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식의 SubmarineWorld<73>천안함 폭침의 주범 북한 잠수함, 그 능력과 위협은?(1)
평시에 기습 공격… 戰史에도 없는 비겁한 만행
84척 보유 ‘세계 최다’… 성능은 뒤떨어진 구식 형편없어도 바다에선 찾기 힘들고 방어 어려워
부두에 계류 중인 북한 보유 잠수함(정) 크기 비교.
▶천안함 폭침은 전사(戰史)에서 ‘가장 치밀하게 준비한 비겁한 잠수함 작전’으로 기록될 것
올 초부터 미·소 냉전 시절 첩보 잠수함들의 물밑작전을 소개하다 보니 어느새 우리 잠수함 승조원들에게 ‘천안함 복수심’이 불타오르는 3월이 됐다. 여기서 잠시 미·소 잠수함들 이야기를 멈추고 약 5회에 걸쳐 천안함 피격사건을 되돌아보고자 한다. 오는 26일은 백령도 남서쪽 2.5㎞ 지점에서 서해 경비임무를 수행하던 천안함이 북한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을 받아 침몰한 ‘천안함 피격사건 4주년’이 되는 날이다.
북한의 극악무도한 만행에 대한민국의 소중한 아들, 46명의 해군 장병들이 전사했다. 이 사건은 전시도 아닌 평시에 야간경비를 하고 있는 함정에 느닷없이 공격을 자행한 잠수함 전사(戰史)상 ‘가장 치밀하게 준비한 비겁한 잠수함 작전’으로 기록될 것이다.
북한의 잠수함 전력이 수적으로는 분명히 우리를 앞서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결코 그렇지 않다. 하지만 구식이고 조잡한 잠수함이라 할지라도 물속에만 들어가면 움직이는 기뢰로, 특수전용 땅굴로 변하기에 전·평시를 막론하고 매우 경계해야 하며 그 위력이 천안함 사건을 계기로 만천하에 다시금 드러났다. 우리는 반드시 천안함의 원수를 갚을 길을 생각하면서 북한 잠수함의 능력과 위협을 다시 한번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북한은 잠수함(정) 84척을 보유한 세계 최다 보유국, 능력보다 수에서 더 위협
2차대전 개전 시 독일은 잠수함을 57척 보유하고 있었다. 이때 독일의 잠수함 크기는 250톤에서 740톤까지 다양했는데 이 정도의 크기면 현재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300톤 정도의 상어급 잠수함 크기 수준 또는 그 이상이다. 북한은 상어급 잠수함과 이보다 큰 잠수함을 총 61척 보유하고 있으니 2차대전 개전 시 영국에 가장 위협이 됐던 독일 잠수함의 위협을 능가한다고 말할 수 있다. 여기에 100톤 크기의 유고급 잠수정까지 합하면 무려 80척이 넘으니 그 수에 있어서는 단연 세계 1위다.(현재 잠수함 보유수 면에서 미국 69척, 중국 68척, 러시아 65척보다 많은 1위 수준이지만, 이들 국가는 원자력 잠수함을 갖고 있어 능력에 있어서는 비교가 안 됨) 독일은 1차대전 패전국인데 왜 수상전투함에 비해 잠수함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을까? 1935년 체결한 영국과 독일 간 해군협정에 따라 독일 해군이 보유한 수상전투함은 영국 전투함 총톤수의 35%까지만 보유하도록 제한했지만 잠수함은 이보다 많은 45%를 유지하도록 했다. 영국 측에서는 1차대전 시 독일 잠수함에 당하고서도 이를 비신사적인 무기이고 그 위협도 그리 크지 않다고 무시했다. 드디어 1938년에는 매우 여유를 부리며 잠수함만은 영국과 동일 수준을 보유하도록 허락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왜 이렇게 많은 수의 잠수함 전력을 보유하고 있는가?
북한의 해군 전력은 우리보다 수적으로는 압도적임을 신문지상을 통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쓸 만한 함정이 별로 없다. 마치 필자가 목격했던 1990년 통독 후 동독 해군 함정들을 고철로 일반시장에 내다 팔던 상황과 유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특히 수상함정은 오래된 데다가 무기체계도 열세하며 이를 교육훈련시킬 만한 경제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우리의 고가 유도탄으로 공격하기에도 아까운 함정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잠수함 전력만은 무시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잠수함은 척수도 많을뿐더러 2차대전 시의 독일 잠수함보다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물론 현대 기술 수준 차원에서 보면 잠수함 전력도 성능이 뒤떨어지는 구식이지만, 그러한 형편없는 전력도 일단 물속에 들어가면 찾아내기 힘들고 방어하기 힘든 게릴라 세력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이는 1996년 강릉 안인진에 침투했던 상어급 잠수함 승조원 사살작전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때 육상으로 도주한 13명을 사살하는 데 연인원 150만 명이 동원됐고 아군 7명과 민간인 4명이 숨졌으며, 경제적으로도 2000억 이상 손해를 봤다. 그 당시 승조원들이 아닌 중무장한 특수요원이었다고 가정한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이런 수준의 잠수함을 80척 이상 보유하고 있으니 이들 전력을 동시 다발적으로 우리의 후방에 침투시킨다면 그 피해는 예측하기 힘들 것이다. 북한은 우리보다 30년 먼저인 1963년 소련으로부터 잠수함을 도입했다. 6·25전쟁 후 김일성이 가장 후회한 것 중 하나가 연합국의 군수지원 통로인 부산 동남해역을 장악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는 이때 북한이 잠수함을 보유했더라면 부산 동남 해역을 전략적으로 봉쇄해 미군의 원조를 차단함은 물론 인천상륙작전도 허용치 않았을 것이라는 전쟁 교훈을 얻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보다 먼저 잠수함을 갖기 시작했고, 전시도 아닌 평시에 천안함을 폭침시킴으로써 전 세계에 그 위력을 과시했다.
문근식 (주)솔트웍스 부사장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
2014-03-10 09:42:18
'軍事 資料 綜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스 피레아스에 기항한 미 해군 USS George H.W. Bush (CVN 77) (0) | 2014.03.11 |
---|---|
미군(해안경비대 포함)의 계급 표장 (0) | 2014.03.11 |
항만기능 잃은 釜山북항서 軍작전 하라는 '작계(작전계획)'/ 조선닷컴 (0) | 2014.03.10 |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4-2030’에 대한 분석 (0) | 2014.03.09 |
전장영역 확대된 미래 군단 중심의 작전수행체계 구축/ 국방일보 (0) | 2014.03.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