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연수 강연나선 대학 교수 "태극기 부대는 도태된 잉여 세력… 반공주의·반북에 머물러 있다"
憲裁 통진당 해산 결정에 대해선 "빨갱이몰리면 권리 인정않는 헌법"
교육부 주최 행사에서 발표자가 "자신이 반북(反北)이란 걸 과잉되게 표명함으로써 (한국 사회에서) 인정받고자 한다"며 탈북자를 비난하고, 보수 성향 단체는 "소외되고 배제돼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사회적 위치도 박탈당한 이들로, 촛불혁명에 대항하는 세력"이라고 비하했다.
행사는 교육부 주최로 9~10일 서울 마포구에서 교사 대상으로 열린 '평화통일 교육 공감한마당'이다. 매년 개최되는 평화·통일교육 연수로 전국 초·중·고 교사들이 참석한다. 올해는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적대와 혐오를 넘은 평화감수성 회복'이란 제목의 강의를 한 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보수 성향 단체 시위대를 '태극기부대'로 부르며 탈북자와 더불어 "분단 폭력의 희생자"라고 표현하면서 계몽 대상으로 취급했다. 탈북자는 "한국 사회 적응을 위해 북한을 과잉해서 비판"해야 하는 처지고, 보수 성향 단체는 "사회에서 밀려나 반북·반공주의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탈북자는 고향을 부정하는 사람들"
김 교수는 탈북자들이 북한 실태를 고발하는 것을 "자신들이 반북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과잉되게 표명함으로써 인정받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국 사회가 탈북자에게 요구하는 역할이 자신들의 고향을 부정하는 것이라는 것을 파악해 더 과도하게 그 역할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탈북자는 오늘도 자발적으로 모국(북한)을 비판하고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을 부정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또 정부가 탈북자들의 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국정원 합동신문센터가 만들어진 2008년 이후 국정원이 적발한 탈북자 출신 간첩 수가 크게 늘어났다"고 했다. 그는 "북에 있는 가족이 그리워 북에 연락하면 국정원이 간첩으로 기획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탈북자를 간첩으로 만든다는 주장이다.
◇"태극기 부대는 도태된 이들"
김 교수는 보수 성향 단체를 '사회에서 배제되고 도태된 잉여'라고 표현했다. 또 "'촛불혁명'은 대다수의 시민이 각자의 위치에서 불공정성과 부정의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것이고, '태극기'는 이에 대항하는 세력"이라고 했다. 그는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과거에 사는 대다수의 '태극기'들은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해 분노한 이들"이라고 했다. 이들의 시위는 "사회에서 배제당한 노인층이 태극기를 들고 반공, 반북, 친미를 외치는 것은 자신들의 잃어버린 자리를 찾기 위한 인간투쟁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태극기의 극우적인 행동은 분단을 가로질러 난민, 여성, 성적 소수자까지 확장되고 있다"고도 했다. 이들이 성적 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들을 적대적으로 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 토론자로 참여한 한 교사는 "그동안 태극기부대는 소음 공해 가해자로만 인식했다"며 "태극기부대를 (사회의) 피해자·희생자로 보는 게 신선했다"며 김 교수를 거들었다.
김 교수는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에 대해선 "헌법 위에 '분단'이라는 이면(裏面) 헌법이 존재한다는 것을 헌법재판소가 인정했다"며 "빨갱이로 몰린 자에게는 권리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일종의 관습 헌법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헌법 최고 기관이
명문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교육계에선 "교육부가 학생들의 평화·통일 교육을 위해 마련한 교사 연수 프로그램인데 발표자가 정치 편향적 주장을 편 것은 문제"라는 말이 나왔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해당 강사의 개인적인 입장으로 문제 소지가 있는지 살펴보겠다"며 "행사의 여러 부분 중 일부이고 강의 내용 전체적인 맥락에서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