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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8월의 시(詩) - 굽이 돌아가는 길

鶴山 徐 仁 2005. 8. 7. 16:29
   굽이 돌아가는 길 
                  박노해
올곧게 뻗은 나무들보다는 
휘어 자란 소나무가 
더 멋있습니다.
똑바로 흘러가는 물줄기보다는 
휘청 굽이친 강줄기가 
더 정답습니다.
일직선으로 뚫린 빠른 길보다는 
산따라 물 따라 가는 길이 
더 아름답습니다.
곧은 길 끊어져 길이 없다고 
주저하지 마십시오.
돌아서지 마십시오.
삶은 가는 것입니다
그래도 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 있다는 건
아직도 가야 할 길이 있다는 것.
곧은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빛나는 길만이 길이 아닙니다.
굽이 돌아가는 길이 멀고 쓰라릴지라도
그래서 더 깊어지고 환해져오는 길
서둘지 말고 가는 것입니다.
서로가 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생을 두고 끝까지 가는 것입니다.
 
작가프로필
 
1958년 전남 함평 출생
1983년 <시와 경제> 제2집에 '시다의 꿈'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
1991년 사회주의 혁명을 목적으로 한 남한 사회주의노동자동맹의 중앙위원으로 활동하다가, 안기부에 검거,
'반국가단체 수괴'로 무기징역을 선고
1998년 8월 15일 정부수립 50주년 경축 대통령 특별사면 석방
(사진인용처: 다음)

 
가져온 곳: [북경이야기(北京故事)]  글쓴이: 지우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