 모두 살필 수 있는 산책 코스다. 매표소를 지나면 곧 길은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은 기구한 운명을 살다간 사도세자와 그의 비인 헌경왕후 혜경궁 홍씨의 무덤인 융릉(隆陵), 왼쪽은 사도세자의 아들로서 18세기 후반의 개혁시대를 이끈 정조가 잠들어있는 건릉(健陵)으로 가는 길이다. 산책은 보통 융릉부터 시작한다.

사도세자는 7세에 문장과 시를 지을 만큼 영특했으나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힌 지 8일 만에 죽는다. 사도(思悼)는 영조가 나중에 후회하며 ‘세자를 생각하며 슬퍼한다’는 뜻으로 지은 시호. 사도세자와 함께 융릉에 묻힌 혜경궁 홍씨는 남편 사도세자의 기막힌 운명과 자신의 한 많은 일생을 다룬 자서전적 소설로서 궁중문학의 백미로 꼽히는 ‘한중록’을 지었다.

권력다툼의 틈바구니에서 아버지 사도세자의 죽음을 목격하고 왕위에 오른 정조는 1789년 부친의 능을 이곳으로 옮기고 인근의 용주사를 크게 중수하여 원찰로 삼는 등 아버지의 원혼을 위로하는 데 온갖 정성을 기울였다. 정조는 규장각을 설치하고 남인의 채제공, 정약용과 노론 실학자인 박지원 등을 등용하는 등 파벌없는 인재등용의 문을 열면서 찬란한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나갔다. 정조는 그러나 끝내 개혁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49세로 생을 마감했는데 부친 곁에 자신의 묘를 써달라는 유언에 따라 같은 능역에 묻히게 되었다.

융건릉에서 1.5㎞쯤 떨어진 곳에 있는 용주사는 정조의 친필인 대웅보전의 현판, 김홍도가 서양화의 음영법으로 그린 대웅보전 후불탱화 등이 전해온다. 고려 초기에 제작된 범종(국보 제120호)도 있다.

관람정보 입장시간=하절기(3~10월) 09:00~17:30(관람시간 18:00), 동절기(11~2월) 09:30~16:30(관람시간 17:30) | 소요시간=1시간30분 | 문화재 정기해설(무료)=매일 3회(10:30, 13:30, 15:30) 운영 | 정기휴일=매주 월요일 | 요금=대인(19~64세) 1000원, 소인(7~18세) 500원 | 주차비 2000원 | 031-223-8364

교통 서해안고속도로→비봉 나들목→매송면 소재지→융건릉 | 경부고속도로→기흥 나들목→338번 지방도(오산 방면)→343번 지방도→태안읍→84번 국가지원지방도→용주사→융건릉

먹거리 융건릉 입구에 순두부를 전문으로 하는 개성순두부(031-223-0356), 수원갈비를 맛볼 수 있는 화산갈비(031-222-3700) 등의 식당이 있다.

▲ 고종황제와 명성황후가 잠들어 있는 홍릉.

남양주 홍유릉
조선의 마지막을 장식한 임금들의 무덤

▲ 남양주의 홍유릉으로 나들이 나온 주민.

남양주의 홍유릉(洪裕陵)은 기울어 가는 조선의 마지막을 지켜봐야만 했던 고종과 순종을 모신 능역이다. 홍릉(洪陵)에는 26대 고종과 부인인 명성황후 민씨가 잠들어 있다. 명성황후는 원래 1897년 청량리 홍릉에 묻혔다가 1919년 고종이 세상을 뜨자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다. 유릉(裕陵)은 조선의 마지막 임금인 27대 순종황제와 부인인 순명효황후 민씨, 계비 순정효황후 윤씨의 동릉삼실(同陵三室)의 능이다.

홍유릉 산책길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조선의 여느 왕릉과 많이 다른 능제. 정자각 대신에 정면 5칸, 측면 4칸의 침전을 세웠고, 앞 양쪽으로 문·무인석을 세웠으며, 이어 홍살문까지 기린, 코끼리, 해태, 사자, 낙타, 말의 순서로 석수(石獸)를 배치했다. 이는 명나라 태조의 효릉(孝陵)을 본떠 황제릉(皇帝陵)으로 조성한 것인데, 이는 조선이 1897년 국호를 대한제국으로 정하고 연호를 광무(光武), 왕을 황제(皇帝)라 칭했기 때문이다.

관람정보 입장시간=하절기(3~10월) 06:00~17:30(관람시간 18:00), 동절기(11~2월) 06:30~16:30(관람시간 17:30) | 소요시간=30~40분 | 정기휴일=매주 월요일 | 요금=대인(19~64세) 1000원, 소인(7~18세) 500원 | 주차비 2000원 | 031-591-7043

교통 서울→6번국도→구리→46번국도(남양주 방면)→금곡역 삼거리(우회전)→홍유릉

먹거리 홍유릉 주변에 식당이 여럿 있다.

글·사진 : 민병준 (여행작가)

발췌 : 주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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