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敎育.學事 關係

미국의 교육문제(초중등학교)

鶴山 徐 仁 2005. 7. 5. 21:17
 글:김태완 박사(계명대 교수: 전임 사대 학장)
2005/3/22(화)
미국의 교육문제  

오늘은 미국의 초중등교육에 대해 그동안 미국의 신문과 방송 등에 소개된 내용을 중심으로 한번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미국의 초중등학교를 보면, 기숙학교로 운영되는 사립중등학교는 학비가 비싼 것을 제외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비교적 부유한 사람들이 사는 교외지역의 학교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흑인과 남미인들이 많이 모여 사는 대도시의 도심에 있는 학교들이 문제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대안으로 제시된 것중 특성화학교(magnet school)만 효과가 있고, 협약학교(charter school)와 민영화(privatization)는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연방정부는 주정부가 교육에 더많은 투자를 하기를 요구하지만, 연방정부가 지원하는 규모가 전체 교육비의 8% 수준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주정부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미국의 교육은 주정부의 책임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연방정부는 권한도 없고, 책임도 없습니다. 뉴욕시의 경우, 지난 해에 부시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No Child Left Behind 정책에 따라 학부모가 자녀의 학교를 옮겨달라는 요구를 한 사람은 만 여명을 넘었지만 실제로 옮겨준 학생은 10%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들을 종합해서 보면, 문제는 결국 값싼 교육(cheap education)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제는 이미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또는 주문생산 체제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진국 역시 교육은 여전히 단가가 적게 드는 대량생산시스템에 머물러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최근 뉴욕주의 최고법원 배심원들이 앞으로 뉴욕시는 110만명에 이르는 K-12 학생을 위한 교육비로서 앞으로 4년간 56억불(약 6조원)을 추가로 더 지출(학생 일인당 약 5,000불, 한화로 약 550만원)하고 92억불(약 10조원)을 교육시설 개선에 사용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는 뉴욕주의 최고법원이 교육계의 손을 들어 준  매우 의미있는 사건입니다.

현재 뉴욕시의 교육전문가들은 뉴욕시의 교육을 개선하기 위해 현실적으로 얼마가 필요한지, 그리고 어떻게 조달할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연구결과는 뉴욕주의 주지사에게 전달되고, 주지사는 이를 검토하여 주의회에 입법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뉴욕시의 교육계는 앞으로 멀고도 험한 길을 가야 합니다. 그러나 더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모습은 좋게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그동안의 획일적이고 값싼 교육을 지양하고, 좀더 다양하고 비싼 교육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제시해 보면, 첫째, 매년 교육예산의 15%인 3조원에 달하는 지원을 받는 사립학교를 평준화정책에서 자유롭게 해 줌으로써 그 재원으로 공립학교에 대한 지원을 늘이고, 공립학교에 대해서도 학생이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사립학교는 가능한 한 기숙학교로 운영하도록 하여 교육의 질을 높이면, 예를 들어, 거창고등학교같이 학생들이 겨울에 토끼잡이도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평준화정책에서 자유로워지는 사립학교가 자칫 돈많은 집의 자녀가 다니는 새로운 귀족학교로 인식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사립학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도 능력이 있으면 장학금으로 충분히 다닐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세째,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의식이 다양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바뀌어 다양한 학교를 수용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이 똑같이 대우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여 자신의 생각이나 수준, 또는 자신의 위치나 처지와 다른 것을 인정, 수용,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고, 사회적으로 모든 일이 획일적으로 이루어지기를 요구하고 기대합니다.  

좀더 넓게 생각해 보면, 현재 국제사회에서 경제적으로 기여하는 만큼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국가는 일본과 한국입니다. 그것은 두 나라 국민들이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것도 중요한 이유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비교적 단일성을 유지해 온 생활로 인해 다양성을 경험해 보지 못한 데서 오는 한국과 일본 사람들의 좁은 mind 에 있습니다. 좁은 mind 는 자신과 다른 것을 받아들이고, 다른 것과 더불어 살아가는 능력의 부족으로 나타납니다.

특히, 개방이 늦게 이루어진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경제적으로 베푸는 입장에 있는 자신의 위치를 생각하지 못하고, 정신적으로는 보호받고 혜택을 받으려고 하는 후진국적인 사고방식으로 인해 더욱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명실상부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와 다른 것에 대해 더많이 배려하고, 우리의 의식이 다양성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나가야 합니다.

이런 교육정책의 변화는 우리 학교교육의 질을 높임으로서 결과적으로 학부모가 부담하는 엄청난 사교육비와  조기유학 비용을 줄이고, 사회의 공교육에 대한 불만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문서로만 다양성과 창의성의 신장을 교육개혁의 목표로 할 것이 아니라 이를 실천으로 옮겨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정부와 국회는 물론, 신문과 방송 등 우리 사회 전체가 획일적이 아닌 그야말로 다양한 학교를 수용하려는 매우 강한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