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國際.經濟 關係

美, 무역흑자 문제삼는데… 韓, 여행-유학 등 적자 1년새 3배로

鶴山 徐 仁 2025. 2. 16. 12:35

美, 무역흑자 문제삼는데… 韓, 여행-유학 등 적자 1년새 3배로

 

세종=정순구 기자 , 세종=김수현 기자

입력 2025-02-14 03:00 수정 2025-02-14 03:00


한국, 대미 투자 7년간 2배 늘때… 美의 대한 투자는 58% 증가 그쳐
정부, 다음주 美와 고위급 관세외교… “투자 등 수치 적극 활용해야” 지적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감소세를 보였던 대미(對美)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2023년 미국으로의 여행과 유학 등이 증가하며 약 3배로 뛰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이후 한국의 대미 투자는 2배로 확대됐지만 미국의 대한(對韓) 투자는 5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사람도, 돈도 미국으로 향한 셈이다. 미국발(發)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한국 정부도 구체적인 숫자들을 토대로 적극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 워싱턴에 통상 고위 당국자를 파견해 관세전쟁과 관련한 외교 접촉에 나설 예정이다.


● 대미 서비스수지 적자 3배로 ↑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3년 한국의 대미 서비스수지는 70억3900만 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전년(25억7800만 달러 적자)보다 약 2.7배로 증가한 규모다.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당시였던 2017년 163억3800만 달러에 달했던 대미 서비스수지 적자는 2022년까지 5년 연속 감소하다가 2023년 다시 급증했다.

서비스수지는 유통, 컨설팅, 여행 등의 서비스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입·지출을 뜻한다. 2023년 한국의 대미 서비스수지 적자 폭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여행과 지식재산권 사용료 등에서 적자가 커졌기 때문이다. 여행수지 적자 폭은 2022년 7억7300만 달러 적자에서 2023년 17억1500만 달러 적자로 120% 이상 급등했다. 코로나19로 감소했던 해외 여행객이 2023년 대유행 종식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이다.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지 적자 규모도 2022년 25억6200만 달러 적자에서 2023년 34억3500만 달러 적자로 30% 이상 증가했고, 기타 사업서비스 수지 적자 폭 역시 15억7900만 달러 적자에서 29억9400만 달러 적자로 급증했다. 지식재산권 사용료란 특허권, 상표 등의 사용에 대한 대가를 말한다. 기타 사업서비스에는 연구개발(R&D) 및 경영 컨설팅 거래 등이 포함된다.


● “관세 협상에 적극 활용해야”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도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한국수출입은행에 따르면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16년 136억7100만 달러 수준이던 한국의 대미 투자 규모는 2023년 280억4500만 달러로 105% 뛰었다. 반면 미국의 대한 투자는 2016년 38억7300만 달러에서 2023년 61억2800만 달러로 약 58%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단순 규모만 봐도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는 규모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의 대미 수출이 늘어난 배경에는 대미 투자 증가가 일부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투자가 10% 상승하면 우리 수출은 약 0.202% 상승한다. 미국 현지에 설립된 우리 법인이 한국으로부터 부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세 부과 압박에 맞서 한국도 구체적인 수치를 활용해 목소리를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곽노성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명예교수는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급증은 미국 내 직접 투자가 늘어났기 때문인데 최근 미국이 원천 기술의 ‘저작권료(로열티)’를 주장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어 대미 서비스수지 적자는 매년 늘 수 있다”며 “이런 부분을 미국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내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수동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글로벌경쟁전략연구단장도 “대미 무역수지 흑자가 대미 투자 과정의 일환이라는 점을 앞세우는 논리는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미국이 발표한 철강 관세 부과일인 3월 14일을 한 달 앞두고 고위급 외교활동에 나선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17일 워싱턴에서 상무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등 관계자를 만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 상무부와 산업부 간 장관급 회담도 추진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