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캠퍼스NOW] 요즘 배낭족은 '테마 여행 붐'

鶴山 徐 仁 2006. 1. 8. 11:20
"오지 찾아 함께 떠나실래요"
 
오지·테마 배낭여행을 떠나는 대학생들이 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7월 고비사막 바얀작을 찾아 몽골로 떠난 김주진씨.

관련기사
관련링크
'원폭 투하로 폐허가 된 히로시마는 어떻게 재건됐나 '.

도시공학 논문제목 같은 이 질문은 대학생 강태욱(23)씨의 겨울 배낭여행 테마다. 강씨는 이달 중순 한 달여 일정으로 일본으로 떠날 계획이다. 일본 고베와 히로시마 등을 돌아보는 것이 여행 일정. 새해 첫날부터 계획을 짜고 각종 여행정보를 모으고 있다. 강씨는 고베 대지진 이후 도시 재건과 일본 현대건축의 거장 안도 다다오의 작품세계에 대한 공부도 여행 목적에 포함시켰다.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대학생들의 통과의례처럼 자리잡은 배낭여행. 10여 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배낭여행이 고비용의 패키지 상품인 '무늬만 배낭여행'에서 성숙한 테마여행으로 변모하고 있다.

여행업계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대학생 배낭여행객 수는 20만~30만 명. 90년대 말 2만5000명 수준이던 것에서 10배 이상 늘었다. 전체 대학생을 300만 명으로 추산할 때 한해 대학생 10명 중 1명이 해외 배낭여행을 떠난 것으로 계산할 수 있다.

◆ 테마를 좇는 배낭족(族)들=최근 들어 식상한 관광성 여행보다는 테마와 도전이 있는 배낭여행을 계획하는 추세가 대학생 사이에 형성되고 있다. H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오지 탐험이나 특이한 문화탐방 등을 기획하는 대학생과 자유 여행객이 늘었다"며 "과거 여행에서 소외됐던 남미나 아프리카.중동 지역을 찾는 여행객이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오진우(25)씨는 지난해 두 번째 유럽 방문에서는 오로지 '먹는 것'만을 목적으로 여행길에 올랐다. 이탈리아 로마의 먹물 스파게티, 100년 전통의 베네치아 아이스크림,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의 전통음식 등이 그의 여행 좌표였다. '세계의 깊은 맛'을 보고 돌아온 것. "넓고 얕게 보는 여행보다는 좁고 깊은 여행이 오래 남는다"는 오씨는 올해 홍콩에서 중국 전통음식과 레스토랑 경영을 공부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10일 이란으로 떠나는 김주진(26)씨는 30여 일간 시리아.레바논.요르단 등지를 여행한다. 위험 지역으로 알려져 있지만 김씨는 "한때 세계문명을 이끈 중동은 매력적인 여행지"라고 말했다. 그는 99년 처음 배낭을 짊어진 이래 몽골.세르비아몬테네그로.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 40여 개국을 돌았다.



◆ 성과를 분명히 하려는 성향이 한몫=배낭여행 동아리 '세계로 가는 기차'의 박진용(25)씨는 "배낭 여행객의 경험이 10여 년간 쌓이면서 여행문화가 성숙해졌다"고 평가했다.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여행정보가 널리 퍼지고 누적되면서 여행정보 인프라가 형성됐다는 것. 또 합리적이고 실용적으로 변해가는 대학생들이 여행 목적과 성과를 분명히 하려는 성향도 변화에 한몫했다고 한다.

여행사 역시 다양해진 배낭족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J사는 지난해 초 캠핑카를 타고 아프리카의 보츠와나.짐바브웨.나미비아 등을 한달간 도는 여행 프로그램을 처음 개발해 대학생 등 100여 명이 참가했다. N사는 이란을 여행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페르시아 문명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 여행사 설명이다. 여행전문가 전명윤(33)씨는 "상당수 학생 여행객은 아직 가이드북 등을 그대로 따라하는 여행에 머물러 있다"며 "자신의 관심사를 더 구체화하면 기억에 남는 여행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권호 기자 <gnom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