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푸른 오월/ 노천명

鶴山 徐 仁 2026. 5. 5. 20:56

푸른 오월/ 노천명

청자빛 하늘이

육모정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 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몰려드는 향수를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 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딴 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 냄새가 물신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 순이 벋어 나오던 길섶

어디메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호납나물 젓가락나물 참나물을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지 아니한가,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긴 담을 끼고 외딴 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 냄새가 물신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