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칠십리’라는 노래가 있다. 1943년에 그 당대의 가장 유명한 ‘남인수’라는 가수가 부른 노래로, 그 후에 많은 가수들에 의해 지금까지도 가끔 들을 수 있는 노래다. 서귀포 항구에서 조도(새섬)이라 부르는 작은 섬을 이은 연육교를 지나 이 새섬의 입구에 가면 이 노래가 들린다. 아마도 서귀포시에서 도시를 알리기 위해 그렇게 한 모양이다. 고대 중국의 … 글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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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광풍의 허와 실
내가 제주로의 여행을 처음 한 것은 1973년 2월의 어느 날이었다. 나는 당시 서울의 모 대학에 입학하여 첫해를 보낸 신참 대학생이었다. 말만 들은 서울로, 서울로 하던 시절이었지만, 그건 지방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이고, 나는 제주로, 제주로 가고 싶었다. 딱히 무슨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당시에는 외국으로 간다는 일은 생각조차 하기 어려운 때라, … 글 더보기
제주로의 이주를 미루게 한 나의 보물
내가 육아에 이렇게 깊숙이 관여하리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런데 어쩌다 그렇게 되었다. 지금 내게는 돌이 채 못 된 친손녀와 100일이 지난 외손자가 있다. 지금 이 글을 쓴 이 시간에 이 두 아이는 내 집에 있다. 응접실에 있는 TV 화면에는 어린 아기의 뇌 발달에 좋다는 클래식 음악을 유투브로 받아 … 글 더보기
양로원에서 다시 만난 부부-내 부모님
내 어머니와 아버지는 동갑이다. 1928년 용띠 생이니 올해로 만 88세가 된다. 결혼을 1953년에 했으니 63년을 함께했다. 미국으로 온지도 이젠 43년이 지났으니 참으로 오랜 시간이다. 우리 가족이 미국으로 이민 온 해인 1973년을 기억한다. 한국에선 서울에선 ‘어린이 대공원‘이 생긴 해이고, 5월 8일 어머니의 날이 어버이의 날로 바뀐 해이며, 김대중 납치사건이 벌어진 해이기도 … 글 더보기
정상(頂上)지향적인 한국인의 산행(山行)
2014년이니 한 이 년쯤 전의 이야기다. 당시에 나는 제주에서 내 은퇴생활의 첫해를 보내고 있었다. 이런 저런 연결로 해서 제주의 올레재단과 자원봉사의 인연을 맺게 되었다. 2014 1월에는 제주에서 걷기를 주제로 한 국제대회가 있어서, 이 대회에 참석한 이들 중에 10여명을 인솔하여 한라산 산행을 하게 되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날이 좋질 않았다. 맑은 … 글 더보기
‘보통사람이 최고’라는 나의 변명
노태우라는 이가 대통령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 많이 회자되던 것이 ‘보통사람들의 시대’라는 말이었다. 그 말의 뜻은 이 세상에 높고 낮은 사람은 없고, 모든 사람이 대등하고 평등하게 살아가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에서 이 말이 여기저기에 많이도 쓰였다. 그래서 대통령도 제 가방을 손수 챙기는 그런 웃지 못 할 연출을 하기도 … 글 더보기
한국인은 잘 모르는 한국살이의 재미
홍익대학교 부근의 거리를 다녀보면 외국인들로 넘친다. 내가 한국에서 자라던 1960, 1970년대에는 서울의 외국인들의 거리라면 이태원을 꼽았다.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 8군과 유엔군 사령부가 있는 곳이라 그 주변에 외국인의 거리가 자연스레 형성이 되었다. 지금도 이태원은 외국인들이 많이 가는 곳이긴 하지만, 이젠 옛날의 외인지대로서의 번창함은 이제 한물갔다. 이 외에도 주로 중국인과 일본인들이 … 글 더보기
옛 친구들과 다시 찾은 그랜드 캐년
내가 그랜드 캐년을 찾은 일이 뭐 대수인가? 나는 지금까지 미국의 서부인 LA 지역에서 40여년을 살면서 수도 없이 이 곳을 다녀왔다. 나와 아내는 30여년을 직장생활만 해 온 터라 미국의 여느 가정처럼 가족과 함께 해마다 정기적인 휴가를 가곤했다. 그래서 다녀온 많은 곳 중에서 그랜드 캐년은, 죽기 전에 이 세상에서 꼭 가봐야 할 … 글 더보기
자식아, 손주야 무조건 미안하다!
거의 온 정신을 빼앗긴다. 이 나이엔 참 드문 일이다. 내 손녀가 내 우주의 중심이다. 그저 내 눈에는 그 아이의 모습만 보인다. 그야말로 손녀바보가 되어간다고 생각했는데, 되어가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렇게 되었다. 물론 손녀가 늘 내 집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 일주일에 한 두 날을 내 집에 머문다. 때로는 우리가 원해서이고 또 … 글 더보기
아는 대로 아는 만큼만 말하기
‘인식도(認識圖) 혹은 인지도(認知圖)’라는 것이 있다. 영어로는 ‘cognitive map’라고 한다. 머릿속으로 그려내는 지도를 말하는 것이다. 이를 영어의 다른 표현으로는 ‘mental map(머릿속의 지도)’이라고도 한다. 개인이 지금까지 사는 동안에 얻은 모든 지식이 지도의 형태로 머릿속에 각인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내가 서초동에 산다고 하자. 그곳에 얼마간을 살면서 습득한 것이 있다. 거리의 모습, 빌딩의 … 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