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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자영업자·소상공인 1000여 명이 그제 비를 맞으며 국회의사당 앞에 모였다. 내년도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을 1주일 앞두고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1년 전 같은 집회 때에 비해 3배 넘게 참석해 “제발 최저임금 좀 그만 올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영업자들이 하루 가게 문까지 닫고 집단행동에 나선 건 지나치게 빠르게 오르는 최저임금을 더는 감당할 수 없어서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한국의 최저임금은 41.6% 올랐다. 같은 5년간 주요 7개국(G7) 중 최저임금이 제일 많이 오른 캐나다의 32.1%에 비해서도 훨씬 높았다. 더욱이 노동계는 내년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해 9620원에서 1만2210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은 전체 취업자의 20%를 차지하는 자영업자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7년 2170만 원이던 자영업자들의 연평균 소득은 재작년 1952만 원으로 크게 줄었다. 한 달 평균 162만 원이다. 일부 고소득 자영업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자영업자들의 수입은 이보다도 훨씬 떨어진다.
이에 비해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임금은 하루 8시간, 주 5일 근무 기준으로 주휴수당을 포함해 월 191만4000원, 연봉으로 2297만 원이다. “집에 가져가는 돈보다 직원 월급이 훨씬 더 나간다”는 자영업자들의 푸념이 엄살이 아닌 것이다. 직원이나 아르바이트생을 내보내고 혼자 가게를 지키는 치킨집, 카페, 편의점의 ‘나 홀로 사장’이 늘어나고, 월급이 안 드는 가족 노동에 의존해 근근이 장사를 이어가는 한계선상의 자영업자가 많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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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한국의 최저임금은 이미 일본, 대만, 홍콩을 뛰어넘어 아시아 최고 수준이다. 반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자영업자들의 빚은 폭증했고, 연체율도 빠르게 치솟고 있다. 10명 중 한 명은 세 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돈으로 간신히 사업을 유지한다. 게다가 급등한 전기·가스요금과 식재료 값 때문에 하루하루가 가시밭길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최저임금을 큰 폭으로 올리는 건 가까스로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벼랑 끝에서 떠미는 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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