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一般的인 news

패전 60년 맞은 일본의 두 얼굴

鶴山 徐 仁 2005. 8. 15. 18:47
패전 60년 맞은 일본의 두 얼굴


[국제부 2급 정보] ○…일본은 패전 60주년을 맞은 15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담화를 통해 과거 식민지배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와 반성을 했지만 현직 각료와 국회의원 등이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돼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등 여전히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도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한 전몰자 추도식이 열렸는가 하면 야스쿠니 신사에는 아침 일찍부터 참배객들이 줄을 이었다.

◇반성 따로,행동 따로=일본 정부는 도쿄 부도칸에서 아키히토 일왕과 고이즈미 총리를 비롯 3부 요인,유족 등 6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전몰자 추도식을 거행했다. 추도식은 일제의 침략전쟁 이후 전사한 군인과 군속 230여만명과 연합군의 공습과 원폭투하로 사망한 민간인 80여만명을 추모하기 위한 것으로 1시간 동안 계속됐다.

이를 두고 일본 언론들은 전쟁의 책임은 회피한 채 “열도가 평화의 염원으로 가득찼다”고 전했다.

정부의 담화 발표에 이어 각 당들도 “전쟁에서 희생된 세계 모든 사람들에 대해 깊은 애도를 드린다”(집권 자민당),“역사적 사실을 겸허히 받아들여 솔직한 반성과 사죄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제1야당 민주당)는 담화를 발표했지만 의원들은 앞다퉈 야스쿠니로 달려갔다.

‘다 함께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소속 전·현직 중·참의원 47명(대리참배 포함할 경우 83명)과 이와 별도로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 대리,고노이케 요시타다 전 방재담당상 및 고이케 유리코 환경상,오쓰지 히데히사 후생노동상 등 현직 각료 두명이 참배했다.

고이즈미는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않았으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옛 일본군의 유해가 안장돼있는 지도리가후치 전몰자 묘원을 참배,헌화했다. 이에 대해 고노이케는 “공인이냐 사인이냐를 떠나 일본인으로서 당연히 (야스쿠니를) 참배해야 한다”면서 “8월15일에 참배하지 않는 것은 공약 위반”이라고 고이즈미를 비판했다.

◇원점으로 돌아간 야스쿠니 문제=고이즈미는 지난 6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중 양국의 반발을 감안,야스쿠니를 대체할 새로운 국립추도시설 건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고이즈미의 약속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로 끝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자민당 내에서 비판여론이 많고 자민당의 최대 지지세력 중 하나인 일본유족회도 반대하고 있어 새로운 추도시설 건립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외상은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 야스쿠니 문제 때문에 모든 것이 잘못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총리가 야스쿠니 참배를 계속해도 한·중 양국과 관계개선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야스쿠니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서로 인정하고,그 것을 뛰어 넘어 보다 좋은 관계를 조성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주장한 뒤 별도의 추도시설 건설에 대해서는 “논의가 성숙되기를 기대한다”는 원칙론만 되풀이했다.

호소다 히로유키 관방장관도 내년 예산안에 별도 추도시설 건립 조사비 요청을 반영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 숙의하고 있으나 국민의 지지와 생각이 중요하기 때문에 좀더 여론을 주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흥우기자 hw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