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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海軍, 22년만에 아시아 컴백

鶴山 徐 仁 2019. 1. 12. 13:52

영국 海軍, 22년만에 아시아 컴백

조선일보
  • 파리=손진석 특파원       

  • 입력 2019.01.12 03:00


    북한 압박용 호위함 日 근해 배치, 동남아에 군사기지 건설도 추진
    EU탈퇴로 떨어진 위상 만회 노려… 中 "영국이 도발하고 있다" 반발

    대영제국의 영화(榮華)를 뒷받침했던 영국 해군이 다시 아시아로 돌아오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함정을 파견하는 것은 물론이고 군사기지까지 구축하려고 시도 중이다. 1997년 홍콩을 중국에 넘겨주면서 홍콩의 타마 기지를 폐쇄한 이후 22년 만에 아시아 복귀를 꿈꾸는 것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10일(현지 시각) 런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대북 압박을 위해 호위함 몬트로스호(號)를 일본 근해에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4900t급인 몬트로스호는 대공 미사일 32개, 대함 미사일 8개, 어뢰 4개를 동시 장착하고 공격용 헬리콥터 2대를 싣고 다닌다. 대(對)잠수함, 대함정, 대전투함 작전이 모두 가능한 전천후 함정이다. 작년 8월에도 영국 해군은 1만9560t급 상륙함 알비온호를 도쿄 근해에 보내 대북 감시 활동을 돕는 등 아시아 지역에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애쓰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0일 런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며 웃음을 짓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대북 제재를 돕기 위해 호위함 몬트로스호(號)를 일본 근해에 배치하겠다”고 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0일 런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며 웃음을 짓고 있다. 메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대북 제재를 돕기 위해 호위함 몬트로스호(號)를 일본 근해에 배치하겠다”고 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 해군은 아시아 지역에 군사 거점 기지 건설도 추진 중이다.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국방장관은 최근 텔레그래프 인터뷰에서 "동남아 지역에 새 군사기지를 만들 계획"이라며 "싱가포르나 브루나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싱가포르는 식민지, 브루나이는 보호령이었던 역사가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 해군 기지를 만드는 것은 화려했던 '대영(大英)제국'의 기억을 되살리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16세기 창설된 영국 해군은 19세기 영국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게 한 기둥 역할을 했다. 아시아에서는 아편전쟁을 통해 홍콩을 얻어낸 주역이었다. 2차 대전 때 영국 해군은 모두 900척의 군함을 거느릴 정도로 큰 규모였다. 하지만 현재는 항공모함 2척을 필두로 모두 75척의 전함(잠수함 포함)을 거느릴 정도로 규모는 줄었다. 해외 기지도 2017년까지는 남대서양의 포클랜드 기지와 지중해의 키프로스 기지, 지브롤터 기지 등 세 군데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바레인에 네 번째 기지를 준공하며 확장에 나섰다. 1935년부터 1971년까지 사용하다 폐쇄했던 이 기지를 47년 만에 재가동하며 중동 지역에 다시 진출한 것이다.

    영국 해군이 중동에 이어 아시아 지역까지 공격적으로 진출하는 것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로 인한 국가 위상의 저하를 막겠다는 의지라고 텔레그래프는 분석했다. 윌리엄슨 국방 장관은 "(동남아 기지 건설 결정은) 2차 대전 이후 영국군의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라며 "우리가 진정한 '글로벌 플레이어'로 거듭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저지하려는 우방 미국을 돕는다는 의미도 있다. 영국은 외교 전략상 브렉시트 이후 미국과 밀착할 필요를 느끼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영국의 동남아 기지 건설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방어 전략을 보완하는 성격이므로 미국이 환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10년 동안 미국에 이은 무기 수출 세계 2위 국가인 영국이 무기 판매를 늘리기 위한 경제적 목적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은 "싱가포르나 브루나이에 만들 영국 해군 기지는 무기 판매를 위한 '쇼룸(show room)'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영국 정부가) 무기 수출을 브렉시트 이후 영국 경제를 떠받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보도했다. 2017년 영국은 1130억달러(약 126조원)의 무기를 수출했는데, 국내총생산(GDP)의 2.6%에 달하는 비중이다.

    그러나 영국 정부의 구상대로 굴러갈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많다. 우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중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해 8월 영국 해군이 중국과 베트남 간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 인근을 항해하자 중국 정부는 "영국이 도발하고 있다"며 분노를 표시했다. 중국군은 지난해 소셜 미디어인 웨이신(위챗)의 공식 계정을 통해 "21세기 들어 영국 군사력은 크게 뒤처져 중국과 비교도 할 수 없다"며 "심각한 좌절을 맞보도록 하겠다"고 위협한 적이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영국에 대영제국 시대의 향수가 남아 있지만 현실에서 영국의 위상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12/201901120007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