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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길수(徐吉洙·전 고구려연구회 회장·사진) 서경대 교수는 지난해 환갑을 넘긴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중국 내 고구려 유적 답사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6박 7일 일정으로 중국 선양∼단둥∼환런∼지안∼퉁화∼백두산∼투먼∼랴오양∼선양을 돌고 난 뒤 한국에서 하룻밤만 자고 다음날 새벽 다시 새로운 답사단을 이끌고 중국을 향해 떠난다. 이런 식으로 지난달부터 벌써 세 번이나 고구려 유적을 답사했고 이달 중 한 번이 더 남아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중국 내 고구려성 130여 개를 발로 뛰어 찾아 나서면서 고구려를 내 여생의 마지막 화두로 삼았습니다. 그런데 그 고구려가 중국의 입 속으로 들어가려 하는데 내가 어찌 나이 먹었다고 쉬고 있을 수 있겠습니까.”
지난해 10년간 이끌어 오던 고구려연구회 회장 자리를 서영수(徐榮洙) 단국대 교수에게 넘겨준 서 교수는 “최근의 고고학적 발굴 결과에 따르면 중국 황허문명과 전혀 다르지만 빗살무늬토기와 돌무덤, 알타이어족의 언어를 사용한 문명이 우리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몽골 터키 등 방대한 영역에 걸쳐 존재했다”면서 고구려사를 실마리 삼아 이런 문명사를 수놓아 갈 수 있는 후학들의 등장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늘 사이즈 콤플렉스에 시달렸는데 고구려를 발견함으로써 이를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만주벌판뿐 아니라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 일대까지 아우르는 문명사적 관점에서 우리 역사를 다시 정립해야 합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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