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USB크기 셋톱박스 '크롬캐스트' 국내 판매 시작]
유료인 티빙·호핀은 물론 공짜인 유튜브도 TV로 즐겨
인터넷 동영상 보기 편리해져 국내 TV시청 방식 변화 올 듯
VOD 서비스 이용료 저렴해 방송 매출 줄어든다는 지적도
4만원대에 일반 TV를 스마트 TV처럼 만들 수 있는 구글의 '크롬캐스트'가 14일 국내 출시된다. 스마트TV는 인터넷을 통해 영화나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등을 원할 때 언제든 VOD(주문형 비디오) 방식으로 시청할 수 있는 TV를 말한다. 따라서 크롬캐스트 출시는 국내 TV 시청 환경에 적지 않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4만원대에 일반 TV를 스마트TV로
13일 인터넷 업계와 케이블 방송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CJ헬로비전·SK플래닛 등 국내 동영상 서비스 업체와 계약을 맺고 14일부터 인터넷 매장을 통해 크롬캐스트를 판매하기로 했다. 가격은 4만원대로 알려졌다. 크롬캐스트는 USB메모리처럼 생긴 일종의 소형 셋톱박스다. 크기는 성인 엄지손가락 정도. 셋톱박스를 TV에 연결하면 케이블 채널을 볼 수 있는 것처럼 크롬캐스트를 TV에 꽂으면 인터넷 동영상 시청 등 스마트TV 기능을 쓸 수 있다. 국내에서는 구글의 무료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를 비롯해 영화·드라마 등을 VOD로 서비스하는 호핀(SK플래닛)·티빙(CJ헬로비전)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콘텐츠 이용료는 별도로 내야 한다.
- 구글이 14일 일반 TV에서 인터넷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기기 ‘크롬캐스트’를 국내에 출시한다. 4만원대의 크롬캐스트를 TV 연결단자에 꽂으면(왼쪽 사진) 스마트폰을 리모컨처럼 사용해 유튜브나 티빙 같은 인터넷 동영상을 TV로 볼 수 있다. /블룸버그
◇방송 시장 크기를 키울까, 줄일까
인터넷 동영상 업계에서는 크롬캐스트가 국내 TV 시청 방식을 크게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싼값의 크롬캐스트가 보급되면 일명 '다시 보기'로 불리는 주문형 비디오를 볼 수 있는 기기가 많아지는 만큼 전체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기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는 사용법이 복잡해 TV에서 쓰기 어려워 큰 화면을 쓰는 케이블 TV와 경쟁할 수 없었지만, 크롬캐스트를 쓰면 쉽게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어 경쟁력이 커진다는 것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미국은 전체 가구의 14%가 일명 주문형 비디오 방식으로 TV를 본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이 비율은 2.2%에 불과하다. 이 시장이 성장하면 새로운 동영상 콘텐츠 시장이 열릴 수 있다.
하지만 크롬캐스트가 전체 유료 방송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현재 국내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는 대부분 월 이용료가 1만원 내외다. 하지만 디지털 케이블 방송은 3만원 수준이다. 크롬캐스트가 인기를 끌면 싼 인터넷 동영상이 비싼 케이블 방송을 대체해 전체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는 지난 1분기 4840만명 가입자를 확보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1·2위 케이블 방송업체 컴캐스트(2170만)와 타임워너(1139만)에 가입한 고객 수를 합친 것보다 많다.
◇국내 업체도 비슷한 제품 속속 출시
국내 업체들도 크롬캐스트와 비슷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인터넷 방송업체 에브리온TV는 지난 3월 크롬캐스트와 비슷한 '에브리온TV 캐스트'를 출시했다. 마찬가지로 TV에 연결하기만 하면 이 업체가 중계하는 200여개 채널을 볼 수 있다. 또 다른 국내 업체 웰게이트 역시 '유스틱'이란 이름으로 비슷한 기기를 올 상반기 중 출시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