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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비평

鶴山 徐 仁 2005. 9. 10. 21:52
이 름   전경웅 날 짜   2005년 9월 10일 토요일
KBS 뉴스비평
KBS의 뉴스 내용 중에는 기사 내용으로써는 적합하지 않는 논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있다. KBS의 대표적인 뉴스인 '9시 뉴스'의 보도 내용 중에서 사실을 전달하는 내용이 아닌, 논평과 의견을 통해 선전·선동적인 표현들을 짚어본다. 지난 8일과 9일에 보도된 뉴스 꼭지 중 눈에 띄는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뉴스 전체는 사정 상 싣지 못했고 문제가 있는 부분만 따옴표 내에 담았다. 그리고 따옴표 아랫 부분에 설명을 달았다).

제목: 내년 아시안 게임 남북 단일팀 원칙 합의
“...남북의 체육교류가 역사적 새장을 열었습니다.”
“...남북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도 단일팀을 추진하는 데 뜻을 같이해 향후 남북체육교류가 급물살을 타게됐습니다.”
“...OCA는 물론 최고기구인 IOC도 깊은 관심과 적극적 지원에 나서고 있어 역사적인 남북단일팀 구성은 어느 때보다 희망적입니다.”
: 남북 체육교류가 역사적 장을 열였다는 표현은 지금까지 수십 번이 있었으나 북한이 전향적 태도를 보인 적은 없었다. 지난 수 십 년간 북한은 스포츠 교류를 자신들의 정치공작과 체제 선전을 위한 도구로써만 사용했을 뿐이다. 또한, 이번 남북 단일팀 구성에 대한 합의는 말 그대로 “원칙적 합의”에 불과한 것일뿐 이미 이뤄진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이뤄진 일인양 보도하는 것은 사실을 전달하기 보다는 과장에 지나지 않는다.

제목: ‘철밥통’ 무능 공무원 퇴출
“...철밥통이라는 공무원 조직이 크게 달라질지 주목됩니다.”
: 공무원 조직을 시중에서 철밥통이라고 표현한다 할지라도 이런 속어를 언론보도에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특히, ‘공무원은 철밥통’이라고 하는 표현은 전체 공무원들을 무능하고 게으른 조직으로 싸잡아 표현하는 것이 된다. 전형적인 ‘일반화의 오류’에 빠진 표현이다.

제목: 태풍 ‘나비’ 피해 울릉도 단전 사흘째
“...마치 폭격을 맞은 듯 합니다. 범람한 물폭탄을 맞은 승용차는 바닷가로 곤두박질쳤습니다.”
“...긴급복구작업이 시작됐지만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 KBS 보도의 표현들이 갈수록 과격하고 전투적 표현을 쓰고 있는데 이런 표현은 주로 북한의 선전-선동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이다. 이 보도에서도 울릉도의 피해 상황을 전달하면서 폭격, 폭탄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피해가 큰 것은 맞지만 폭격, 또는 폭탄이라는 표현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다. 또한, 울릉도의 피해상황에 전국민이 안타까워 하는 가운데 피해복구가 시작됐다는 희망을 ‘끝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표현함으로써 시청자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 울릉도 주민들이 이 보도를 보면서 희망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전형적인 선동 문구이다.

제목: 영화관 할인제도 불공정 논란
“...서울시 극장협회는 내일 이사회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할인제를 둘러싼 불공정 논란은 확산될 전망입니다.”
: 아직 열리지도 않은 회의의 결과를 이미 예측하고 있다. KBS는 예언자인가? 통신회사와 영화관 간의 대화는 아직 끝이 난 게 아님에도 이미 문제가 커질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혹시 KBS는 양 측의 대화가 잘 풀리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 건 아닐까?

제목: 北, ‘김윤규 부회장 문제 해결하라’
“...개성 본관광을 위한 협상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습니다.”
: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이 기업CEO로써 결정한 인사문제를 가지고 북한이 관광사업을 빌미로 협박하고 있다. 그런데 KBS의 보도에서는 북한의 이런 협박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의식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북한의 태도가 관광사업 계약서 상에는 어떻게 나와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먼저 필요하지는 않은지, 그리고 지금 북한의 위협이 관광 사업 계약사항을 위반하고 있는 건 아닌지 먼저 따져야 하지 않을까?

제목: 盧대통령, “연정론 당분간 중단”
“...정기국회의 원만한 진행을 염두에 둔 말로 풀이됩니다.”
: 실제 한나라당 朴대표의 강력한 반대로 연정론 이야기를 당장에는 할 수 없게 된 盧대통령이 ‘정기국회가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연정론 이야기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대목-변명만을 부각하고 있다. KBS가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언론보다 더 권력지향적인 언론처럼 느껴지는 건 필자밖에 없을까?

제목: 北, 식량지원방식 변경요청
“...기존의 식량지원방식으론 식량난을 해결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이처럼 국제기구의 지원에 대해 공개적으로 거부감을 나타낸 것은 우선 기존의 지원방식으로는 식량난을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 이 부분들은 북한의 주장을 그대로 옮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보도의 후반부에는 실질적인 원인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즉, 한 달에 500여 차례씩 현장사찰에 나서면 체제가 이완될 것이라는 우려와 외부지원에 의존하는 한 인권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마치 국제기구의 식량 지원방식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에 식량난을 해결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하는 북한의 억지를 사실인 양 보도하는 부분은 KBS뉴스의 객관성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제목: 울릉도 뱃길 뚫려 복구 시작
“태풍 나비로 큰 피해를 입은 울릉도가 엿새만에 고립 상태에서 벗어나 오늘부터 복구작업이 본격 시작됐습니다.”
“...고립이 풀리면서 본격적인 피해 복구작업이 시작됐지만, 울릉도가 언제쯤 제 모습을 찾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 바로 전날의 내용과 상충되는 보도다. 그런 내용을 희석시키기 위한 노력도 보인다. 울릉도는 엿새 동안의 고립 상태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복구 활동을 개시했다. 그럼에도 마지막 부분에서 또 언제쯤 제 모습을 찾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대단히 부정적이며 주관적인 표현이다. KBS는 울릉도의 복구를 바라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많은 사람들이 이번 미국의 카트리나에 도움을 주자고 하니까 우리나라도 그 만큼의 큰 피해가 있으니 도와주지 말자고 말하고 싶은 것일까?

제목: “뉴올리언스, 희생자 3만 명” 소문
“...긴급복구작업도 속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물에 잠겨 있는 뉴올리언스 중심가와 흑인 밀집지역에 대한 복구작업은 날짜를 기약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수색팀이 시신운반용으로 비닐백 2만 5천개를 준비한 것으로 파악돼, 소문대로 희생자가 3만 명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 복구작업의 속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앞부분과 모순되게 ‘복구작업의 날짜를 기약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울릉도 피해 복구 상황과 거의 흡사하다. 또한 KBS는 소문을 근거로 추정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자연재해나 전쟁 등과 같은 참사가 있을 때마다 사람들은 심리적 불안감 때문에 유언비어를 만들어내거나 공포를 나누려 한다. 이런 상황에서 떠도는 근거없는 소문을 마치 사실처럼 보도하는 부분은 객관적인 보도, 사실에 근거한 보도를 해야 하는 언론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제목: 北, 최대의 볼거리 ‘아리랑’ 공개
“...수 천 명의 춤사위가 한 사람의 동작인양 자연스럽습니다.”
“...연이은 국가적인 행사 분위기를 돋구는 데도 일조하고 있는 셈입니다.”
: 앞서 보도된 보도 내용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우리나라와 미국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표현들이 사용된 데 반해 지금도 수 백 만명이 굶주리고 있는 북한에서 8만 명이라는 인원을 강제동원해 벌이는 매스게임을 격찬하고 있다. 특히, 그 표현들도 매스게임이 대단히 뛰어나다고 표현하고 있으며 북한의 분위기를 지금 국가적인 축제를 벌이고 있는 듯이 묘사하고 있다. 얼마 전 북한의 매스게임을 배경으로 한 뮤직비디오가 영국에서 화제가 된 것도 어떻게, 얼마나 사람을 세뇌하고 훈련시키면 저런 기계적인 동작이 나올까하는 충격이었다는 점을 KBS는 모르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이처럼 불과 이틀 동안 보도된 뉴스 내용 중에서도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도한다는 언론의 취지를 넘어, 선전과 선동에 사용되는 문구들이 엿보인다.

군사작전 중 심리전에서는 선전-선동을 위한 정보를 만들 때 다음과 같이 하라고 말한다.
“대중을 선동하기 위해서는 먼저 선전이 필요하다. 선전은 진실의 빵 사이에 필요한 내용을 끼워넣어야 한다. 70%의 진실 사이에 30%의 거짓자료가 더해질 때 선전은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지금의 언론 보도들이 걱정스러운 점 또한 70%의 사실이 아니라 30%의 거짓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