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Free Opinion

[스크랩] 왜 금불초일까

鶴山 徐 仁 2005. 7. 25. 22:27


 

 

 어제 아침엔 별도봉 산책을 나갔다가 막 피어나기 시작한 금불초(金佛草)를 만났다. 아니, 안개를 헤치고 자세히 다가서 보니, 벌써 이곳저곳에 수두룩히 피어났다.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꽃을 말려 한약으로 쓸 때의 이름은 선복화로 맛은 쓰고 짜며, 성질은 따뜻해 기를 내리는 힘이 있어 구토를 가라앉히고, 소화불량, 딸꾹질, 가래, 기침 등에 쓰인다고 한다.
 
 습지를 좋아하는데 뿌리줄기가 뻗으면서 번식하며 높이 30∼60cm이고 전체에 털이 나며 줄기는 곧게 선다. 처음에 보았을 때는 큰뱀무가 한창 피었다가 지고 있는 곁에 피어 있어 꼭 큰뱀무 같았는데 자세히 보니 이 꽃이다. 어린순은 나물 또는 국거리로 식용한다. 한국·일본·중국·아무르·만주 등지에 분포한다. 높이가 1m에 달하고 가지를 많이 치는 것을 가지금불초(var. ramosa)라고 한다.
 
 같은 과여서 그런지 꽃은 해바라기를 닮았다. 그런데 하필 왜 금불초(金佛草)일까? 노란 꽃이 피니까 '금(金)'자가 들어가는 것은 당연하다 할지라도 왜 '부처님(佛)'과 연관지었을까? 그와 관련된 전설도 아직 못 보았는데. 특히 들꽃을 보면 이름과 꽃이 닮거나 연유가 있는데 이건 참으로 아리송하다. 하긴 그건 따져 무엇하랴 싶다. 이름 값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도 많거늘….

 


 

▲ 화산연구소 심포지엄 참가기

 

 오후엔 제주화산연구소가 주관하고 북제주군 제주돌문화공원이 주최하는 '동북아 화산 국제학술 심포지엄'에 참가했다. 작년 제2회 행사에 참가하여 오름에 대한 질의를 좀 했더니, 메일로 안내장을 보내고 직접 참가해 달라는 전화를 했기에 궁금하기도 하고 해서 라마다 호텔 행사장으로 갔다.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8층에 올라가 접수를 하는데 이 행사를 뒤에서 밀고 있는 돌문화공원 사업소장인 제자 녀석이 인사를 한다. 작년에도 늦게 도착한 나에게 기념품인 여행용 간이 가방을 안겨 주었던 그다. 오늘도 커피를 대접하는 걸 보니 그래도 얼굴이 낯익은 모교 은사가 온 것이 대견스러운가 보다.    

 

 좁은 회의장은 발표자와 진행자 그리고 화산연구소 회원 몇 명과 주최측인 사업소 직원들이 대부분이고, 다른 사람은 문화유산 해설사 아줌마들이 10여명 모였다. 국제적인 심포지엄인데 이래서야 되겠는가 싶어 더 모이길 기다렸지만 헛일이었다. 동시 통역이라 하여 놓여 있는 수화기를 조작하면서 기다렸더니, 첫 번째 발표는 내년 초에 개관할 돌문화공원 전시내용이란다.

 


 

 몇 번 듣고 본 내용이어서 자료집을 훑고 있노라니 옆에 40대가 될까말까한 아줌마가 와 앉으며 능숙한 척 동시통역 수화기를 조작한다. 가만히 보니 이건 엉터리다. 채널 2번에 놓고 들으면 영어는 우리말로 우리말은 영어로 번역된다는 사회자의 안내를 들었는데, 늦게 와서 7번에 놓아 있는 채로 듣는 척 하는 것이다.

 

 다음 일본 큐슈대학 다케루 야나기 교수가 '일본 북서 큐슈 지역에서의 배호분지 현무암류와 이와 연관된 지구조적 진화 과정'을 발표하게 돼 있어 조작해 주려고 했더니 일본말이라 그냥 듣겠다고 고집한다. 그래도 채널을 고정시켜 주며 볼륨을 맞추어 들으라 했다. 아니나 다를까 앞서 발표한 돌문화 공원 직원말고는 아홉 분 모두 영어로 했다. 

 

 발표가 끝나자마자 다음 발표 준비하는 틈새에 그녀가 자리를 다른 데로 옮겨버린다. 사실이지 그 분들도 서툰 영어고 화산학 전문 용어고 보니, 처음에는 정말 무슨 말인지 어리벙벙했다. mantle(지각과 중심핵의 중간부), spinel(첨정석, 尖晶石) 같은 것은 모두 원어로 통역했고, 그냥 어려운 용어를 쓰니 통역하는 아줌마의 청아한 목소리만 들릴 뿐이다.

 


 

 기념품과 자료도 탔겠다 두 번째 발표가 끝나자 슬슬 나가는 아줌마들이 눈에 띈다. 나는 내가 오르는 오름이 화산체여서 화산에 흥미를 가졌을 뿐 아니라 아소산은 두어 번 다녀온 경험이 있어 인내심을 발휘하여 대강 넘겨짚기 시작하다보니 어느 정도 익숙해 갔다. 아무도 아는 얼굴이 없고 기본 실력이 없다면 나라도 내 뺐을 것이다.

 

 방청객이 하나둘 사라지고 식구들만 하는 잔치가 되어도 그칠 줄 모르고 계속되었고 나도 적응되었다. 중국 북경대학 리앙왕 교수의 '남부티벳 지역의 충돌-후기 화산암의 지연대학적 연구'와 부산대학교 윤성휴 교수의 '백령도 지하의 맨틀 연구', 러시아 국가과학원 화산지진연구소 알랙시 유 교수의 '러시아, 캄챠카 반도에서 최근 화산활동' 사진을 보여줄 때는 달려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그러나 저러나 전반전이 끝나고는 가고 싶은 생각이 사라져 집에 전화를 넣고는 일본 구마모토 대학의 도시아키 하세나카 교수의 '아소 칼데라의 최근 활동', 중국 국가과학원 리우 지아퀴 교수의 '장백산(백두산) 화산활동', 필리핀 대학 어네스토 쿠퍼즈 연구원의 '필리핀의 활화산' 보고까지 다 듣고 호텔 뷔페로 마련된 저녁 만찬도 잘 먹고 왔다.

 


 

♬ Natasha Dance - Chris de Burgh




 
가져온 곳: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글쓴이: 김창집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