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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향기] 제윤경 이사의 "내 집 마련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할때"

鶴山 徐 仁 2011. 9. 7. 10:01

내 집 마련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할때
제윤경

내 집마련 욕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라면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에서도 상당수의 사람들의 최우선 재무 목표가 내 집 마련이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의 소망도 잔디 깔린 앞마당에다 수영장 딸린 집을 소유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주택 소유에 대한 집착은 이보다 남다른 면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의 원인을 사람들의 욕구가 유별나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보다는 객관적인 몇 가지 문제의 원인을 살펴 볼 수 있습니다.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소유 외의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점입니다.

다른 나라에 없는 전세 제도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주택 소유자와 임차인의 개별 계약관계에서 거주 안정이 결정 납니다. 즉 주택 소유자의 의도에 따라 주거 안정이 보장될 수도 있고 2년마다 이사를 다녀야 할 위험도 있습니다. 결국 임차인 입장에서는 주거안정의 선택을 주도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선진국의 경우 개별 계약관계에서 해소되기 어려운 주거 안정 문제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안을 마련합니다.
그것이 바로 공공 임대 주택 제도 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공공 임대 주택 제도를 통해 저소득층의 주거 문제를 정부가 지원합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물량 자체가 전체 주택 재고의 4.3%에 불과해 네덜란드의 34%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게다가 공공임대 주택에 대해 저소득층만 이용하는 것으로 인식하면서 문제가 생깁니다.
학교에서 공공임대 아파트 아이가 왕따를 당하거나 주위 민간 아파트 사람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는 일이 허다합니다.

그러나 선진국의 경우에는 공공임대 주택 단지 임대료가  입주가구의 부담능력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저소득층만 이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에 따라 주거문제를 내 집 마련과 공공임대, 민간임대라는 다양한 선택대안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으로 고민합니다. 이렇게 선택대안이 다양해 지면서 자연히 내 집마련에 대한 욕구를 각자의 재정상황이나 재무계획, 다른 욕구실현과의 우선순위 문제로 합리적인 선택의 범주에 포함시킵니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에는 취약한 공공임대 주택 정책과 그에 따라 활성화되지 않은 민간임대 주택 시장 등 주거 형태를 선택하는데 제한적입니다. 자연스럽게 주거안정에 대한 욕구는 좁은 선택의 범위 안에서 내 집 소유라는 것에 집중될 수 밖에 없습니다. 주택소유에 올인한 사회는 국민적 투기 바람에 휩 쌓일 위험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주택에 대한 우리나라 공공주택 정책의 결핍으로 모두가 내 집 소유에 대한 길에 내몰립니다.

그리고 내 집을 소유한 사람은 돈을 버는 내내 빚을 갚으며 살아야 하고 내 집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은 깊은 좌절감을 겪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현재 부동산 시장은 과도한 가격 상승으로 인해 거품붕괴의 초 읽기에 들어섰습니다.
서울 사람의 30%가 2억원에 가까운 빚을 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 빚은 대부분 주택 매입에 들어간 비용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상당수가 2억원을 빌릴 수 있을 만큼의 중상위 계층에 속합니다. 결국 집을 살 여력(현금 동원력과 부채 동원력)이 되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집을 샀다는 이야기입니다.

가격이 더 오르려면 매매가 활성화되어야 하는데 지금의 주택가격이 유지되는 한 구매력을 갖춘 수요가 창출되기 어렵습니다. 향후 정부는 꾸준히 국민임대주택을 늘리는 등의 공공 주택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합니다.
또한 주거불안을 느끼는 전세입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주택 임대차 보호법이 강화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만 거시적으로 주택 가격이 안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내 집 소유에 대한 지나친 욕구를 되돌아 볼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감사합니다.