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문제인가? 우리 국방과 안보
Written by. 이현오 입력 : 2017-07-25 오전 9:12:05
‘임기 내 전환’에서 ‘조속히’ 전환으로 바뀌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난 19일 대통령에게 보고한 ‘국정운영5개년계획’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관련 명시적 내용이다.
이 날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이 금년 5월 이전 밝혔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를 ‘임기 내’ 공약에서 ‘조속히’ 전환하는 것으로 자구를 바꿔 발표했다. 이는 지난 3월 민주당 대선 예비주자 합동토론회에서 밝힌 “가급적 일찍” 주장에서 “임기 내에”(중앙선관위 제출 10대공약)로, 그리고 이번 보고회에서 다시 “조기 전작권 전환”으로 바뀐 것이다.
현재의 남북관계를 보는 시각이나 미국과의 한미동맹 측면에서, 또 국민의 안보적 관심과 해결 증대차원에서 더 긴요한지를 판단한 결과일 것으로 보여 진다. 그러나 선후를 따진다면 논란의 소지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
수정이유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 지시로 바뀐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5월9일 19대 대통령 선거 전 당시 문재인 후보측은 중앙선관위에 제출한 ‘10대공약’에서 “임기 내에”로 명시함으로써 2022년 5월 이전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리고 이번에 “조기”로 변경한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미국과의 굳건한 한미동맹 고려와 조건에 기초한 전환을 전제했다. 국정기획위가 이처럼 시차에 따라 자구를 바꾼 것은 그만큼 이 문제가 대한민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과 파장이 지대함을 숙지했거나 이해하고 있기 때문으로 본다.
덧붙이면 현재 남북의 군사력 비교나 작전성, 거기에 현존하는 실제적 위협으로 우리 눈앞에서 전개되고 있는 북 핵과 미사일이 어떤 위기국면 내지 파국적 현상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인가를 정부 안보라인을 비롯한 당국자들이 그만큼 면밀히 분석한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임기 전이 됐건 그 이후가 되었을 지간에 우리 스스로가 스스로의 안위를 보장할 수 있는 충족 조건을 명확히 확인했는지 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 군복무 18개월, 대체복무제가 그네를 타고 있다. 현재 육군 기준 21개월 복무를 18개월로 하겠다는 계획이다. 특정 종교, 신앙을 기화로 집총 및 병역을 거부하는 소위 ‘양심적 병역거부’ 자에 대한 ‘대체복무제’도 거론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정황들을 보면 거의 완성 단계에서 요식행위, 당국자들이 좋아하는 ‘절차적 정당성’만 남겨놓고 있지는 않는가 할 정도이다.
하지만 아이러니가 있다. 국민은 별반 흥미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군대에 갈 장성한 아들을 둔 부모를 제하고는 거의 반신반의다. 아니 냉소적 반응도 다양하다. 청년 일자리가 급한데, 우리 아들 취직이 문제지 군 생활 21개월이면 어떻고 18개월이면 어떠냐 식이다. “나는 36개월” “나는 33개월도 했는데”다.
이와 전혀 반대로 ‘현역 12개월 복무도 전혀 문제없다’고 주장한 대통령후보 출마자도 있었다. 병역과 관련해 사회현상과 결부하면 찬반양론이 많을 수 있겠으나 과연 현 시기, 현 단계에서 ‘18개월’이니, ‘대체복무’니 하는 내용을 국가적 화두로 내세울 계제인지 자문(自問)하지 않을 수 없다.
1990년대 초 북한 핵 위협이 발등의 불로 떨어지던 당시 너무나도 태연자약했던 우리 정부와 국민이었다. “북한은 핵을 만들 능력도 의지도 없다”는 대통령의 발언이나 “어찌 동족에게 핵무기를 들이대겠느냐?” “북한 핵도 통일되면 통일대한민국 무기가 될 텐데 왜 반대하느냐?”며 북한을 옹호하거나 비호했던 이 나라, 국민들이기도 했다.
동족이요 ‘한민족’이라는 미명으로 북의 고위급들을 초대해 인도주의 이름으로 지원(퍼주기)에 부족함이 없게 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어쨌는가? 언제나 기대와는 상반되는 사건으로 점철되곤 했다. 예측불허의 허를 찌르는 도발과 뱀의 혀처럼 끊임없이 놀려대는 사술(詐術)만이 난무했을 따름이다.
2014년 10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황병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김양건 대남비서가 날아와(서해 직항로) 요사(妖邪)한 입을 놀려댔다. 그리고 다음해 8월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 만행을 자행했다. 김정은은 전쟁 일보직전 상황까지 몰고 갔다.
그런데도 지금 상황을 보면 천안함 폭침이니 연평도 포격도발과 같은 천인공노할 사건이나 핵 ․ 미사일 발사와 같은 도발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되는 위기일발임에도 오히려 적들의 행위는 크게 의미 없어 보인 채 우리 스스로의 자중지란에 빠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호해 보인다. 그저 지나간 과거사의 일부분으로만 치부되고 미국과 국제사회와의 흥정으로만 생각하는 건 아닌지 답답하다.
전문가들이 경고하는 것처럼 전작권이 전환되면 ‘평시 전쟁억제 곤란, 국지도발 대응곤란, 주한미군 전면철수 가능성, 미국 핵우산 보장 곤란, 전시 전승(戰勝) 불가, 북한 전면전 도발 시 미국지원 불투명 예상’이다.
또 연구결과에 의하면 ‘현역 복무의 경우도 육군의 경우 전투력 유지를 위한 최소 병 복무기간이 보병과 포병 22개월, 통신 23개월, 기갑과 정비 25개월 필요다. 해병대는 육군과 같다. 해군·공군은 기간이 더 필요하다. 병은 군에서 가장 많은 병력을 차지하고 있으며 군 전투력의 핵심이다’.(김성만 전 해군작전사령관).
흔히 연예인은 인기를 먹고 산다고 한다. 팬들의 사랑을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인기연예인, 스타 여부가 결정된다. 정부 또한 국민의 성원과 지지를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에너지와 추동력 발휘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인기연예인과 정부가 분명 다른 점이 있다. 연예인이 인기를 얻기 위해 무조건 팬들이 좋아하는 방향으로만 나아간다면, 정부는 인기에 연연해 인기영합주의에 급급하거나 국민의 촉수만을 생각하는 정책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국민의 안위와 생존권이 최우선시 되는 결정권을 갖고 있다는 점, 정부는 이걸 잊어선 안 된다.
그래서 정권은 유한(有限)해도 국가와 국민은 무한(無限)하다고 하지 않는가.(konas)
이현오 / 코나스 편집장. 수필가(holeekv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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