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드온이 그 금으로 에봇 하나를 만들어 자기의 성읍 오브라에 두었더니 온 이스라엘이 그것을 음란하게 위하므로 그것이 기드온과 그의 집에 올무가 되니라>(27절).
<에봇>이란 원래 대제사장의 의복으로 가슴과 등을 덮었던 조끼 모양의 상의였습니다.
특별히 대제사장이 하나님의 뜻을 묻고자 할 때는 이 옷을 입고 우림과 둠밈으로 판결을 구하기도 했습니다(출 28:6-30).
그런데 기드온이 미디안 군대와의 전쟁에서 탈취한 금으로 에봇을 만들어 전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백성들을 범죄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즉 이스라엘 백성들이 실로에 있는 성막 제사에 집중하지 않고, 기드온의 에봇이 있는 오브라에서 제사하며 점차 우상숭배의 길로 빠져들었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기드온이 사는 사십 년 동안은 그 땅이 평온하였더라>(28절)고 했습니다.
7년 동안이나 이스라엘을 괴롭혀 왔던 미디안 세력이 진멸됨에 따라 이스라엘이 그렇게 평화를 누리긴 했으나 그 이면에서의 타락의 움직임은 이미 감지되고 있었습니다.
백성들은 기드온 생전에도 금 에봇을 숭배하는 등의 가증한 행실을 드러냈지만 기드온 사후에는 더욱 기다렸다는 듯 열렬히 바알을 숭배하기 시작했습니다(33절).
이스라엘이 자유와 평화를 신앙 성숙보다는 도리어 육신의 정욕을 충족시키는 기회로 삼았던 것입니다(갈 5:13).
우리는 여기서 새삼 인간의 본성에 자리 잡은 우상숭배의 욕망이 얼마나 뿌리 깊은 것인가를 통렬하게 깨닫게 됩니다.
요즘도 마찬가집니다.
굳이 기드온이 만든 금 에봇이 아니더라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믿는 자들조차도 물질주의, 맘모니즘에 절어 삽니까?
과연 현대인들이 하나님만을 섬길까요? 깊은 자성과 회개가 요구되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