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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探訪

[스크랩] 만석꾼 심부자 99칸 집 ‘청송의 영빈관’

鶴山 徐 仁 2011. 11. 25. 10:00

 

 만석꾼 심부자 99칸 집 ‘청송의 영빈관’

 

-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된 송소고택 지키는 장주 심 재 오 씨 -

 

‘한국 관광을 빛내고 있는 송소고택을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합니다.’ 경북 청송의 국가지정 중요 민속자료 250호 송소고택(松韶古宅) 사무실에 걸린 상패 문구이다. 지난 7월 14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시상했다. 강원도 강릉의 선교장(1700년 이전 건립·중요민속자료 제5호), 충북 보은의 선병국고택(1904∼1921·중요민속자료 제134호), 전북 부안의 김성수고택(1895년·주요민속자료 150호)과 함께 우리나라 4대 고택으로 손꼽히는 송소고택을 지키는 장주(莊主) 심재오(55)씨를 만났다. “제1회인 지난해엔 경주의 한옥호텔 라궁이 받았고, 제2회째인 올해는 송소고택이 한국관광의 별이 됐습니다. 전국에 1000개가 넘는 숙박시설 중에서 뽑힌 것이라 대단한 영광입니다만, 한편으론 어깨가 무겁습니다. 기대를 걸고 멀리서 찾아온 관광객에게 평생 잊지 못할 장소가 되도록 명성에 걸맞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송소고택의 위용. 바깥 마당에 담장으로 구획한 내·외담과 대가족 제도 하에서 4대 이상의 제사를 모실 수 있는 별묘 등 민속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매년 세 차례 고택음악회도 열린다.

 

송소고택은 조선 영조 때 만석의 부를 누린 청송심씨 심처대의 7대손 송소 심호택이 1880년 건립했다. 청송심씨는 조선왕조 500년을 통해 정승 13명, 왕비 4명, 부마 4명을 배출한 명문가다. 세종대왕 정비인 소헌왕후도 이 가문 출신이다. ‘청송 심부자집’으로 널리 알려진 송소고택은 사가(私家) 중 흔치 않은 99칸 집으로, 조선시대 상류 주택 건축양식의 전형을 보여준다. 2003년 체험형 숙박시설로 개방됐다.

“25년 동안 빈 집으로 방치해 두니 30여 번의 도둑이 들어 현판 등을 뜯어 갔습니다. 2002년 국비 12억원을 지원받아 기와를 새로 얹고 허물어진 담장을 수리하는 등 깔끔하게 정리한 후 개방키로 결정했습니다. 남에게 맡겼더니 관리가 안 되고, 집안 어른들께 말을 듣게 돼 제가 직접 맡아 관리하고 있습니다.”

 

심재오 장주가 올해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된 송소고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소 심호택의 3대손이자 심처대의 10대 주손인 심씨는 유수의 대기업 외자부에서 선물거래팀장을 역임한 후 근무하던 외국계 합작회사 중역 자리를 내놓고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청송으로 거처를 옮겼다. 주인이 직접 맡아 관리해야 한다는 안팎의 요청을 더 이상 거절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주손으로서의 소명감 때문에 언젠가 청송으로 돌아와 집을 관리하겠다는 생각은 늘 염두에 있긴 했지요. 다만 시기의 문제였는데, 큰딸 혼사시키고 아들(27)도 다 커서 어렵지 않게 서울 생활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보고 싶거나 일이 있으면 간혹 서울에 가지만, 이제는 어느 정도 이곳이 익숙해지고 있네요.”

2명의 관리인과 함께 심씨가 하는 일은 예약을 받고 고택에 하자가 생기면 손질하고 14개인 방마다 아궁이에 불을 넣고 청소와 마당의 풀을 뽑는 일 등이다. 관광객 안내와 설명은 기본이고, VIP 관광객들이 오면 대접도 해야 한다.

“심수관 재일도예가와
구자경 전 LG그룹 회장이 다녀갔습니다. 예전엔 증조부(심효택)와 친분이 있던 고종의 둘째 아드님인 의친왕이 다녀갔습니다. 국채보상운동 청송지부장을 역임하신 증조부는 한일병탄 직전엔 경북 지방 퇴계학맥 유림이 주축이 돼 일으킨 ‘병신의창’(1896) 땐 자금을 대는 등 주모자로 활동했습니다. 민주당 재정위원장을 역임하신 아버지(심운섭)와 친했던 해공 신익희, 철범 이범석, 위창 오세창 선생도 이 집을 다녀갔습니다.”

29일엔 경북 지자체장 부인 70여 명이 방문하기로 하는 등 송소고택은 청송의 영빈관으로 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요즘엔 자녀를 동반한 젊은 부부들이 많이 찾아 고택 체험과 다슬기줍기·초롱불행렬 참여는 물론 인근의 천연염색 공방 견학도 하고 있다. 송소고택은 또한 해마다 3회 이상 고택음악회를 연다. 그동안 국악인과 퓨전 국악인뿐 아니라 윤도현과 YB밴드 그리고 독일 하노버청소년오케스트라 등이 무대에 섰다.

“주인이 직접 살며 관리하니 집이 조금씩 살아나는 것 같다는 평가를 들을 때면 기분이 좋고, 자고 나니 상쾌하고 개운하다는 반응부터 만석꾼 집에서 하룻밤을 자니 부자가 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보람을 느낍니다.”

 

< 출처 : 세계일보 >

 

출처 : 경대사대 부중고1215회 동기회
글쓴이 : 여정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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