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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중동圈

[스크랩] 북경의 도깨비 거리 - 鬼街

鶴山 徐 仁 2005. 8. 14. 11:10
북경의 도깨비 거리 - 鬼街


   북경은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13개 省(한국의 道에 해당하는 행정 단위)이 유례없는 무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고, 광서, 광동, 복건 등 남방 지역에서는 무서운 홍수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정말 무서운 자연 재해 앞에서 최첨단의 과학 기술을 자랑하는 인간도 별 수 없는 나약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아울러 무서운 자연 재해로 목숨을 잃은 많은 분들과 얼마 전 꽃다운 나이에 무고한 생명을 잃은 젊은 국군 장병들의 명복을 빕니다.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로 사람들은 밤이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밖으로 나와 줄줄 흐르는 땀을 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녁에도 바람 한 점 없이 한 낮에 내리쪼이던 태양의 지열로 인해 열대야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날들의 연속입니다.

 

   이 맘 때쯤, 더위를 식히기 위해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역시 출출한 배를 달래고 갈증이 나는 목을 축이기 위해 길거리 야식을 많이 찾게 되지요. 오늘은 북경에서 야식으로 유명한 “먹자” 거리인 “구이지에(鬼街 - 일명 도깨비 거리)”를 소개하겠습니다.

 

   이곳의 정식 명칭은 훗날 고상한 표현의 “구이지에(簋街 - 여기에서 簋는 고대 중국의 제사음식을 담던 제기를 말하지요)”로 명명이 되었지만, 아직까지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구이지에(鬼街)”로 알려져 있지요.

   이 먹자거리는 원래 어두컴컴한 밤에 열려 동틀 새벽 무렵 파하던 재래식 야시장으로, 장사꾼들이 어두운 밤에 등불을 밝히고 장사하던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면 '도깨비 불'과 같다고 하여 이 시장을 "구이스(鬼市)"라고 부른 데에서 이러한 이름이 붙게 되었답니다. 

   한편, 훗날 이 거리가 재래식 시장에서 먹자골목으로 바뀌게 되었고, 늦은 저녁 출출함을 달래기 위해 이곳을 찾는 많은 운전기사들 사이에서 역시, 어두컴컴한 이곳에서는 낯이 익은 상대방의 얼굴도 알아보기 힘들다 하여 '도깨비 거리'라고 널리 불리우게 되었다지요. 아마... 그러다 이 거리는 도시 정비에 의해 몇몇 식당들은 다른 장소로 옮기게 되었고, 정식 명칭을 "구이지에(鬼街)"와 같은 발음의 “구이지에(簋街)”로 개정하게 되었답니다.  

 

   이 거리는 북경 "똥즈먼(東直門)"의 "리지아오치아오(立交橋 - 입체교차로)" 서쪽에 위치해 있고, 그 길이가 1442 미터로 150여 개의 식당이 일직선상의 거리에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답니다. 해가 질 무렵, 거리에는 붉고 커다란 등불이 하나 둘 켜지고, 옛날 야시장의 면모를 새롭게 드러내고 있지요.

   이 먹자거리에서는 주로 사천식의 맵고 얼큰한 샤브샤브와 "마라롱시아(麻辣龍蝦 - 매운 민물가재 요리)"를 주로 취급하고, 역시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먹거리를 찾아 이곳으로 몰려든답니다.

   특히 "마라롱시아(麻辣龍蝦)"는 이곳의 대표적인 먹거리로, 더운 여름날 밤에 시원한 맥주와 함께 곁들이면 그 맛이 정말 환상적이지요. 이 먹거리는 더운 여름이 제철인지라 8월 쯤 이곳을 찾는다면 살이 통통하게 오른 민물가재를 먹을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8월 말 쯤 이곳에서는 "마라롱시아(麻辣龍蝦)" 축제를 열고, 많은 사람들에게 얼얼한 사천식의 매운 양념 옷을 입힌 민물가재를 선보인다고 하네요.

   물론 요즘에도 몇몇 식당에서는 민물가재를 팔고 있기는 하지만, 가격이 상당히 비싸고 아직 제 맛을 느낄 수가 없다고 하네요.

 






 

   구이지에(鬼街)는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고, 어둑해질 무렵에 가는 것이 좋습니다. 휘황찬란한 네온사인과 거리에 걸려있는 빨간 홍등(紅燈), 북적대는 젊은이들, 여기에 호객행위를 하는 삐끼(?)들까지... 말 그대로 저녁이면 불야성을 이루는 젊음의 거리라고 할 수 있답니다.

   아울러 구이지에(鬼街) 중간에는 고급스러운 "띠팅(迪廳 - 디스코텍, 여기에서 迪은 영어발음을 음차한 띠쓰커 '迪斯科' 즉, 디스코의 앞 글자를 말하지요)"이 있답니다. 우리 블로그 부부의 목격에 의하면, 그 주변에 직접 몰고 온 많은 외제차가 세워져 있는 것으로 보아 부유한 집의 자제들이 애용하는 장소가 아닌 가 추측을 해봅니다.


   더운 여름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말도 있듯이, 해 질 무렵 이 곳을 찾아 시원한 맥주와 함께 입(口)은 물론 까서 먹는 손(手)까지 얼얼한 "마라롱시아(麻辣龍蝦)"로 무더위를 한 방에 날려 보내는 것은 어떨지요...

   여러분... 무더운 여름 짜증내지 마시고, 시원한 바다와 푸른 산 그리고 물 흐르는 계곡을 마음속에 한번 그려보세요. 시원하지 않습니까?

 


 
가져온 곳: [중국에서 살아가기]  글쓴이: cass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