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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事 資料 綜合

[기자수첩] '평군' 출범, '다른 뜻' 없나?

鶴山 徐 仁 2005. 9. 30. 19:22
written by. 윤경원

기존 재향군인회를 강력 비판하며 출범한 이른바 '평화재향군인회'(이하 평군)가 그 순수성을 의심받고 있다.

문제가 된 건 29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평군의 창립총회. 이날 평군은 가극단 '미래'를 초청해 몇 곡의 노래를 부르며 대회를 시작했다. 사회자를 맡은 김상찬 평군 서울시지부 간사는 이들에 대해 "대단히 모시기 어려운 분들을 이 자리에 모셨다. 평군 창립총회이기 때문에 특별히 초대에 응해주셨다"며 이들을 한껏 추켜세웠다.

세 곡의 독립군가를 부른 뒤, '미래'의 한 가수가 마이크를 고쳐 잡았다. 그는 "이라크파병반대 여론이 전 세계적으로 고조되고 있는데, 이를 찬성한 이들이 있다. 누굽니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곧바로 청중들 속에서 "딴나라당!"이라는 대답이 여기저기 터져 나왔고, 그는 "딴나라당에게 전해주고 싶다. 너희들이 가라 이라크로!"라며 이라크파병 반대 내용의 자작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200여명의 청중들은 손뼉을 치며 그들의 노래에 열렬히 호응했고, 중간중간 환호성도 나왔다. 이날 상임공동대표로 선출된 표명렬, 김상찬씨도 맨 앞자리에 앉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박수를 쳤다.

평소 '이라크파병을 반대'를 주장한 그들이기에 새삼스러울 건 없지만, 문제는 "딴나라당"(한나라당을 비하하고 악의적으로 호칭하는 단어)이란 호칭과 이를 암묵적으로 호응한 평군 지도부의 태도다. 평소 기존 재향군인회를 "정치적 행동을 한다"며 맹 비난을 가하던 그들이기에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더군다나 이들은 이날 채택한 결의문에서 "평군은 정치적 중립에 앞장선다"고 재차 다짐한 바 있다.

이날 평군은 10분 가량의 영상물 상영을 통해 재향군인회에 원색적인 비난을 퍼붓고 동시에 보수단체에 대해서도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진실인 듯 호도하기도 했다. 영상물은 지난 광복절 서울역과 광화문에서 열린 두 보수우익단체 집회의 화면을 내보내며 이런 취지의 나레이션을 입혔다.

"옆집 할아버지가 신이 났다. 일당 4만원(?)을 받기 위해 보수단체의 시위에 간다고…앞집 아주머니도 역시 신났다. 일당을 받기 위해 집회에 나가기 때문이다…그러나 아주머니도 이런 집회에 참석한 것이 부끄러운지 진한 색의 모자를 눌러썼다."

명예훼손 시비가 예상되지만 내용의 진위여부를 떠나서, 예비역 단체를 표방한다는 평군은 예비역을 위한 일에 충실하면 될 일이지, 애꿎은 보수단체까지 비난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또한, 반미 친북 성향의 시민 단체가 평군의 뒤를 받치고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을 대변하듯 이날 발표된 평군의 고문단 명단에는 '코드'가 동일한 단체 대표들이 대거 올라와 있었다.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전창일 통일연대 상임고문,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 문규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대표, 윤영전 평화연대 공동대표, 최병모 민주화를위한변호사들의모임 대표 등이 그들. 대회의실 밖으로 즐비하게 놓여있는 축하 화한도 천주교인권위원회,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평화박물관건립추진위원회, 평화와 통일을여는사람들 연구소에서 보내진 것들로 '알만한 성향의 단체'들이다.

이날 행사를 지켜본 경찰 관계자는 "전체 참석자 200여 명 중 주요인사들 대부분은 강정구 교수를 비롯해 전국연합, 평통사, 4월혁명회, 민족문제연구소, 동학농민회, 노동계, 통일연대 등 반미좌익성향의 인물들이고 일반 참석자 중 50여 명은 노사모 회원들"이라고 기자에게 귀뜸했다. 기존의 재향군인회가 평군을 '반미친북세력의 집결체'라고 비판했던 주장이 이날 참석자들의 면면에서 사실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단순히 '색깔공세'라고 치부하기엔 어려운 면면을 그들 스스로 보여줬다.

평군은 새로운 예비역단체를 만든다는 명분으로 또 하나의 정치세력화, 이념적 갈등화를 꾀하고 있는지 모르는 일이다. 전교조 역시 창설 초기 '참교육' 실천을 들고 나왔지만, 오래걸리지 않아 그들의 편향된 이념적 성향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지 않은가. 평군의 당사자들만이 이에 대한 대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konas)

윤경원(코나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