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와 맥주 원료인 호프 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고개마루를 넘어서면
밥
짖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초가집 한채가 보인다
바로 여기가
나의 어머니가 태어나고
성장한 바로
외갓집이다
집 마당으로 들어서면
커다란 살구나무 옆으로 디딜방아가 있고
옆에는 도깨비가 살고 있을 것 같은
재를
잔뜩 쌓아 두는 변소가 있다
빗장을 풀고 삐어걱 거리는 대문을 열면
작은 마당이 또 있다
마당을 질러가면 곶간이
있고
한켠에는 손으로 펌프질을 해야 물이 올라오는
수도가 있다
댓돌을 올라서면
파아란 하늘이 그대로 보이는
시원한 마루가 있고
마주 보는 곳에는 커다란 검은 눈을 껌뻑거리며
되새김 질을 하는 황소 누렁이가 있다
외숙모의 깔끔함이
돋 보이는 부엌은
언제나 윤기가 반질반질한 가마솥이 걸려 있는데
숙모는 우리가 갈때 마다
밭에서 금방 따온 찰진 옥수수와
감자를
그 가마솥에 쪄주곤 하셨다
집 뒤에는 밤나무 산이 있어서
6월경 이면 밤 꽃 향이 마을 전체를 덮곤
했다
청상으로 모든일을 혼자 꾸려 가야 했던 숙모는
항상 바빴다
틈틈히 밀린 빨래 광주리를 머리에 이고
한 손으론 내 손을 잡고
냇가를 막아서 만든 마을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빨래터를 향하곤 하셧다
하지만 이젠
외갓집도 외숙모도 안 계신다
다만 내 기억 속 에만 존재 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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