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07.07 14:58 | 수정 2020.07.07 15:25
정치권 "1980년대 NL 대 PD 논쟁과 유사"
2017년 3월 서울시청에서 열린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3회 한국여성대회 기념식 & 성평등정책토크 행사에서 당시 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성범죄로 복역 중인 안희전 전 충남지사 모친 빈소에 문재인 대통령이 조화를 보내고 국회의장, 국무총리, 장관을 비롯한 여야 정치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데 대해 정의당과 국회 여성단체는 “무책임하다”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자 친문(親文) 네티즌들은 “너희는 인륜(人倫)도 없느냐” “페미니즘은 엄마도 없느냐” “정의당은 답이 없다”며 정의당과 여성주의 진영을 공격하고 있다.
7일 한 친문 커뮤니티엔 이 논란과 관련, “오랫동안 함께 했던 동지의 모친상이다. 모친상!”이라며 “(문 대통령이) 그간 안 전 지사 모친과 알고 지냈을 텐데, 정말 각박하다”고 했다. “정의당은 이제 그냥 페미 정당이냐. 페미니즘은 인의(仁義)도 없느냐”고 했다. 또다른 친문 네티즌도 “문 대통령이 조화를 안 전 지사에게 보낸 게 아니라 돌아가신 모친에게 보낸 것 아니냐”며 “고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해야 할 때, 정의당이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한 남성 역사학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노회찬 의원 빈소에 조화를 보낸 것을 언급하며 “과거 미래통합당조차 ‘뇌물 받고 자살한 사람 빈소에 대통령 직함을 쓴 화환을 보냈다’며 비난하진 않았다”고 했다.
비서 성폭행 혐의로 3년 6개월 형을 확정받고 복역중인 안희정(왼쪽) 전 충남지사가 6일 일시 석방돼 어머니 빈소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도착해 취재진을 만난 모습. 오른쪽은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조화./연합뉴스
이에 대해 정의당을 지지하는 일부 여성들은 “민주당 NL 꼰대들은 여성 인권을 운운할 자격이 없다” “더불어마초당이냐”며 반박하는 상황이다. 국회의 한 여성 보좌진은 “이걸 인륜 문제로 몰아가는 것은 그릇된 상황 인식”이라며 “고인의 죽음을 사인(私人)이자 자연인 자격으로 애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거기에 대통령 등 국가의 공직이 개입하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주류 586 남성들, 여성주의 이해 불가능”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주류 남성중심주의적 운동권 문화와 정의당의 여성주의 가치가 안 전 지사 ‘조화 파동’으로 본격적인 충돌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번 사태는 과거 운동권의 NL·PD 논쟁을 연상케하는 면이 있다”고 했다. 1980년대 당시 운동권의 민족해방(NL) 계열은 ‘민족’과 ‘자주’를 절대 가치로 삼았고, 여성·노동자 등 계급 문제를 비교적 하위 가치로 취급했다. 반면 민중민주(PD) 계열은 ‘민족’보단 ‘계급’을 중시하고 노동·학 생 운동 등을 통해 자본주의 체제를 극복할 것을 주장했다.
이번 논쟁 역시 남성 중심적 NL 운동권이 주류인 민주당과, PD적 문제의식을 강조하는 정의당 간의 ‘근본적 가치 충돌’이라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주류 운동권 남성들 시각에서 ‘모친상 조화’에 문제를 제기하는 여성주의적 문제의식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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