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김두규 교수의 國運風水(국운풍수)] 정부 세종청사는 길 잃은 '은하철도 999' 형국
입력 : 2013.10.12 03:13
세종시 풍수는 명품인데… 부드러운 산·호수 어울려 물 위에 떠있는 연꽃 형국
청사는 어지럽게 구불구불 - 작대기로 얻어맞은 뱀이 고통스럽게 꿈틀대는 형국
놀란 뱀에 '수풀' 만들어줄 풍수 보완이 필요할 듯
"아버지를 죽여라!" 20세기 초 독일 표현주의 문학의 모토 가운데 하나이다. 아버지로 상징되는 기성세대를 부정하는 것이 당시 표현주의 흐름이었다. 왜곡, 과장, 분노 등이 특징이었던 표현주의는 문학뿐만 아니라 다른 예술 분야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짧은 기간에 분출하였다가 사라졌다. 건축에서도 표현주의 광기를 벗어나기 어려웠다. 반데어로에(Ludwig Mies van der Rohe)는 그 대표적 건축가였다. 주로 철골과 유리로 고층 건물을 지어 기존의 독일 건축 양식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서 이름을 날렸다. 1930년대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그곳에서도 표현주의 건축으로 명성을 얻었다. 수많은 투명 유리건물이 그의 설계로 만들어졌다. 그 가운데 하나가 판즈워스 주택(Farnsworth House)이다. 1946년에 지어진 이 집은 철강과 유리로만 만들어졌다. 그러나 주택으로서의 수명은 그리 길지 못했다. 여름에는 너무 덥고, 겨울에는 너무 추워서 살 수가 없었다. 또 차갑고 삭막한 데다가 투명 건물 속에 사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람쥐에게 감시당하는 느낌'이 들게 하였다. 화가 난 집주인은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주택으로서 생명은 5년 만에 끝이 났고 주인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지금도 어떤 이들은 말한다. 그것은 '정신과 물질이 하나가 된 세계적인 예술품'이라고. 건축주가 들였던 비용과 시간 그리고 그가 겪었던 분노와 고통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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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종특별시에 있는 정부세종청사 전경. / 뉴시스 제공
이와 같은 표현주의 건축을 우리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시청사, 용산구청사, 성남시청사, 한강의 새빛둥둥섬 등등이다. '정부 세종청사' 역시 최근에 지어진 대표적 사례이다. 본디 세종시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신행정수도' 건설을 위해 선정된 터였다. 그런 만큼 여러 조건이 고려된 길지였다. 당연히 풍수지리도 입지 선정에 반영되었다. 주산 원수산을 중심축으로 앞으로 금강이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땅이었다. 그 사이에 장남평야라는 드넓은 명당이 펼쳐진 곳이었다. 이제 그 들녘에 '세종호수'라는 국내 최대의 인공 호수가 들어서면서 주변의 부드러운 산들과 함께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의 명품 세종시가 생겨났다. 연화부수형이란 물 위에 떠있는 연꽃과 같은 형국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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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중인 공사가 완공될 경우 예상되는 정부세종청사 조감도. / 안전행정부 제공
알 수 없는 운명의 미래를 향해 불안하게 달리는 '은하철도 999'를 연상케 하는 건물이다. 작대기로 얻어맞은 뱀이 풀 속을 뛰쳐나와 고통스럽게 꿈틀거리는 타사출초형(打蛇出草形)이다. 공무원들이 편안하게 일을 볼 수 없다. 놀란 뱀을 안정시켜 줄 수풀이 필요하다. 추가 공사를 중단하고 이미 완성된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에너지 절약과 공간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 바로 놀란 뱀에게 수풀을 제공하는 것이다. 풍수에서는 이를 비보(裨補)풍수라고 한다. 정부 세종청사의 '급선무'는 바로 비보풍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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