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20대 29.4% “한국인인 게 싫다”… ‘피곤한 경쟁사회’ 스트레스
입력 2023-05-13 00:00업데이트 2023-05-13 04:15
한국 현대사는 유례없는 성공의 역사다. 전후 140여 개 독립국가 가운데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개발도상국으로는 처음으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고, 한국 문화와 한국적인 삶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기적 같은 성취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을 느끼는 사람은 절반 남짓밖에 안 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동아일보와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프로가 성인 남녀 18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답한 사람은 55%에 불과했다. ‘별로 자랑스럽지 않다’는 답변이 22%, 나머지 23%는 ‘한국인인 것이 싫다’고 했다. 특히 10, 20대는 ‘한국인인 것이 싫다’고 답한 비율이 10명 중 3명(28.8∼29.4%)이었다. 국가의 성공이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나 개인의 성취감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가 발달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면 국위 선양이 국가 자부심으로 연결되지 않는 것이 보편적이다. 젊을수록 현실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적 특수성도 눈에 띈다. ‘한국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이미지’에 대한 복수 응답에서 ‘역동적이다’(25.8%)도 있었지만 ‘경쟁적이다’(36.5%) ‘복잡하다’(17.7%) ‘피곤하다’(16.3%)는 답변이 많았다. 압축 성장 과정에서 과열 경쟁과 성공에 대한 강박이 사회 불만으로 표현된 것이다.
경쟁이 치열할수록 실패한 사람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내 삶이 고달픈데 국가의 성공에 긍지를 가질 여유가 있겠나. 아무리 노력해도 사회 경제적 배경의 한계를 넘을 수 없다고 느끼면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커지게 된다. 한국인의 행복도가 최하위 수준인 것도 이 같은 사회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국가의 성공에 내 몫이 있다는 사람이 많아져야 행복도가 올라가고 집단의 역량도 강화된다. 다양한 삶의 가치를 존중해 소모적 경쟁을 줄이고, 공정 경쟁을 보장하며, 실패해도 재기의 기회와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받는다는 믿음을 줘야 공동체에 대한 신뢰와 책임감이 생길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갈등을 조율하고 합의를 끌어내는 정치가 작동해야 가능한 일이다. ‘K’가 붙는 가장 부끄러운 단어로 ‘K정치’가 압도적 1위(52.7%)로 꼽혔다는 조사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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