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4.06.05. 21:25업데이트 2024.06.06. 09:42
서울대학교 전경. /조선일보 DB
영국의 글로벌 대학 평가 기관 QS(Quacquarelli Symonds)가 5일 발표한 ‘2024 세계대학평가’에서 한국의 상위권 대학들의 순위가 대체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00위 안에 포함된 곳은 작년과 같은 5곳이었다. 서울대(31위)는 1년 만에 순위가 10계단 올라 2015년 이후 9년 만에 도쿄대(32위)를 추월했다.
이번 평가는 세계 5000여 대학을 평가해 1500위까지 순위를 매겼다. 국내 대학은 총 43곳이 순위에 올랐다. 올해 평가에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상위권 한국 대학들이 약진했다. 연세대는 작년보다 20위가 오른 56위를 기록했고, 고려대는 작년 79위에서 올해 67위로 올랐다. 카이스트(56위->53위), 포스텍(100위->98위) 등도 소폭 순위가 상승했다. 성균관대(123위)와 한양대(162위)도 전년보다 각각 22계단·2계단 뛰어올랐다. 이번 평가에서 100위 안에 든 대학은 미국이 25곳으로 가장 많았고, 영국(15곳)과 호주(9곳)가 그 다음이었다. 한국은 중국·독일·홍콩과 똑같이 5곳이었고, 일본은 4곳이었다.
그래픽=김하경
한국의 상위권 대학들 순위가 올라간 건 대학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과를 평가하는 ‘지속 가능성’ 지표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덕분으로 분석된다. QS가 지난해 새로 도입한 이 지표는 성평등 고용이나 친환경 정책 등을 많이 실행할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이 지표 도입 후 상위권 대학들 가운데 ESG를 위한 별도 조직을 꾸리고 제도를 개선한 경우가 많았다.
올해 서울대는 아시아권 대학 중에서 여섯째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취업 성과’ 지표는 작년 세계 8위에서 올해 4위로 올랐다. 취업률이 높을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영향력 있는 졸업생을 많이 배출하고 있다는 의미다. ‘학계 평가’는 세계 20위, ‘졸업생 평판’은 16위에 올랐다. 서울대는 2015년 36위로 당시 39위였던 일본 도쿄대를 한 차례 앞섰지만 이후엔 줄곧 뒤처졌다. 그러다 올해 순위가 전년 대비 10계단 오르면서 전년 대비 4계단 떨어진 도쿄대(32위)를 다시 앞질렀다.
그래픽=김하경
대학의 연구 역량을 나타내는 ‘논문 피인용 수’에선 광주과기원이 작년보다 한 계단 오른 세계 4위를 기록했다. 국내 대학 중 1위다. 대구경북과기원(12위), 울산과기원(34위)도 상위권에 올랐다.
올해 50위권에 진입한 연세대는 3년 연속 아시아 사립대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교수 1인당 학생 수 지표에선 포스텍이 세계 24위를 기록해 한국 대학 중 가장 높았고, 외국인 학생 비율은 한양대가 257위로 국내 정상이었다.
전체 대학 순위에서는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가 13년 연속 1위를 지켰다. 2위부터 5위까진 모두 영미권 대학이 차지했다. 2위는 작년보다 4계단 오른 임피리얼칼리지(영국)였고, 3위는 옥스퍼드대(영국)였다. 4위와 5위엔 각각 하버드대(미국)와 케임브리지대(영국)가 올랐다. 10위권 안에서 영미권 대학이 아닌 곳은 스위스취리히연방공과대(7위)와 싱가포르국립대(8위) 두 곳이었다.
벤 소터 QS 수석부사장은 “한국은 해외 고용주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대학의 국제화 지표에선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글로벌 협력을 강화하고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QS 세계대학평가는 ‘학계 평가’ ‘국제 연구 네트워크’ ‘취업 성과’ ‘ESG 성과’ 등 9개 지표로 대학을 평가한다.
지난 3월 고려대 화학과 김종승 교수가 연구실에서 대학원생들과 같이 표적항암제 합성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고려대는 2024년 ‘QS 세계대학평가’에서 67위를 기록했다. /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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