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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거세지는 ‘빅스텝’ 후폭풍… 경제운용계획 원점서 다시 짜라

鶴山 徐 仁 2022. 5. 11. 10:36

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거세지는 ‘빅스텝’ 후폭풍… 경제운용계획 원점서 다시 짜라

 

입력 2022-05-11 00:00 업데이트 2022-05-11 09:05


 

 

미국발(發) 통화 긴축으로 뉴욕증시가 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폭락한 데 이어 어제 한국 코스피지수도 2,600 선이 무너지며 17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달 4일 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린 뒤 한미 증시는 등락을 반복하다가 최근 하락 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최근 들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것은 미국이 급격하게 돈줄을 죄는 ‘빅스텝’에 나선 뒤 시간차를 두고 긴축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 닥친 복합위기가 쉽게 해소되기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실물경제의 바로미터인 증시가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재정으로 성장을 떠받치자니 물가가 오르고, 물가를 잡으려고 금리를 대폭 올리자니 불황이 우려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그런데도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새 정부 첫 국무회의에 올릴 예정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원화 절하 폭이 심하지 않다고 발언한 뒤 환율이 급등하면서 자본 유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정책의 컨트롤타워와 통화 당국의 수장이 복합위기에 걸맞은 종합적 대응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새 경제팀은 위기를 직시하며 경제의 펀더멘털 점검에 나서야 한다. 당국자들은 기초체력이 튼튼하다지만 경제의 기둥 격인 무역수지는 올 들어 66억 달러 적자이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년 반 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경제의 파이를 키워 고용을 늘리는 선순환 고리도 깨진 지 오래다. 이런 현실과 달리 지금의 경제정책 방향은 글로벌 경기가 양호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전제로 만든 것이다. 고장 난 성장엔진을 교체하는 개혁과제를 중심으로 경제운용계획을 다시 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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