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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세계 줄기세포 허브' 시대] 하. 나라마다 다른 법·윤리 잣대 극복해야 | 10/21 05:37 |
[시론] '세계 줄기세포 허브 '에 부쳐 | 10/20 20:59 |
[한국'세계 줄기세포 허브'시대] 상. 한국은 복제, 미·영은 분화 '글로벌 분업' | 10/20 05:26 |
'세계 줄기세포 허브'서울에 | 10/20 05:13 |
세포치료제 국제표준 한국인이 주도 | 10/20 05:13 |
세포치료제 국제표준 한국인이 주도
연세대 서활
교수 대표 맡아
한국.미국.일본.독일.영국의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되는 실행 그룹은 내년 9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ISO 총회 이전까지 생체 이식 재료의 국제 기준을 만들게 된다. 또 제주대 의대 이봉희(신경해부생리학) 교수는 미국 국립보건원(NIH) 안에 설립된 인간 프로테옴(proteom.단백질체) 기구(HUPO)가 추진하는 '인간 신경 줄기세포 프로테옴 프로젝트'의 총책임자로 선정됐다. 박태균 기자<tkpark@joongang.co.kr> |
2005.10.20 05:13 입력 / 2005.10.20 07:46 수정 |
'세계 줄기세포 허브'서울에
서울대병원서
개소식 희귀.난치병 연구할 글로벌 센터
전세계 관련 환자 내달부터 등록 받아
소장 황우석 교수 … 미·영 전문가 참여
전세계 관련 환자 내달부터 등록 받아
소장 황우석 교수 … 미·영 전문가 참여
정부와 서울대병원은 19일 서울 연건동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 강의실에서 세계 줄기세포 허브 개소식을 열었다. 개소식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허브 설립을 추진한 서울대 황우석 석좌교수, 복제양 돌리를 만든 영국 로슬린연구소 이언 윌머트 박사, 미국 피츠버그 의대 제럴드 섀튼 교수 등 국내외 전문가 300여 명이 참석했다. 세계 줄기세포 허브는 황 교수의 체세포 복제와 미국.영국의 줄기세포 분화 기술 등을 결합, 희귀.난치병 치료법을 연구할 글로벌 조직이다. 허브의 초대 소장은 황 교수가, 임상 분야 책임은 서울대 안규리 교수가 맡았다. 황우석 교수는 "세계 줄기세포 허브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면 줄기세포를 이용한 난치병 치료 연구가 한 단계 앞당겨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인간 줄기세포의 연구와 교육 분야에서 세계적인 협력을 촉진할 것"이라며 "특히 질병의 원인 규명, 세포분화 및 신약개발 연구를 비롯한 새로운 세포치료와 이식의학 기술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브 산하에는 서울중앙줄기세포은행과 해외줄기세포은행이 설립된다. 해외줄기세포은행은 미국과 영국에 각각 설치될 예정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외 은행이 들어설 대학이 결정됐으나 해당국 사정에 따라 이름은 추후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브는 앞으로 ▶인간 줄기세포 연구와 교육 ▶질병의 원인 규명 ▶세포분화와 신약개발 연구 ▶새로운 세포치료제 개발 ▶이식의학 기술 개발 ▶맞춤치료 개발 등을 하게 된다. 한국.미국.영국은 자국 줄기세포은행에서 배양한 줄기세포를 허브에 등록, 공유하는 방식으로 대부분의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게 된다. 줄기세포 생산에 필요한 난자 채취는 서울의 줄기세포 은행에서 이뤄지므로 각국의 난자 기증 희망자는 서울로 와야만 한다. 난치병 환자의 등록은 각국의 줄기세포 은행에서 이뤄진다.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 박기호 교수는 "척수손상과 파킨슨병과 같은 신경계 질환 환자들이 우선 등록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소식에 참석한 노 대통령은 "(줄기세포 허브를) 앞으로는 확실히 밀겠다"며 "(생명윤리와 관련된) 여러 가지 논란이 훌륭한 과학적 연구와 진보를 가로막지 않도록 제도를 바로 만들고 올바르게 운영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성식.김정수 기자<ssshin@joongang.co.kr> |
2005.10.20 05:13 입력 / 2005.10.20 09:45 수정 |
[한국'세계 줄기세포 허브'시대] 상. 한국은 복제, 미·영은 분화 '글로벌 분업'
특히 미국과 영국은 민간 차원에서 허브에 접근하고 있지만 우리는 정부가 뒷받침하고 있어 생명공학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커 나갈 가능성을 높였다. ◆ 허브 한국 유치까지=외국의 줄기세포 전문가들은 지난 5월 한국에 허브를 설치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과 안규리 교수팀이 환자맞춤형 체세포 핵 이식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한 것이 계기가 됐다. 선진국의 전문가들은 체세포 핵 이식을 불가능한 일로 여겼었다. 그런 일을 황 교수팀이 해낸 것이 한국에 허브를 설치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체세포 핵 이식이란 정자와 난자가 수정해 배아를 만드는 종전의 방식과 달리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체세포를 이식해 배아를 만드는 기술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이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배양해 신경이나 장기 등의 세포로 분화시켜 환자에게 주입해 난치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영국의 복제 양 돌리 탄생의 주역인 로슬린연구소의 이언 윌머트 박사와 미국 피츠버그 의대 재생의학연구소 제럴드 섀튼 박사가 이번 허브 탄생에 깊이 관여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윌머트와 섀튼 박사는 영국과 미국의 줄기세포 대부로 불린다"면서 "그런 사람들이 한국에 허브를 제의한 이유는 우리가 맞춤형 줄기세포 배양기술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의 체세포 복제 연구에 대한 규제가 느슨한 것도 한국에 허브가 설립된 이유 중 하나다. 섀튼 박사는 "한국은 일반 국민에서 지도층까지 줄기세포에 관심이 많고 사회적 합의도 어느 정도 이뤄져 있어 허브로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현행 생명윤리법은 국가생명윤리위원회에서 지정하는 난치병 연구 목적으로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를 허용하고 있다. ◆ 어떤 일을 하나=허브의 궁극적 목표는 체세포 복제배아를 연구해 신약이나 이식치료 기술을 개발하고 죽은 세포를 재생시켜 인간의 난치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황 교수와 외국 전문가들이 공동 연구를 해오긴 했지만 앞으로는 차원이 달라진다. 세계의 우수 기술을 제도적으로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3국의 줄기세포은행에서 만든 모든 줄기세포는 허브에 등록해 공유한다. 줄기세포를 세계 연구소에 분양하는 등 배분하는 일을 허브가 맡게 된다. 허브는 다른 나라 연구소에서 체세포 복제 배아 분양을 요청하면 내부 심의를 거쳐 나눠줄 예정이다. 또 공동 연구 제의에도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 서울대 측은 미국의 섀튼 박사를 14일자로 초빙교수로 발령했다. 그는 허브 산하의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한국의 연구원을 영국이나 미국의 줄기세포은행에 파견해 기술을 교류할 예정이다. 서울대 기획조정실 박기호 교수는 "줄기세포 분화기술은 우리보다 미국이나 영국이 낫다"면서 "우리의 체세포 복제배아 기술과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식.김정수 기자 연구원 25명 … 설립 비용 65억원 1년 운영비 30억원 세계 줄기세포 허브는 서울대병원 어린이병동 별관 4층에 마련됐다. 총 312평인 허브는 크게 세 개 부분으로 구분된다. 등록 구역은 환자의 등록.관리가 이뤄지는 곳이다. 접수실과 상담실, 체세포 채취실, 자료보관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하나는 연구 구역이다. 이 구역에는 체세포 실험실과 냉장실, 냉동보관실, 연구실 등이 있다. 채취한 체세포로 줄기세포를 만드는 실험부와 이 줄기세포의 분화를 연구하거나 신약을 개발할 연구개발부의 영역이다. 마지막으로 소장실과 연구원실, 행정팀의 사무실 등이 위치한 사무 구역이다. 이번에 센터를 세우는 데 약 65억원이 들었다. 대부분 서울대병원의 예산에서 충당했다. 임정기 서울중앙줄기세포은행장은 "앞으로 인건비를 제외하고도 연간 약 30억원의 운영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특수법인이기 때문에 외부 단체나 기업 등의 기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센터 인력은 지원부까지 합해 약 30여 명이다. 이 가운데 연구인력은 황우석 교수 연구팀의 5명을 포함해 약 25명 정도다. 초기 연구는 황 교수가 이미 확보한 줄기세포주 11개로 시작할 예정이다. 김정수 기자 전 세계에서 난자 기증도 받아 실제 임상까진 시간 걸릴 듯 줄기세포의 등록.배양.분양을 하는 세계 줄기세포 허브는 11월부터 연구대상이 되기를 희망하는 환자의 등록을 받을 계획이다. 허브 설립을 주도한 서울대 기획조정실 박기호 교수는 "환자 등록과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 중인데 우선 줄기세포 분화 연구가 비교적 발달한 신경계통 질환 분야가 대상이 될 것"이라며 "척수손상과 파킨슨병 환자를 1차 대상자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루게릭병이나 췌장 인슐린분비세포가 망가진 당뇨환자 등에게로 범위를 넓혀가겠다는 것이다. 환자 등록은 무료로 할 계획이다. 환자 등록이 되더라도 모두 줄기세포 연구 대상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 가운데 연구 조건에 가장 적합한 환자를 가려 허브의 운영위원회 등에서 심의한다. 이후 허브와 서울대병원의 기관윤리위원회(IRB)에서 연구 계획을 승인받아야 비로소 그 환자의 체세포를 채취하게 된다. 그 체세포로 줄기세포를 생성할 때도 다시 한 번 IRB를 거쳐야 한다. 단계마다 환자의 동의는 필수다. 또 체세포 복제와 배아줄기세포를 만들기 위해 난자를 기증받는 일도 허브에서 하게 된다. 박 교수는 "미국이나 영국에 은행 지부가 만들어질 경우 환자의 체세포는 지부에서 채취할 수 있겠지만 난자 기증자는 우리나라로 직접 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난자 채취는 줄기세포 생성 계획이 확정된 뒤 이뤄진다. 줄기세포를 임상시험에 임박해 만들 수도 있고 미리 만들어 보관할 수도 있다. 생성된 줄기세포는 감염 여부나 세포 독성검사 등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한 뒤 보관한다. 허브는 세계 각국의 연구자나 연구소와 네트워크를 만들어 이들에게 줄기세포를 분양하는 역할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임상 시기는 아직 불확실하다. 임정기 서울중앙줄기세포은행장은 "이르면 수년 뒤에 임상시험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실용화되는 것은 5~10년 이후나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도적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예컨대 줄기세포 연구 조건 등을 명시하고 있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에는 난자 채취와 관련된 구체적인 규정이 아직 없다. 김정수 기자<newslady@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 <cyjbj@joongang.co.kr> "한국정부.국민 적극 지원 연구자에 아주 좋은 조건" 미 피츠버그대 섀튼 교수 "미국에선 내가 줄기세포 연구자라는 것을 알아본 사람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적도 있다. 어린 생명(배아) 파괴자라는 것이다." 미국 피츠버그대 의대의 제럴드 섀튼 교수는 19일 서울대 어린이병원 4층의 세계 줄기세포 허브 시설들을 둘러보며 허브가 한국에 세워질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미국은 주(州)마다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법적인 규제나 사회적 합의 정도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연구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섀튼 교수는 "현재 캘리포니아주 등 일부 주에서만 줄기세포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작은 연구소의 연구자들은 주마다 다른 규제 내용을 잘 알지 못해 연구 관련 자료를 서로 공유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에 비해 한국은 일반 국민에서 상층 지도부까지 줄기세포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으며 사회적 합의가 이미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있다"고 덧붙였다. 섀튼 교수는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정부까지 지지해주고 있어 연구자에겐 아주 좋은 조건"이라고 말했다. 섀튼 교수의 지적대로 한국은 줄기세포연구에 관한 한 다른 어느 나라보다 정부의 지원이 적극적이다. 올해부터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법적인 기반도 어느 정도 갖췄다. 난치병 치료 등을 목적으로 한 경우 잔여 배아연구 및 체세포 복제 배아연구가 가능하다. 미국은 2001년 8월 이전에 추출한 줄기세포주 78개의 연구에 대해서만 연방정부가 지원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를 제외하고는 다른 어느 주도 주 정부 차원의 지원이 없다. 다만 매사추세츠주가 올해 5월 줄기세포 연구 지원법안을 통과시켰다. 유럽에선 영국이 배아줄기세포연구에 대한 규제가 가장 느슨한 편이다. 현재 잔여 배아연구 및 체세포 복제 배아연구가 허용돼 있다. 일본은 잔여 배아연구만 허용할 뿐 체세포 복제 배아연구가 금지돼 있다. 김정수 기자 |
2005.10.20 05:26 입력 / 2005.10.20 07:46 수정 |
[시론] '세계 줄기세포 허브' 에 부쳐
올해 우리나라의 황우석, 안규리 교수팀이 환자 맞춤형 체세포 핵 이식 줄기세포를 세계 최초로 개발함으로써 세계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강자로 부상하였다. 맞춤형 줄기세포는 환자 자신의 체세포를 떼어 기증자의 난자에 삽입함으로써 환자 자신과 유전 정보가 동일하도록 만든 줄기세포며, 이를 이용하면 향후 면역 거부반응 없이 세포 치료가 가능해진다는 큰 의미가 있다. 또 환자의 개체 특이성이 반영된 세포 배양 또는 조직 환경을 만들어 이를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 응용할 수도 있다. 이런 엄청난 잠재력을 갖는 체세포 핵 이식 줄기세포의 확립 기술은 우리나라만 갖고 있는 것으로 체세포 핵 이식 줄기세포에 관한 한 원천기술 보유국임을 전 세계 학자가 모두 인정하고 있다. 이렇게 어렵게 성취한 기술력의 우위를 의생명과학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미래를 위한 비전과 전략을 잘 정비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 며칠 전 서울대병원은 범세계적 줄기세포 연구 중앙기구인 '세계 줄기세포 허브' (World Stem Cell Hub)를 개소함으로써 전 세계 줄기세포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초의과학과 임상의학의 협력연구체제를 강화하며 세포 치료, 재생의학, 환자 맞춤형 신약 개발 등의 첨단 임상 연구를 주도하고 우리나라의 의생명과학 연구 능력과 기술력을 세계에 드높이는 기틀을 마련했다. 세계 줄기세포 허브의 또 하나 중요한 의미는 체세포 핵 이식 줄기세포 관련 세계적 표준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배아 줄기세포 및 성체 줄기세포의 표준까지 아우르는 역할의 확대도 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나 아직 줄기세포 허브의 역할은 임상 적용을 위한 기초 연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적은 수의 환자로부터 얻은 세포를 이용하여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시작 단계에 있다. 난치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여러 환자와 보호자에게는 조바심이 들겠지만, 여러 해에 걸친 연구가 선행돼야 보편적 치료 방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연구가 그렇듯이 기대치를 100% 이루는 성공적 미래를 보장하지 못한다. 자칫 성급하고 지나친 기대와 오해가 있을까 우려되며 주변의 조급한 요구들이 먼 길을 가야 할 연구를 방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성급한 마음으로 북새통을 만들 것이 아니라 예상되는 연구 진척 상황에 맞추어 전 세계인이 공유할 시간표를 만들고 한발 한발 나아가야 한다. 아울러 국가적, 범세계적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시기다. 실험실의 줄기세포가 환자 치료에 이용되기까지는 질환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연구, 줄기세포 분화 연구,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 연구, 그리고 임상 시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이 있다. 이러한 산들을 넘기 위해 인적, 물적, 그리고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사회에서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는 줄기세포의 윤리적 견해에 대해서도 보다 활발하고 건전하며 균형 잡힌 논의와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 왕규창 서울대 의대 학장 |
2005.10.20 20:59 입력 / 2005.10.21 07:24 수정 |
[한국 '세계 줄기세포 허브' 시대] 하. 나라마다 다른 법·윤리 잣대 극복해야
세계 각국에 줄기세포 은행들이 설립돼야 하고 각국 연구자들의 참여도 이끌어내야 한다. 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생명윤리 논쟁을 극복하는 것도 WSCH가 성공하기 위해 꼭 풀어야 할 숙제다. 노무현 대통령은 개소식에 참석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WSCH는 내년 운영비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 국제 네트워크 형성해야=국제 네트워크 구축은 세계 허브가 되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영국 로슬린연구소의 이언 윌머트 박사와 미국 피츠버그 의대의 제럴드 섀튼 박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 영국이나 미국의 다른 연구소와 두 나라를 제외한 다른 나라가 참여해야 세계 허브로서의 구색이 갖춰진다.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다른 나라 연구기관들과의 공동 연구다.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의 박기호 교수는 "다른 나라나 기관들이 당장 한국이 주도하는 WSCH 밑에 지부 등의 형태로 들어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선 공동연구 형식으로 네트워크를 만들어 협조하되 우리가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미 몇몇 나라에서 공동연구 제의가 있었다. 잔여 배아 줄기세포의 특허권자인 미국 위스콘신대의 제임스 톰슨 교수도 황 교수에게 공동연구를 제의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건복지부 박용현 보건산업진흥과장은 "대만과 브라질 등에서도 참여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며 "윤리적 문제나 자금 문제가 해결되면 다른 나라에서도 꽤 참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법적.윤리적 논란 최소화해야=공동연구를 하더라도 각국의 법적.윤리적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국내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조차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 대상이나 조건 등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없어 논란이 일고 있는 형편이다. 현재 진행 중인 황 교수의 체세포 복제 연구도 정식으로 승인받은 것이 아니다. '3년 이상 관련 연구 수행''관련 학술지에 1회 이상 관련 논문 게재'라는 두 가지 조건만 충족한 상태에서 부칙에 의해 잠정 승인을 받은 상태다. WSCH가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되면 국내외 공동연구 등이 이어지는데 현재의 가승인 요건만으로 새로운 연구를 뒷받침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체세포 핵이식 배아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난자 채취에 대한 기증자의 동의 절차나 채취 절차 등에 대한 구체적 요건도 마련해야 한다. 현재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 복지부 김헌주 생명윤리정책과장은 "이달 10일 열린 제2차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 이 문제를 긴급 논의해 주도록 요청했다"며 "조만간 전문위원회를 열어 내년 1월까지는 관련 시행령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제적 공동연구가 이뤄질 경우 법적.윤리적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특허권이 대표적인 예다. 박기호 교수는 "나라마다 관련 법이 다르기 때문에 국제법 전문가의 조언을 받고 있다. 공동연구 성과물의 특허권 등에 관해선 케이스에 따라 구체적 계약을 통해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안정적 재정은 기본=WSCH가 문을 열기까지 65억원이 들어갔는데 이 돈은 전액 서울대병원이 부담했다. 기본운영비도 서울대병원이 부담한다는 기본합의도 이뤄졌다. 그러나 WSCH에 근무할 30명의 인건비나 시설 운영비의 조달 방법은 정해진 게 없다. 복지부 박용현 과장은 "WSCH에 근무하는 연구원의 인건비는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건비 지원은 황 교수가 연구계획서를 제출해 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는 것을 전제로 가능하다. 이 경우 다른 연구자들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다. 지금도 정부 지원이 황우석 교수의 체세포 복제 배아 연구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WSCH가 국가적 지원을 받게 될 경우 다른 분야 연구자들의 소외감은 더울 커질 수 있다. WSCH가 국내 연구자들조차 끌어안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박사는 "체세포 복제 배아뿐 아니라 잔여 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 기술도 세계적 수준인데 잔여 배아 쪽에는 상대적으로 지원이 너무 적다"고 말했다. 신성식.김정수 기자 <ssshin@joongang.co.kr> 허브에 환자로 등록하려면 내달 1일부터 방문.인터넷.우편 접수 서울대병원에 설립된 세계줄기세포허브에 환자들의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개소식 다음날인 20일 2개 회선으로 된 대표전화(02-2072-0200~1)는 쉴 틈이 없었다. 이날 하루에만 수백 통의 전화가 왔고 이 중 200명 정도가 1~2분간 상담을 했다. 상담자 대부분은 파킨슨병.척수손상.당뇨.루게릭.뇌경색 환자였다. 환자들은 자신의 병명을 대고 줄기세포 연구대상이 될 수 있는지, 등록절차는 어떻고 치료 시점은 언제인지 등을 물었다. WSCH의 상담 간호사는 "다음달 1일부터 방문뿐 아니라 인터넷.우편으로 등록을 받을 예정"이라며 "난치병 환자는 병의 종류와 관계없이 등록할 수 있지만 당분간은 척수손상이나 파킨슨병만 연구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WSCH 초대 소장인 서울대 황우석 교수는 18일 무역협회 주최 심포지엄에서 "임상 적용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녹내장.척수마비.파킨슨병.당뇨병을 우선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연구 대상이 될 녹내장 환자는 인구 50명당 한 명(전체 90만~100만 명)꼴이라고 서울대병원은 추정한다. 병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압을 내리는 치료를 하고 있지만 이미 손상된 시신경을 회복시키는 치료법은 없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이 시신경 회복을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 매년 2000명가량의 척수손상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에 등록한 장애인은 5만3000명이다. 신경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춘 신약을 개발하고 있으나 한계에 도달했다. 척수 운동신경 장애로 생기는 루게릭병이나 다발성 경화증에도 줄기세포를 활용할 수 있다. 국내 파킨슨병 환자는 총인구의 0.15%(7만여 명)로 추정된다. 65세 이상 인구에서는 환자 비율이 2%로 높아진다. 유전성 난청환자는 신생아 1000명당 한 명꼴로 발생하고 있다. 소아당뇨 환자는 전체 당뇨(400만 명)의 5% 정도로 추정되지만 정확하지는 않다. 신성식.김정수 기자 연구 어떻게 … 세계줄기세포허브 연구는 4단계로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이 마련한 단계별 전략에 따르면 1단계는 조직 정비 등 기초작업 위주로 진행된다. 허브 측이 20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조직도에 따르면 미국 피츠버그 의대 세포생물학과 제럴드 섀튼 교수를 운영위원장에 선임했다. 영국 로슬린연구소의 이언 윌머트 박사는 운영위원이 됐다. 1단계에서는 또 서울중앙줄기세포은행과 해외줄기세포은행 관리를 위한 규정을 만들고 법적.윤리적 문제점을 검토한다. 환자 등록도 1단계에서 이뤄진다. 등록 환자 가운데 허브 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친 환자의 체세포를 확보하게 된다. 채취한 체세포는 줄기세포를 만드는 재료로 비축된다. 2단계는 난치성 유전 질환의 발병 원인을 연구하고 신약을 개발하는 작업이다. 신약에 대한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제를 개발하는 일도 2단계에서 진행한다. 3단계는 동물실험 단계다. 질환별로 적합한 설치류나 영장류를 확보해 임상실험을 하게 된다. 사람에게 임상시험을 하기 바로 전 단계다. 마지막 4단계는 3단계에서 나타난 줄기세포 치료 효과를 환자에게 적용해 검증하고 실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각 단계가 언제 이뤄질지는 분명치 않다. 서울대 황우석 교수는 "임상시험 시기를 10년 후로 보고 있다"며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신성식 기자 "한국이 또 앞서 나갔다" 미국 언론들 큰 관심 세계줄기세포허브가 한국에 개설된 데 대해 미국의 주요 신문들이 큰 관심을 나타냈다. 미 언론들은 19일(현지시간) 황우석 서울대 교수를 '복제 인간배아를 처음 만든 과학자' '인간배아에서 DNA를 제거하는 고난도 기술을 보유한 유일한 과학자' 등으로 묘사하면서 한국 정부와 황 교수팀의 활동.계획을 상세히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복제 분야를 이끌고 있는 한국이 줄기세포 허브를 서울에 개설하면서 한걸음 또 앞서 나갔다"며 "정부 차원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어느 나라도 이루지 못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반면 미국은 정치적 반대 때문에 연구실적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라며 "한국의 허브 개설은 미국 내 생명윤리 논쟁을 더욱 격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 타임스도 "미국에서는 윤리 논쟁이 줄기세포 연구에 찬물을 끼얹었으나 한국인은 자신들의 기술을 차근차근 발전시켜 나갔다"며 "앞으로 더 많은 연구팀이 합류하면서 한국의 기술력은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전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한국인이 전 세계에 줄기세포를 공급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 정부가 줄기세포 연구에 연방 자금을 사용하는 걸 막지 않았다면 미국팀도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한국에 허브가 개설되면서 미국 과학자도 줄기세포를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보스턴 글로브도 "황 교수팀이 연구실적을 개방키로 한 데 박수를 보낸다"며 "전 세계 과학자에게 보다 많은 기술이 전파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신홍 기자 |
2005.10.21 05:37 입력 / 2005.10.21 07:24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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