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一般的인 news

“한번 할래?”…불황에 ‘섹스·사치 마케팅’ 무차별 붐

鶴山 徐 仁 2005. 8. 31. 18:51
[2005.08.31 14:56]  
“한번 할래?”…불황에 ‘섹스·사치 마케팅’ 무차별 붐


[쿠키 사회]○…불황이라지만 지갑을 여는 사람은 따로 있다. 그들을 겨냥해 기승을 부리는 상술이 ‘사치와 향락’이라는 두가지 아이템이다. 성적 환상을 심어줘 매출을 극대화하는 ‘섹스 마케팅’과 일반 서민은 엄두도 못 낼 값비싼 물건을 매장에 진열해 과시욕을 자극하는 ‘초고가 마케팅’이 불황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 번 할래? (갑자기 경마장에서 시합에 열광하는 모습이 비춰짐) 한 번 더할래?(여성이 고개를 끄덕이며 엔딩)’ 지하철 역에 설치된 대형 TV에서 방영되는 서울경마공원 광고다. 직장인으로 보이는 남성과 화장을 짙게 한 여성이 주인공이다. 비록 공중파 방송은 아니지만 시민의 ‘발’을 자처하는 지하철에서 성 행위를 연상케 하는 이같은 광고가 버젓이 방영되도 될 지 의문이다.

이번엔 호프집. 직장인들이 퇴근 시간 가볍게 목을 축이는 호프집은 요즘 여종업원 옷 벗기기 경쟁에 여념이 없다. 이른바 섹시 바,비키니 바 등이 그 것. 서울 여의도,종로,명동 등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에는 어김없이 아슬아슬한 차림의 여 종업원이 ‘술 시중’을 드는 호프집이 있다. 이들 업소들은 종업원들이 비키니나 탑에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노출이 심할 뿐 손님과의 신체 접촉이나 음란 쇼 등을 일절 하지 않아 오히려 건전한 ‘밤 문화’에 보탬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말초신경을 자극해 판매를 늘리려는 상술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서울 소공동 지하상가에 있는 ‘비어걸스’의 경우 종업원들의 노출이 심해진 뒤로 월 매출이 3000만원대에서 6000만∼8000만원까지 뛰어올랐다. 이들 업소들은 여종업원의 의상을 요일에 따라 교복,코스프레(만화나 게임 주인공의 복장) 등으로 바꾸기도 한다.

이뿐이 아니다. ‘란제리 룩’이 유행이라며 아예 속옷 차림으로 백화점에서 호객을 하는 매장이 있다. 좋은 사람들 주병진 대표가 새롭게 선보인 속옷 브랜드 ‘섹시쿠키’는 첫 개장날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등의 매장에서 브라 차림의 판매원을 세워놓고 제품을 판매했다. 파격적인 노출로 눈길을 끌기엔 충분했지만 자녀와 함께 쇼핑에 나선 주부들은 ‘지나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에선 사치 풍토 조성하는 마케팅이 한창이다. 유통업체들은 저마다 최고가의 추석선물세트를 자랑하듯 뽐내고 있다. GS스퀘어 백화점은 700㎖ 한 병에 1200만원이나 하는 프랑스산 꼬냑을 추석선물로 내놨고 롯데백화점은 2000년산 명품 와인 사토무통로칠드 한 병과 일반 와인 15병으로 구성된 1500만원짜리 와인 선물 세트를 선보였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각각 199만원짜리 와인세트와 99만원짜리 나전칠기 세트를 추석선물로 준비해 할인점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다.

초고가 의류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LG패션은 2000만원 짜리 마에스트로 양복을 이번 가을 시즌부터 판매할 예정. 이태리 로로피아나의 최고급 원단(190수)을 써 기계를 쓰지 않고 100% 손으로 만드는 맞춤식 양복이다. 진도모피의 영 브랜드 ‘엘페’와 리바이스는 세계적인 크리스탈 업체 스와로프스키와 제휴해 크리스탈을 박은 모피와 청바지를 선보이기도 했다.

소비자네트워크 관계자는 “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성하거나 성을 상품화하는 마케팅이 판을 치고 있다”며 “유해하거나 과소비를 조장하고 서민경제를 위축시키는 상술은 자제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경선기자 boky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