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은 이란의 지하 핵시설에 대한 공습 능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에 최신 벙커버스터 폭탄과 재급유 비행기를 제공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이스라엘 관리가 8일(현지시간) 확인했다.
해당 관리는 이 같은 요구가 이번 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미 워싱턴 방문 때 이뤄졌다면서 관련 보도를 인정했다.
그러나 이 관리는 벙커버스터 등의 첨단 장비를 미국이 제공하는 대신 '올해 이란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는 조건을 붙였다는 이스라엘 현지 보도에 대해서 '비현실적'이라고 부인했다.
허버트 칼리슬 미 공군 작전담당 참모부장(중장)은 이날 미 국방 프로그램 콘퍼런스에서 신형 벙커버스터와 관련, 1만3천600㎏ 중량에 폭발 전 콘크리트 65m를 관통할 수 있는 '위대한 무기'라고 설명했다.
칼리슬 참모부장은 이 거대한 관통형 무기가 지난해에야 비로소 실전 배치되기 시작했다면서 지하 핵시설을 가진 이란과 같은 나라들에 대한 타격용으로 사용 가능한 병기의 일부라고 덧붙였다.
미 백악관의 제이 카니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나 그 보좌진을 만났을 때 이 같은 협의는 없었다고 말했다.
카니 대변인은 그러나 이런 대화가 보다 하위급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앞서 이스라엘 신문 마리브는 이날 1면 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스라엘이 2012년에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한다면 첨단 군사 장비를 이스라엘에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많은 전문가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중동 유일의 핵무기 보유국으로 널리 간주되나, 멀리 흩어져 있고 요새화돼 있는 이란 핵시설에 지속적 타격을 가할 만큼의 재래식 화력을 충분히 갖고 있지 않다.
이스라엘은 구형에다 소형인 벙커버스터를 제한적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소규모 재급유 비행기 편대도 갖고 있다. 이들 무기는 모두 미국이 준 것이다.
한편 리언 패네타 미 국방장관은 이날 정치전문지 '내셔널저널'과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이스라엘보다 더 심대한 타격을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패네타 장관의 발언은 이란 핵위협의 급박성에 대해 이스라엘과 의견을 달리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단독 공습에 나서서는 안 된다는 미국의 입장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만약 그들(이스라엘)이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면 분명히 어느 정도 충격을 줄 것"이라면서 "그러나 내 생각에는 미국이 그렇게 할 때 훨씬 더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패네타 장관은 또 미군이 이란 핵시설 공격에 대한 비상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고 답했다.
사진= GBU-28 벙커버스터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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