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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노조원의 반성문

鶴山 徐 仁 2019. 6. 5. 11:07

현대重 노조원의 반성문

조선일보 
                             

김은중 기자 


입력 2019.06.05 01:30


"지도부, 파업 불참 동료를 쥐새끼라 불러
불법 파업·점거로 조합원 선동해선 안돼"

최근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메신저 등을 통해 '한 민노총 조합원의 반성문'이라 명명(命名)된 편지를 돌려 보고 있다. 이 글을 작성한 A씨는 민노총 산하 현대중공업노조 소속으로, 지난달 27~31일 노조가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법인분할) 안건의 임시주주총회 통과를 반대하며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불법 점거했을 당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집회에 참석했다고 스스로를 밝혔다.

A씨가 쓴 편지에는 파업 대오 속 집행부의 실상(實相)이 드러나 있다. A씨는 "지도부가 일하는 조합원을 '쥐새끼'라고 하고, (불참자들을) 잡으러 간다며 큰소리를 쳤다"며 "조합원을 위해서 물적 분할을 막자면서 파업 자리에 동참하지 못한 더 많은 조합원을 마치 적(敵)인 것 같이 말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불법 파업, 불법 점거, 불법 폭력은 언론의 관심을 끌고 조합원을 선동하기는 좋지만,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당장은 어렵겠지만, 다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또 "우리가 아무것도 얻을 게 없는 잘못된 길을 따를 게 아니라 좁은 길이라도 넓히고 따르게 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썼다.

'민노총 조합원의 반성문'은 원고지 5매(1000자) 분량으로, 노조가 한마음회관에서 철수한 지난달 31일 한 임원 앞으로 도착했다. A씨는 "내가 생각이 부족한지 모르겠지만, 조합원들을 모아 놓고 집회를 할 때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답답함과 불편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민노총은) 쇠파이프를 들라는 선동을 서슴없이 했다"며 "생존권 사수라는 절박함은 폭력으로 지킬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조합원을 폭력의 주인공으로 내세우려는 것이, 마치 이번 파업 이후의 일들을 준비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고 했다.

이런 분위기는 지난 3일 파업 중인 노조원들이 동료들을 상대로 '파업 불참 이유'를 추궁하다 집단 구타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이날은 노조가 현대중공업 물적 분할의 주총 통과가 '원천 무효'라 주장하며 전면 파업에 들어간 날이다. 울산 동부경찰서는 현대중공업 노조원 3명을 폭행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4일 밝혔다.

현대중공업 측에 따르면, 유도 유단자로 알려진 한 노조원(34)은 3일 오전 8시 50분쯤 중조립 공장 진입을 시도하다 생산팀장 심모(47)씨를 밀쳤다. 심씨는 꼬리뼈에 금이 가 전치 8주 진단을 받았다. 같은 날 오후 12시 20분쯤에는 파업에 불참한 6급 기사 김모(26)씨가 노조원 여러 명에게 밀려 넘어져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둔기로 머리 뒷부분을 맞았다"고 진술했다. 현대중공업은 3일 폭행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한 6명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파업과 관련한 민노총의 폭력 행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31일 울산대 체육관에서 열린 주총 당시 행사 지원 업무를 맡았던 한 직원은 민노총 조합원과 몸싸움 끝에 계단에서 넘어져 다리에 큰 부상을 입었다. 곧 수술을 앞두고 있다고 한다. 이 직원의 아내는 2주 후 출산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 불참에 대한 노조 보복이 계속되자 사내(社內) 불만은 커지고 있다. 지난주 하루 3000명 수준이었던 파업 참여자는 이번 주 들어 2000명을 밑돌았고, 7시간 부분파업이 진행된 4일엔 1500명으로 참여 인원이 줄었다. 며칠 새 노조·익명 게시판에는 '지도부가 젊은 조합원들을 부추겨 동료 간에 노노(勞勞)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왜 화풀이를 파업하지 않은 조합원에게 하느냐' '막장 아침 드라마를 보는 듯한 기분이다'는 글이 올라왔다.

노조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충돌이 이번 사안의 본질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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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6/05/201906050009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