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 인정 않는 건 무오류·무결점이란 오만
민심 멀어지면 지는 것 … 청와대, 여유 갖기를
포항 지진만 해도 그렇다. 지열발전소가 원인이라는 조사단 발표가 나오자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당시 부실·졸속 추진된 지열발전 사업이 인재로 작용한 것”이라며 전 정권 탓으로 돌렸다. 집권당이라면 118명의 이재민과 막대한 재산피해를 가져온 재난으로부터 어떻게 국민을 안심시키고 피해를 구제할 것인지를 먼저 내놨어야 하는 것 아닌가. 집권당답지 못한 미성숙한 언행이 국민의 불신과 반발을 사는 것이다.
이런 사례는 넘친다. 전직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폭로가 나왔을 때 청와대는 유감 표명은커녕 “현 정부의 유전자엔 민간인 사찰이 존재하지 않는다”거나 “블랙리스트가 아니라 체크리스트”라는 말만 늘어놓았다.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에 이어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으로 수사가 확대된 지금 상황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바로 자신들은 무결점, 무오류라는 선민의식과 자만에 빠져 있는 때문이다. 그러니 잘못을 쿨하게 인정하고 바로잡으면 될 일을 무조건 반박하고 남의 탓으로 떠넘긴다. 정치컨설턴트인 박성민씨는 이를 “반박 강박증”이라고 했는데 일리 있는 지적이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에서 지면서 앞으로 갔지 않는가. 승리하는 것처럼 보여도 민심으로부터 멀어지면 지는 거다. 져주는 게 이기는 거라는 여유를 청와대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청와대가 경청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