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보다 지금이 낫다" 11년전의 4배… 軍畢者 60% "美北전쟁땐 美 편들것"
곽진영· 건국대 교수
임성학· 서울시립대 교수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직접 걸린 경제 문제에서 신세대의 의식은 매우 배타적 민족주의 경향을 나타냈다.
해외자본의 국내 시장 진출과 국내 기업(자본)의 해외 진출을 바라보는 잣대가 달랐다.
우리 기업의 외국기업 인수에는 긍정적이었지만, 외국기업의 국내기업 인수에는 매우 부정적이었다. 같은 품질과 가격이면 국내 기업이 만든
상품을 써야 한다는 의식은 기성세대에 비해선 낮았지만 여전히 국산품과 외국상품을 구분해 의식하는 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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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반대 중에서 ‘매우 반대한다’는 의견이 작년 6.6%에서 이번에 32.3%로 급증했다. IMF 사태 이후 국내 기업을 싼 값에 인수한
일부 외국자본(기업)이 큰 차액을 남기고 떠난 것에 대한 정서적 반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30대, 40대, 50대 이상과 비교하면 어떨까. 신세대가 외국기업의 국내기업 인수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이 가장 낮았다.
작년 조사에서 국내기업의 해외매각에 대해 30대는 44.7%, 40대는 36.4%, 50대 이상은 34.3%가 각각 찬성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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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들은 우리 자본의 세계화는 우리나라 국력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국내기업의 해외매각은 ‘국부(國富) 유출’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신세대들은 ‘국산품 애용’이란 의식을 여전히 갖고 있었지만 그 정도는 상당히 약화됐다. 같은 품질·가격이라면 62.8%가 국산품을
선택한다고 했지만, ‘상관없다’는 의견도 32.8%였다. 외국 상품을 사겠다는 답변은 4.4%였다. 작년 12월 조사에서 ‘품질이 떨어져도
국산품을 쓰겠느냐’는 질문에 50대 이상에선 무려 74.7%가 ‘그래도 국산품을 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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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통일 문제에 관한 신세대들의 인식은 기성세대와 확연히 구분된다.
신세대들은 더 이상 북한을 우리의 적(敵)이나 체제 경쟁 상대로 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우리가 힘을
합쳐야 할 협력 대상’이라는 응답은 60%였고, ‘도와주어야 할 대상’ 20.7%, ‘안전을 위협하는 적대적 대상’ 6.6%, ‘우리의 발전을
제약하는 경계 대상’ 7.4%, ‘선의의 경쟁 대상’ 5.3%였다. 2004년 12월 갤럽조사에서 기성세대(50대 이상)들은 ‘협력 대상’
40.1%, ‘적대적 대상’ 21.6%, ‘경쟁 대상’ 9.1%였다.
북한에 대한 호감도 조사에서 신세대와 기성세대의 생각은 정반대였다. 신세대는 ‘좋다’ 62.9%, ‘싫다’ 33.7%, ‘모름·무응답’
3.4%였다. 기성 세대는 ‘좋다’가 16%에 불과한 반면, ‘싫다’가 55%나 됐다.
그러나 신세대에서도 북한·통일 문제가 자신들이 부담해야 할 몫이 늘어나는 것으로 이어지는 데 대해선 부정적 반응을 보이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94년 7월 조사에선 ‘통일보다 현재대로가 낫다’는 응답이 5%에 불과했지만 11년 뒤인 이번 조사에선 20.8%로 늘어난 게 그
예다.
◆군필자에서 미국 호감도 높아
지난 2002년 12월 갤럽 조사에서 20대의 75.5%가 ‘미국이 싫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좋다’는 21.3%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선 ‘좋다’ 50.5%로 과반을 약간 넘었고, ‘싫다’ 49.5%였다. 여성(48.1%)보다 남성(53.5%)에서,
16~20세(48.5%)보다 21~25세(52.6%)에서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다.
일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16~20세(38.7%) 연령층이 21~25세(33.2%)보다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다. 특히 2003년 9월 조사에선 ‘이주(移住) 희망국가’를 묻는 질문에 20대의 2.5%만이 일본을 꼽은 반면, 이번 조사에선 15.3%가 일본을 꼽았다. 신세대의 일본에 대한 인식이 우호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신세대의 민족주의]“통일 부담은 싫어… 내가 죽은 다음에나”
또 미·북 전쟁 때 북한편에 서야 하는 이유에 대해, “같은 민족이라 당연한 것”(장영운·20), “같은 말 쓰는데 북한편
들어야죠”(최진웅·21)라고 했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대통령이라면 미국과 북한 중 어느 편을 들겠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미국 편에 서야 할
것 같다”는 응답이 절반쯤 됐다. 통일 방식에 대해 “(남한 주도 외의) 다른 방식의 통일은 생각해 본 적도 없다”는 의견이 많았다.
‘일본 하면 무엇이 먼저 연상되느냐’는 질문에, 참가자 대부분이 “게임과 만화 영화”라고 했다. 양혁성(22)씨는 “첨단을 걷는 선진국
이미지”라고 했다. 한 참석자는 “독도 같은 문제가 생기면 친한 일본 친구와 잠시 연락을 끊는다”고도 했다.
[신세대들의 민족주의] "경제 세계
10위內… 정치·외교는 10위권 밖"
종합적 국력에 대해선 비관적 의견도 있었다. “종합적으로 보면 50~60위 정도같다”(여성 직장인) “세계 100위권 밖의 후진국일
것이다”(대학졸업반)라는 말이 나왔다. 탈북자와 조선족이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된다는 인식도 있었다. “우리도 많이 어려우니 안 넘어왔으면
좋겠다” “탈북자에겐 우리가 수천만원을 준다는데 사기를 많이 당한다. 그럴 바엔 안 오는 게 낫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참석자는 일본 내 한류 열풍을 가리켜 “친구들과 ‘(일본)바보들, 한국 와서 돈이나 쓰고 그냥 돌아가라’는 식의 얘기를 종종 한다”고
했다.
[신세대 민족주의 연구] 그룹인터뷰 어떻게
이어 8월 9일, 포커스 그룹인터뷰(FGI)를 가졌다. FGI는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심층 면접 조사다. 기업들이 상품 만족도
등을 조사할 때 자주 쓰는 기법이다. 특정 세대나 집단을 심층 분석하는 데 유용하며, 대개 집단 난상 토론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FGI에는 남성 4명, 여성 5명 등 9명이 참가했다. 이중 대학생 4명, 직장인 5명(고졸 4명, 대졸 1명)이었으며, 81년부터 85년 출생자까지를 대상으로 했다. FGI 진행은 연구팀 소속 교수 4명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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