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창립 18년 사이 17년 파업한 현대차 노조
입력 : 2005.08.25
22:22 45' / 수정 : 2005.08.25 22:23 05'
현대자동차
노조가 25일 4시간 파업을 벌였다. 26일에는 파업시간을 12시간으로 연장한다고 한다. 회사가 임금·단체협상에 소극적이란 게 파업 이유다.
현대차 노조는 87년 노조설립 이후 지금까지 94년 한 해만 빼고 매년 파업을 벌여왔다. 현대차는 지난해 1조7494억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순익을 냈다. 환율이 수출을 밀어준 데다 신형 소나타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던 덕분이다. 노조는 그 이익을 나눠 가지자면서 근로시간 20% 단축,
기본급 8% 인상, 순이익의 30%(작년 기준 6000억원)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회사가 이익을 내면 근로자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게 좋은 일이지만 이익을 냈다 해서 언제나 나눠 가질 수만은 없다. 미래에 대비한 투자도
해야 하고, 환율을 비롯한 시장환경은 또 어떻게 변해갈지에 대한 종합판단이 필요한 것이다. 현대차의 경우 환율이 100원 떨어지면 영업이익이
5000억원 줄어든다고 한다. 그것만이 아니다. 이익분배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본래가 株主주주의 권한이다. 현대차 노조는 작년에도 노조 권한
밖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라는 요구를 내놨었다.
노조는 현대차의 실력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자동차 1대를 만드는 데 도요타가 20.6시간, GM이 23.6시간 들어가는 데 비해 현대차는 32.3시간이 걸린다. 이것이 현대차 노동생산성의 현 주소다. 현대차의 연구개발비도 도요타·GM·폭스바겐의 10분의 1 수준이다. 이런 실정이니 앞으로 세계시장에서의 死活사활을 결정할 하이브리드 자동차 개발에서 세계 1류 메이커에 크게 뒤질 수밖에 없다. 세계 자동차업계는 앞으로 ‘빅 5’만 살아남을 거라는 것은 시장의 상식이다. 현대차보다 순익이 10배 많은 도요타가 4년 연속 임금을 동결한 것도 시장의 변화를 내다본 결과다. 자동차 역사를 만들어왔던 미국 GM과 포드가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무릎을 꿇다가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떨어진 게 바로 얼마 전이다. 현대차가 도요타의 길을 걸을지, GM·포드의 길을 걸을지는 현대차 노조가 선택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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