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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 시위대의 세계무역기구(WTO) 회의장 진입 시도를 저지한 한 진압경찰의 얘기다.
이날 최신식 헬멧, 투명방패 등 온갖 장비로 무장한 진압경찰은 최루액 분사를 피하기 위해 비닐 랩만을 눈에 씌운채 맨손으로 달려드는 한국 시위대에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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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위대와 일합(一合)을 겨룬 한 경찰은 “그들(한국 시위대)은 괜찮았다(nice). 몸싸움만 했을 뿐 아무 일도 없었다”며 “한국 농민들의 시위장면을 뉴스로 본 적이 있는데 그에 비해선 한결 온건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홍콩 방송의 생중계 시위 장면을 지켜본 시민들의 반응도 엇갈린다.
일부는 홍콩의 법규를 무시한 불법 과격 시위라고 단언하는가 하면 다른 쪽에선 예상보다는 상당히 질서있고 온건하며 다양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홍콩 신문은 한국 시위대가 시위를 끝내고 빼앗은 경찰의 방패를 돌려주며 악수를 청하거나 시위후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을 집중 보도하며 매우 인상적인 시위전략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플데일리(빈<초두변에頻>果日報)는 미국 총영사관측이 민주노총이 전달하는 항의서한을 정문이 아닌 뒷문에서 받자 이들 시위대가 건널목을 오리걸음으로 건너 주변 교통을 20분간 마비시키는 시위전술을 구사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문회보(文匯報)는 한국 시위대가 홍콩 법규를 감안하고 경찰의 체면을 살려준 것일 뿐 사실상 경찰의 저지선을 뚫을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시위대측도 홍콩 경찰이 한국 경찰에 비해 훨씬 온건하고 신사적이었다며 상당히 시위대를 배려해주는 분위기였다고 평가했다.
이수금 전 전농 의장은 이번 시위에 대처하고 있는 홍콩 경찰에 100점을 준 반면 한국 경찰엔 20점을 주기도 했다.
한편 홍콩 당국은 물리적 충돌을 위주로 한 한국 농민과 노동자들의 시위 양상이 그동안 평화적인 민주화 요구 가두행진만을 벌여왔던 홍콩 시민들에게 전파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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