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의사들 중동行 손 번쩍
이진한 기자.의사 , 최지연 기자
입력 2014-08-21 03:00:00 수정 2014-08-21 08:35:53
연봉 2배-자녀 국제학교 매력… 성과 압박 팍팍한 국내 탈출도 한몫
행정직원 지원율은 3대1 달해
“의외네요?”
최근 서울대병원이 아랍에미리트(UAE) 내 위탁병원에서 근무할 의사와 직원을 모집한 결과 예상외로 지원자가 몰려 눈길을 끌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왕립 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의 위탁 운영권을 따낸 서울대병원은 지난달부터 약 2년간 현지에서 일할 의료진과 직원들을 내부 공모했다. 당초 병원 측은 미국, 유럽 등보다 낙후된 중동이라는 특수성과 파견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지원자가 10명도 안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서울대병원 본원과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서울대병원이 위탁하고 있는 보라매병원 등 4곳에서 파견 수요를 채우지 못할 경우 다른 병원에서도 지원자를 받을 계획이었다. 하지만 막상 모집을 받고 나니 예상 밖의 결과가 나왔다. 의사의 경우 정원 22명을 이미 채웠으며, 행정직원은 100명 모집에 300명이나 지원한 것.
지원자가 몰린 이유에 대해 병원 내부에서는 옛날 같지 않은 근무환경과 2배가량의 월급, 국제학교 입학 등 자녀 교육에 유리한 점 등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대병원은 여타 메이저 병원에 비해 성과에 대한 압박감이 덜한 편이지만, 최근엔 경영난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 지난해에는 내부적으로 적자 예상에 따른 비상경영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셰이크칼리파 병원은 UAE 측으로부터 1조 원 이상의 운영예산을 지원받는 만큼 병원 재정난에 따른 압박은 덜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수익을 내야 하는 압박이 한국보다는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금도 무시 못할 이유다. 서울대병원 교수의 평균 연봉은 특진료를 포함해 1억 원 정도지만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등에 비해서는 적은 편. 하지만 UAE로 파견되면 국내에서 받는 연봉의 최소 2배가량을 받을 수 있다. 또 자녀를 현지 국제학교에서 교육시킬 수도 있다. 이 밖에 해외에서 글로벌 의료 감각을 익힐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서울대병원은 UAE 셰이크칼리파 병원에서 올해 12월 1일부터 암 및 심장질환 진료 등 부분 개원을 한 뒤 내년 4월 모든 과목으로 진료를 확대해 정식 개원한다. 5년간 의료서비스, 의료진 채용, 병원정보 시스템 구축 등 전반적인 운영을 맡게 된다. 현재 의사와 간호사, 보건 및 행정직원 등 10명의 선발대가 현지에 파견돼 상주하고 있으며 현지 실사팀 40명이 한국과 UAE를 오가며 개원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정식 개원 전까지 의료진과 직원들을 포함해 모두 200명 정도를 파견할 계획이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이진한 의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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