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이대로는 안 된다/ 김동길

鶴山 徐 仁 2013. 9. 18. 22:42
이대로는 안 된다

 

 

‘가짜’를 ‘진짜’라고 믿고 사는 일에 매우 익숙한 인간들이 21세기의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있습니다.

 

김동길  

 

 

 

요새는 ‘패션’이라는 영어로만 표현되는 일종의 ‘유행’은 도대체 언제부터 시작됐는가? 그것은 아담과 이브가 선악과를 따먹고 나서 자신들의 벗은 몸이 부끄러워 무화과 나뭇잎을 따서 앞을 가리면서부터 인류의 ‘패션’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패션’은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유행’은 산업사회를 배경으로 대두된 근세사의 신흥 사업으로, 20세기 중반부터는 기업으로도 크게 성공하여 여자 옷 뿐 아니라 남녀의 일상용품 그리고 크고 작은 악세사리에까지 그 힘이 뻗쳐 밥술이나 먹는 중산층에까지도 깊숙이 파고들어 샤넬, 크리스챤 디오르, 루이 뷔똥, 구찌, 에르메스가 위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남녀의 막론하고 자기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명품을 입고신고 걸치고 들고 나다니기를 좋아합니다. 진품과 짝퉁의 가격차가 하늘과 땅인지라, 없으면서도 있는 척 하려면 어쩔 수 없이 ‘가짜’로 꾸밀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리고 명품의 ‘가짜’와 ‘진짜’를 즉각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도시나 달인이 과연 몇이나 되겠습니까.

‘가짜’를 ‘진짜’라고 믿고 사는 일에 매우 익숙한 인간들이 21세기의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건강을 잃은 세상에 제정신으로 산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
[ 2013-09-18, 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