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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 칼럼] 멸종되는 ‘한국산(made in korea)’ 자동차

鶴山 徐 仁 2021. 11. 19. 19:23

[팀장 칼럼] 멸종되는 ‘한국산(made in korea)’ 자동차

 

연선옥 기자


입력 2021.11.19 14:00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 공장 ‘고사(枯死) 작전’에 돌입한 듯싶다. GM의 2인자 스티브 키퍼 사장이 이달 초 방한하면서 한국 공장에서도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터무니없는 기대였다. 전기차는커녕 추가 생산 물량을 약속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국내에 출시할 신차를 모두 수입해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부평과 창원에 있는 한국GM 공장은 연간 60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지만, GM은 공장에 일감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절반 이상의 설비를 녹슬게 하고 있다. GM은 지난 2018년 산업은행으로부터 8000억원을 지원받는 대가로 10년 동안 공장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 상태로라면 GM은 약속된 2028년이 되면 미련 없이 공장을 철수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 경제의 큰 버팀목인 르노삼성의 처지도 다르지 않다. 르노그룹은 지난해 9월에야 유럽 수출용 ‘XM3′ 생산을 부산공장에 맡겼지만, 생산량은 한창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면서 부산공장을 세계 르노그룹 생산기지 중 수익성이 가장 낮은 곳으로 지목하며 철수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GM과 르노는 외국 기업이지만, 창원, 부평, 부산에 조립공장을 세우면서 해당 지역을 먹여 살려 왔다. 공장에 직접 고용된 인원과 부품 협력사 일자리만 수십만개이고 이를 기반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지역 소상공인은 훨씬 많다. 매년 수십만대의 차가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으로 수출되면서 우리 경제가 상당한 득을 본 것이다.

 

10년 뒤에도 이 공장들이 해당 지역을 먹여 살리고 있을까. 불행히도 아닐 가능성이 커 보인다. GM과 르노 본사에서 한국 공장을 겨냥해 내놓은 발언을 보면 당장 내일 공장 가동을 멈춘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 13년간 적자를 지속한 쌍용차의 회생은 불투명한 상태고, 국내에선 미국의 ‘테슬라’나 ‘리비안’ 같은 스타트업이 등장할 조짐도 보이지 않는다. 최악의 경우 몇 년 뒤엔 ‘메이드인 코리아’ 완성차를 판매하는 업체가 현대차그룹 단 한 곳만 남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전 세계 도로를 달리는 한국산 자동차가 줄면 가장 먼저 지역 경제가 무너진다. 공장이 멈추고 난 뒤에는 갖은 노력을 해봐야 이전의 영광을 되찾기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앞서 지역 기반 산업이 몰락한 곳곳에서 확인했다.

 

그동안 외국 기업들이 임금이 싼 중국 대신 한국에 공장을 세운 이유는 높은 품질 때문이었다. ‘메이드인 코리아’라면 믿고 구매하는 세계 소비자들이 많은 덕분에 높은 생산비를 감내하고 국내에 공장을 세웠다. 그런데 파업을 정기적으로 반복하는 강성 노조의 행태가 고품질이라는 한국 경쟁력을 덮어버리는 상황이 됐다. 그동안 GM과 르노 본사는 한국이 수익성과 비용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달라고 국내 공장에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하지만 한국 공장은 매번 이를 증명하는 데 실패했다.

 

그나마 손 써볼 시간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한국에도 노조의 파업이 없는 공장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 기업에 보여줘야 한다. 파업하지 않는 근로자가 고품질 자동차를 생산하는 스마트공장 시범단지를 조성하거나, 일정 인원을 고용하면 유연한 형태로 고용하도록 하는 시험도 고려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