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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악의에 찬 '南韓 보수 야당' 때리기

鶴山 徐 仁 2005. 9. 28. 18:30
written by. 정준

 북한이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야당(한나라당)을 맹공하고 나섰다. 북한은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한나라당을 친미(親美)극우세력으로 몰아붙이고 '남조선 정치인들은 이들과 단호히 결별해야 한다'면서 '그 간판을 부셔버려야 한다'고 극언을 마다하지 않았다.

 북한의 한나라당 비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들은 대선(大選) 총선(總選) 국보법(國保法)파동기 등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남북 대결의 역사가 되풀이될 것" "4.15 총선은 한나라당에게 죽음의 날이 될 것" "반통일 전쟁책동을 일삼는 민족반역세력" "미국의 전쟁 머슴꾼"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민족의 머리 위에 핵전쟁의 재난이 들씌워지게 될 것" "대세(大勢)에 도전하는 극우 보수세력" 등 숱한 욕설을 퍼부어 왔다.

그들 말대로라면 '한나라당은 민심과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여 친미사대적이고 반(反)공화국 대결 책동을 더욱 악랄하게 감행한 것'이 된다. 그들이 이번에 한국의 정통 보수야당에 대해 악의에 찬 비난을 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의 (1)"맥아더 동상을 철거 주장에 대한 반론 (2)현대그룹의 대북(對北)사업실태에 대한 대(對)정부 공개 요구 (3)정부당국의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리' 거들기로 한미공조에 차질을 우려한 지적이 그들의 비위를 크게 건드렸던 것이다.  

 먼저 맥아더 동상 철거에 대한 반론(反論)부터 살펴보자. 한나라당 강재섭(姜在涉) 원내대표 역시 "인천상륙작전이 없었다면 그 자리에 맥아더 동상 대신 북한 김일성(金日成) 주석의 동상이 있을 것이다"라며 '맥아더 동상 허물기'에 나선 세력을 타박했다.

 이 당의 한 중진 역시 최근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자는 것은 한반도 적화를 바라는 것"이라고 했었다. 친북좌익세력이 아니라면 이 말에 이의(異意)를 달 사람이 있을 리 만무하다. 

 강정구씨는 "남의 집안 싸움인 통일내전(한국전쟁)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전쟁은 한 달 이내에 끝났을 것"이라며 "맥아더는 한국민의 생명을 앗아간 원수"라고 했었다. 친북세력은 '맥아더 끌어내리기'를 통해 그들이 목표로 하는 역사 뒤집기의 마지막 단계를 완성하려 하고있는 것이다.

 두 번째 건(件)의 발단은 이렇다. 한나라당은 이달 중순께 당(黨) 상임운영위원회에서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실태를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참여정부가 북의 비위 맞추기에 급급하고 있다'고 다그쳤었다. 북한의 일방적인 횡포와 '김윤규 감싸기'를 방관해온 정부에 대한 항의였다. 북한당국자들은 바로 이것을 트집잡고 있다. 참으로 오지랖도 넓다.

 현대아산은 98년 11월 금강산 관광 깃발을 올린 후 지난해까지 43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도 6천억 원의 적자(금융비용·투자비 제외)를 냈다. 지난 1월 정부가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하기까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를 해온 현대아산에게 북한이 '이에 상응하는 대접'을 하기는커녕 칼을 내미는 행위를 어떻게 납득할 수 있을 것인가.   

 세 번째 비난은 이렇다. 4차6자회담에서 공동성명이 나오기까지 정부당국이 중국 입장에 동조하여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권리 거들기'와 '미국 입장 흔들기'에 나섰던 것은 결과적으로 한미공조에 차질이 올 수도 있음을 한나라당이 우려한데 대해 북한당국이 시비를 걸어온 것이다. 

 공동성명 발표 직후 정부 고위당국자들은 '한국외교의 승리'라며 축제무드에 사로잡혀있지만, 북핵문제는 벌써부터 '경수로 문제'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 정부가 북한의 고도의 협상전략(시간 끌기 전략)에 말려들어 도움을 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는 어제오늘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야당이 경수로 제공에 신중을 기하고, 북핵에 대한 검증에 완벽을 기하며, '북한의 시간 끌기'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고 한마디 거든 것은 북한의 전략을 경계해야 할 입장에서 당연히 있을 수 있는 발언이었다.

 그런데도 북한당국자들은 "우리가 6자회담에서 평화적 핵 이용권리를 당당히 주장한 데 대해 한나라당의 극우보수분자들은 북이 엉뚱한 주장만 한다느니, 정부와 여당이 북의 선동에 현혹되어 한미공조에 차질을 가져왔다는 점을 반성해야 한다느니 하면서 여론을 오도하려 하고있다"고 역공에 나섰다.

 북한 조국전선은 한나라당의 이 같은 행태는 "남조선에서 급격히 고조되고 있는 '연북(連北)자주' 기운을 막고, 대세를 친미·반(反)공화국 대결로 역전시키며, 이를 통해 저들의 허물어져 가는 기반을 지탱해 보려는 목적"이라고 매도했다. 한나라당은 이들에 의해 하루아침에 '극악한 사대매국 집단' '존재가치를 상실한 시정배 집단'이 되고 만 셈이다.

 북한당국이 반기는 것은〈식량지원 비료지원 요청을 마다 않는 정권〉〈그들의 정치슬로건인 '우리민족끼리'를 합창해주는 정부〉〈정치연설 때마다 '민족주의' '민족공동체' 운운하며 국가의 미래를 호도하는 대선(大選) 후보〉가 아니겠는가.   

 우리는 '어깃장과 벼랑 끝 전술로 횡재(橫財)를 노리는 북한' '어제 한 말과 오늘의 말이 다른 북한'이 아니라, '남한의 이념적 정체성(正體性)'을 존중하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는 금강산사업 지속하는 속내를 헤아릴 줄 알며, '북핵 6자회담 공동성명'의 이행을 지켜보는 국제사회의 눈을 두려워할 줄 아는 북한'이기를 바란다.

 한국은 이제 더 이상 중국과 보조를 맞추어가며 '북한 편들기'에 나서서 미국을 설득하려드는 지렛대 역할을 그만두어야 한다. '경수로 먼저'만을 우기는 북한 거들기는 국제사회에 대한 배신이며, 북한당국자들의 '우리민족끼리' 구호에 놀아나는 꼭두각시놀음일 뿐이다. 북한 역시 '생떼 쓰기' '트집 잡기'의 구각(舊殼)을 벗고 거듭나야 한다. (konas)

 정 준(코나스 논설위원)


2005-09-28 오후 2:28:25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