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52시간제로 R&D 성과 줄어”… 그런데도 예외조항 뺀다는 野
동아일보 업데이트 2025-02-18 08:372025년 2월 18일 08시 37분 입력 2025-02-17 23:2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 디베이트 Ⅲ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반도체특별법 노동시간 적용제외 어떻게?’에 참석해 김태년 의원의 법안 설명을 들으며 대화하고 있다. 2025.2.3 뉴스1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 후 기업들이 운영하는 연구조직 4곳 중 3곳은 연구개발(R&D) 성과가 줄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신제품 개발, 품질 개선 등 혁신의 속도도 떨어지고 있다.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은 반도체 분야 R&D 인력만이라도 주 52시간제의 예외로 인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제외한 채 반도체특별법을 추진하기로 최종 입장을 정했다고 한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부설 연구소, R&D 전담 부서를 둔 50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6%는 주 52시간제 시행 이후 연구개발 성과가 저하됐다. 절반 가까이가 신제품 개발의 혁신성이 떨어졌다고 답했고, 연구 인력의 역량 제고 등에 문제가 생겼다는 기업도 많았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54%는 R&D에 드는 시간이 길어졌다고 했다.
인공지능(AI), 정보기술(IT) 등 급격한 혁신이 이뤄지는 분야에선 첨단 신기술을 반영한 제품을 단 몇 주만 먼저 내놔도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대단히 크다.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 논의가 반도체 분야에서 시작된 이유다. 이와 관련해 이달 초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관련 토론회를 직접 주재하면서 “특정 산업의 연구개발 분야 고소득 전문가들이 동의하면 예외로 몰아서 일하게 해주자는 게 왜 안 되냐고 하니 할 말이 없더라”고 했다. 이런 발언 때문에 산업계의 기대감이 커졌지만, 민주당이 어제 국회의 관련 법안소위에서 예외조항 신설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는 바람에 논의는 난항을 겪고 있다.
어제 이 대표는 자신의 상속세 완화 주장과 관련한 ‘우클릭’ 비판에 “세상 바뀌는데 변하지 않는 게 바보”라고 했다. AI 전환, 중국의 추격으로 심각한 위기를 맞은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주 52시간제에 묶여 판을 뒤집을 기회마저 차단당하고 있다. ‘반도체의 거인’으로 불리던 미국 인텔 공장을 대만 TSMC가 인수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금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격변 중이다. 경쟁자들이 뛸 때 우리 기업을 기게 만드는 경직적 주 52시간제야말로 세상의 변화에 맞춰 바꿔야 할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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